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2008년 12월 26일 금요일

지정사 송년회였다. 21분이나 오셔서 카페->해산물뷔페->카페에서 재밌게 놀았다.

이 날 까지만 해도 내가 이틀 뒤에 자다 깨서, 빈 속에 3시간 여를 토한 다음 응급실에 들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지......정신을 차려보니 2009년이라 지난 일 년 정리도 다가온 일 년 계획도 아직 못 세웠다. 자세한 일기는 나중에.

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2008년 12월 24일 수요일

 *폭파*

크리스마스 영상일기. 출연진은 아버지, 어머니, 아우님, 나(나레이션)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었다. 분홍색 눈사람 모자를 쓰고 신나게 놀았다.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신촌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는 스위트롤(Sweetroll)이라는 롤케익 전문점에서 에메님을 잠깐 뵈었다. 맛있는 롤케익을 먹고 선물도 받았다. 한산한 골목에 있는 작업하기 좋은 카페라 눈여겨 보아 두었다. 개강하고 나면 종종 찾을 듯 하다.

오후에는 연세대 광복관에서 열린 [연세로스쿨과의 만남] 행사에 갔다. 학사일정과 등록관계에 대한 설명회였다. 설명회 다음에는 앞장서 주신 분들이 있었던 덕분에 빈 강의실에서 함께 피자를 먹으며 간단히 통성명을 하고 연락처를 돌렸다. 대학원 내에 국내 인권법학회를 만들고 싶은데 동지를 아직 한 명 밖에 못 찾았다.

몹시 추웠다. 설명회를 한 새로 지은 모의법정 강의실은 매우 깨끗하고 따스했지만,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불안한 승리감에는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다.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언어철학] 기말고사를 쳤다. 이제 시험은 끝났고 [서양중세철학], [형이상학], [언어철학] 기말보고서만 남았다.

[언어철학] 시험은 시험 일 주일 전에 미리 공개된 '스터디 문제' 중 네 문제가 출제되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실제 기말에는 출제되지 않은 이번 스터디 문제 하나.
7. 오스틴(Austin)의 How to Do Things with Words에 따르면 우리는 하나의 발화를 통해 동시에 다양한 언화행위(speech acts)들을 수행할 수 있다. 아래의 가상적 상황에서 철수가 자신의 발화를 통해 어떠한 언화행위들을 수행하였고 왜 그 행위들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는지 논하시오.

 12월 어느 날 저녁, 언어철학 기말고사를 마친 철수는 친구 영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말고사는 어려웠다. 철수는 네 문제 중 한 문제에 대해서만 제대로 답을 쓸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건만. . . ’

철수는 허탈감을 느꼈다. 우울하기도 하였다.

‘나는 철학적 재능이 없는 것일까. 평생 동안 철학을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

한편, 영희 또한 우울함에 빠져 있었다. 그는 철수를 좋아하고 있었다. 철수도 영희를 좋아했다. 그러나 철수는 영희보다 철학 공부를 더 좋아하는 듯 했다. 심지어 그는 영희에게 철학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었다. 오늘 저녁은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두 사람만의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철수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을 뿐, 영희에게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았다.

‘철수에게 나는 무엇일까.’

영희는 생각했다.

‘이런 기분 정말 싫어.’

철수와 영희는 말 없이 20분 정도를 걸었다. 앞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보였다. 두 사람은 횡단보도 앞에 멈추었다. 갑자기 철수가 고개를 돌려 영희에게 말했다.

“나, 앞으로 다시는 철학 공부 하지 않을 거야.”

영희는 놀라고 당황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철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강진호 선생님은 이 이야기를 앞으로 언어철학 기말고사 때 마다 조금씩 이어 써 볼까 생각 중이시라고 한다. ([언어철학]은 올해 처음 개설되었다) 철수와 영희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니 강진호 선생님의 수업 카페에서 탈퇴하지 않을 생각이다.

2008년 12월 7일 일요일

2008년 12월 7일 일요일



아버지 생신이었다. 미역국, 생일밥, 꼬막 등으로 생일상을 차렸다. 조부모님과 고모 내외도 오셨다.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몹시 추운 하루였다.

아침, 점심으로 따뜻한 만두국을 먹었다. 내일이 아버지 생신이라 아우님과 함께 생신상 장을 보고 아버지께 드릴 선물을 골랐다. 둘이 같은 물건을 본 순간 '이거다!'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았다.

밤에는 명동 중앙우체국 근처 중국음식점 [개화]에서 열린 지정사 모임에 갔다. 오랜만에 루크님, 경아님, 상훈님, 랄라님, 수현님을 뵈어 무척 반가웠으나, 집에서 어머니가 편찮으시니 가능한 빨리 귀가했으면 좋겠다는 문자가 와서 서둘러 일어났다. 돌아와 보니 추운 날씨 탓인지,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냥 체하신 건지 몰라도 어머니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걱정이다. 특별히 어머니만 달리 드신 것이 없으니 식중독은 아닐 것 같은데......여하튼 아우님이 미음을 끓여 드렸더라. 내일은 괜찮아지시면 좋겠다.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오전에 M사 본사에 가서 1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남부터미널역을 고속터미널역으로 잘못 들어 추운 겨울 아침에 좀 헤멨다.
저녁에는 대학원에 합격했다.
밤에는 가족끼리 축하 파티를 했다.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오전에 D사 편집자 모 님과 홍대 앞 퀴즈노스에서 뵙고 브런치를 먹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계단을 서둘러 내려가는 내 눈 앞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하철을 네 대나 보았더니,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왠지 시간을 덧없이 쓰고 힘을 뺸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뵌 모 님은 반가웠고, 식사와 기획 이야기도 즐거웠다.

오후에는 [사회철학특강] 수업이 있었다. 비가 오니 길이 지체되어서 수업 시작 시각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 아슬아슬했다. 종강일에 지각하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택시를 탔다. 나는 수업 시작 시각 5분 전에, 선생님은 5분 후에 들어오셨다. 게다가 종강일이 아니었다! 다음 시간에도 수업을 한단다. 좋은 수업이니 강의를 더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역시 좀 아깝긴 하다.

[언어철학] 종강했다. 흥미롭지만 대단히 어려운 강의였다. [언어철학] 개설 첫 학기이고 대학원생들이 대거 수강했으니 난이도가 높기도 했지만, 그와 별도로 내가 잘 따라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영미 분석철학은 어렵다.

10월에 했던 인터뷰가 실린 [월간 싱클레어]가 나왔다. 교보문고에서만 판다고 한다.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2008년 12월 2일 화요일

2008년 12월 2일 화요일

[전통중국의 사상과 종교] 종강했다.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수업이었다.
혹시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나 혼자 아직 눈치를 못 챈 건가?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서양중세철학] 종강했다. (덩실덩실)

12월이 왔다. = 마감달이 왔다. (훌쩍훌쩍)

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어제 마산에서 올라온 정란과 홍대 앞에서 만났다. 75015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ella&louis에서 커피를 마셨다. ella&louis는 고만고만하게 맛있는 홍대 앞 커피집들 사이에서 돋보인다 싶은 작은 로스팅하우스이다. 테이블마다 전원이 있어 작업하기에도 나쁘지 않으나, 조명은 어두운 편이다.

정란과 그간 신상에 있었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만나 무척 반가웠다. 추운 겨울 귀한 주말에 정란이 헛걸음 한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정란이 점잖게 이해하고 넘어간 일을 제3자인 내가 새삼 왈가왈부할 수 없다 생각하여 군말을 붙이지 않았으나 솔직히 상당히 화가 났다.

집에 와서는 만화책을 보며 뒹굴뒹굴 놀았는데, 밤 11시 쯤에 내일 마감인 보고서 생각이 났다. 벌떡 일어나 급히 정직(integrity)의 덕에 대해 쓰고 2시쯤 잠들었다.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2008년 11월 28일 금요일

나는 특촬물 및 특촬물 출연 배우 출연작을 수백 편 본 후 작년부터 일본어를 듣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 문화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터라 아무래도 좋다는 심정이었으나, 얼마 전부터 일본어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우겠어."는 말할 줄 알면서 "저는 한국인입니다"는 모르는 상태를 벗어나(특촬에 '한국' 같은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읽고 표현할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책을 읽고도 싶었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문맹이긴 하지만(히라가나만 절반 정도 외웠다) '지우개'나 '연필' 같은 건전한 단어를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감으로 외워 말하던 문장을 문법의 틀에 따라 새로이 이해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최근 의기투합한 맛집탐방 동료 마사(Masamichi)는 아키타 국제대 학생으로, 아이스크림과 유제품으로 유명한 삿포로를 여행했을 때는 하루에 아이스크림 집만 여섯 군데를 돌았다는 맛집탐방 매니아다. 전공은 라멘......이 아니라 아마 국제관계학. 오늘 오후엔 압구정에서 만나 함께 쿠키모리에 갔다. 티라미수와 마카롱, 과자 등을 구입한 후, 압구정 커피집으로 자리를 옮겨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재미있게 놀았다.



쿠키모리의 티라미수는 깜짝 놀랄 만큼 맛있었다. 오랜만에 매장에서 마신 커피도 좋았다. 어찌나 오랜만이었는지 계산할 때 실장님이 "언니는 잘 지내요?"라고 물어보셨다.

2008년 11월 27일 목요일

2008년 11월 27일 목요일

전날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 6시쯤 깼다.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일을 좀 하다가, 오전 10시 20분에 홍대입구 역에서 이본느(Yvonne)와 만나 카카오봄에 갔다. 날씨에 어울리는 따뜻한 초콜릿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점심은 근처의 인도음식점 샨티(Shanti)에서 먹었다.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두시 반의 사회철학 특강 수업을 놓칠 뻔 했다.

저녁에는 서늘님, 동진님과 여의도에서 서늘님 생일 축하를 겸한 FOD 모임을 했다. 스시히로바에서 저녁을 먹고 주빈에서 커피를 마셨다.

밤에는 자다가 벽에 걸어 놓은 화이트보드가 떨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잠결에 보드를 벽에 기대 세워 두고 다시 잠들었다.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넷사넷(Netsanet)과 교내 카페 소반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넷사넷은 이디오피아 출신으로, 아디스 아바바 대학을 졸업하고 노르웨이에서 석사를 마친 후 우리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이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사람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비빔밥을 먹으며 타국에서의 일상과 종교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혹한 일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다. 이디오피아는 정교(Orthodox Christian)가 주 종교인 국가로 기독전통이 매우 깊고 사회 상류층일수록 정교도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에 만나기 전에 조금 긴장했으나, 다행스럽게도(또는 놀랍게도) 넷사넷의 경우 가족들은 교회에 나가지만 자기는 나가지 않는단다. 집안에 성물 같은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고 하는데, 이디오피아 정교가 원래 성물을 두지 않는지 넷사넷의 집이 유연한 경우일 뿐인지는 모르겠다.

흥미로웠던 얘기: 이디오피아에서 개신교(Protestant)는 최근에 유입된 신생 종교로 정교와 이슬람교에 비해 소수이다. 그러나 개신교 특유의 적극적인 선교로 인해 많은 사회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서구의 선교를 통해 개신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정교도인 부모와 사이가 갈라져 절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싶은데 문제는 지방의 작은 마을들에서 생긴다. 작은 마을의 경우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개신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 교회에서 그 부모 또는 집안 어른을 불러 아이를 재교육하도록 요구한다. 그래도 마음을 되돌리는 데 실패할 경우 물론 분쟁이 시작되고 마을은 엉망이 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바로 장례에 대한 것이다. 이디오피아에서는 가족 성원(마을 성원)들이 모두 같은 교회에서 장례를 치른다. 한 마을에는 교회가 정교회 하나밖에 없고, 정교회에서는 개신교도의 장례를 치러 주지 않는다. 그런데 개신교회에는 장례터가 없다(!!)

그 결과 개신교도의 시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정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밤에는 남은 번역 일정을 정리한 다음, 일은 내일부터 하기로 결심하고 잠들었다.
 

2008년 11월 25일 화요일

간단한 근황.
지난 주와 지지난 주 토요일에는 연속으로 대학원 면접을 보았다.

가면라이더 키바는 41화까지 왔다. 아놔.....이노우에 토시키......혹시 고도의 안티인가 싶을 정도로 스토리가 난장판이다. 30여 회까지는 아침드라마 보는 기분으로 낄낄 웃으면서 봤는데 (어쨌든 아침 7시 반 방송이긴 하다) 41화까지 오고 나니 진심으로 걱정이 된다. 도저히 9화 안에 수습이 안 될 것 같다.

가면라이더 키바를 보지 않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내용요약(41화까지 미리니름 모두 포함).

읽기


*미리니름 없는 요약: 그리고 또 알고 보니 그리고 또 알고 보니 그리고 또 알고 보니 갑자기 갑자기 갑자기

.....묵념.....

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2008년 11월 12일 수요일

어제(11월 11일 화요일)는 사회철학특강 중간고사를 쳤다. 양으로 숭부하는 전직 고시생인 나는 50분에 여섯 페이지를 꽉 채워 쓰며, 시험일인데 늦게 들어오신 한윤형 님이 순식간에 답안을 작성하고 표표히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시험 문제는 촛불집회와 민주주의의 규범적 모델에 관한 것이었다.

요즈음은 날마다 콘택트 렌즈를 낀다.

그리고 대체로 학생회관에서 저녁을 먹는다.

사실 지금은 실천윤리학 수업 시간이다.

어제 전통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이 안 오셔서 불교에 관한 비디오를 보았다.

언어철학은 갈수록 이해가 안 된다. 영미분석철하끄으으으으으

학사행정이 또 꼬였다. 단순한 전산착오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긴장된다.

졸업사정 담당 조교님이 연락을 주기로 하셨는데 아직 전화가 안 왔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서양중세철학에서 토머스 아퀴나스 퀴즈를 본다.

서양중세철학은 12세기 말 정도부터 재미있어졌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안셀무스 퀴즈를 봤는데, 안셀무스의 신존재증명 11단계를 열심히 외웠으나 시험 문제로 나오지 않았다. 너무 허무해서 그냥 답안지에 그것도 써서 냈다. -_-

그래서인지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다가 나를 한 번 더 보셨다.

내일까지 서양중세철학 보고서 주제를 정해야 한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안셀무스로 쓸까 생각 중이다.

열심히 외운 김에 여기에도 써보는 안셀무스의 신존재 증명.
1)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어리석은 인간도 신이 무엇인지는 안다.
3) 신이 무엇인지 아는 것과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다르다.
4) id quo nihil potest mainus cogitari (IQM;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생각될 수 없는 어떤 것)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될 수 있다.
5) 지성 안에 존재하는 것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다르다.
6) iQM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될 수 있다.
7)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사고 안에 존재하는 것보다 더 위대하다.
8) IQM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는 자신보다 더 위대하다.
9) IQM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을 수 있다.
10) 9는 거짓이다.
11) 따라서 1은 거짓이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형이상학 수업 시간이다. 졸업논문 주제를 니체로 정한 것은 사실 (i)실제 관심사인 독일 현상학을 주제로 깊이 쓸 시간이 없었고 (ii) 박찬국 선생님이 지도교수가 되어 주시길 바라서였는데, 배울수록 흥미롭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어서 즐겁다.  

2008년 11월 10일 월요일

2008년 11월 10일 월요일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가 건져 올려진 기분이었다.

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지난 주에 행정고시 2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불합격했다. 시험을 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고 확인 결과 예상했던 이유로 인해 떨어졌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노력했으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부했고 돌이켜 생각해도 미련은 없지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로 주위에 여러 해 동안 크게 폐를 끼쳤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간단히 말해 나는 스물다섯살에 명백히 내 역랑 부족으로 실패했다. 이런 것은 역시 마음 속으로 알고 있더라도 분명하게 인정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20대의 남은 절반에는 이와 같은 실패가 없도록 나의 그릇을 보다 신중하게 가늠해야겠다.

정치적 중립의 필요성이 없어졌으므로 주말에 진보신당 일반당원으로 가입했다.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 진심의 무게

저녁 일곱 시 십 분. 내일 중간고사인 실천윤리학 교과서를 봐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번역 건이었다. 에이포 서너 장 정도, 공증 받아야 할 영문 서류를 한글로 옮기는 일이었다. 모니터 뒤에 있던 탁상달력을 꺼내 들며 무슨 서류인지 물었다. 버마 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다. 가족들이 돌아가신 분의 저금을 출금하려면 번역 공증이 필요하다. 그쪽 기관에서 정해진 포맷대로 쓰인 서류니 특별히 전문적인 건 없어요. 나는 달력을 노트북 옆에 눕히고 펜 뚜껑을 한 손으로 열었다. 주말에 하면 되니까 보내 주세요.

노트북 모니터에는 조금 전까지 열심히 읽고 있던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 상세 소개 페이지가 떠 있었다. 나는 나의 소비가 부끄럽지 않다. 나의 여유도 안이함도 허영도, 고민도 실패도 포기도 부끄럽지 않다. 그것들은 책임이지 부끄러움이 아니다. 아뇨,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오히려 제가 죄송할 따름이죠. 나는 전화를 든 채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말했다. 진심이었다.

나는 나의 진심이 부끄럽다.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jay.pe.kr] 8주년 기념 이벤트 : 10월 3일 ~ 10월 15일 (종료)

홈페이지 8주년 기념 이벤트 종료했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문제--------

1. jay.pe.kr 이 문을 연 날은 2000년 10월 7일 입니다.

SITEMAP에 있어요.

2. 다음 중 제이가 번역한 책의 원서 제목으로 틀린 것을 고르세요.

① The Martian Child
② Where Late the Sweet Birds Sang
③ The Mango-Shaped Space
④ Wonder World

⑤ Brave New World

원래 생각한 답은 4번입니다. [원더월드 그린북]의 원제는 [Swan Sisters]였지요. 그런데 답안을 보다가 [망고가 있던 자리]의 원제가 [A Mango-Shaped Space]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 다음은 데이비드 제롤드 저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의 본문입니다. 빈 칸에 들어갈 문장을 정확하게 써 주세요.

3.

 "핵심이 뭐야?"
 "음......내가 맡기엔 너무 부담스런 애가 아닐까 계속 자문하고 있어. 어쩌면 좀 쉬운 애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20년 동안 나와 알고 지내며, 내가 키운 개 대여섯 마리와 그 정도 숫자의 고양이를 보아 왔던 마이클 브라운이 눈썹을 치켜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데이비드, 그건 네 스타일이 아니잖아."
 그 말로 일은 결정되었다.
 그의 말이 옳았다.
 이후로 마음 속에 의심이, 그 모든 이야기, 소견, 입양 관련서의 사례가 다시 파고들기 시작할 때마다, 속이 탈 떄마다, 나는 마이클 브라운의 명쾌한 선언을 기억했다.
 "그건 네 스타일이 아냐."


 

4.
 

 시어도어 스터전이 10년 전에 발버둥치고 고함을 질러 대는 나를 EST훈련에 끌고 들어간 이래로, 나는 캘리포니아 주 내에서 열리는 모든 자아 계발 세미나에 참여해 왔다. 최소한 기분 상으론 그랬단 얘기다. 지금껏 커뮤니케이션 워크숍, 포럼, 심화 과정, 리더십 과정, 대약진 과정, 경험자 과정, 이제는 이름과 목적도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다른 과정을 거쳤다. 다른 누구보다 내가 더 계몽된 인간이라고 스스로 얼마나 확신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세미나에 그렇게 많이 갔으니, 뭔가 변화가 있어야만 했다. 나 자신에 대해 내가 발견한 모든 것, 그 모든 가르침,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내 말을 잘 하기 위해 받았던 그 모든 훈련. 이론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었다. 삶 속에 적용해 보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이었다. 이 일이 바로 지금까지 받은 훈련의 목적이었다. 바로 이 아이였다.



5.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의 쪽번호는 9부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쪽의 번호는 무엇일까요? (실제 책의 전체 쪽수가 아니라, 페이지 하단에 인쇄되어 있는 마지막 숫자를 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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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월 20일은 무슨 날일까요?

① 입양의 날
② 국군의 날
③ 장애인의 날
④ 학생의 날
⑤ 사회복지사의 날

7. 다음 중 틀린 문장을 고르세요.

① 도대체가 말이야,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② 금세 끝날 테니 조금만 기다려.
③ 나 참, 아무리 뇌용량이 2mb라지만 어의가 없어서.
④ 3마리를 낳는 것보다 5마리를 낳는 게 낫지.
⑤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라.

 8. 제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끝------------

모두들 고맙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참가상으로 책을 보내드립니다. 만점상과 1번 댓글 상도 있어요. 댓글 확인하고 이메일 보내 주세요. (^^)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2008년 9월 26일 금요일

아침부터 저녁에 서울대입구역에서 백신고 동문회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섯 시 반에 맞추어 서울대입구역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리둥절해 후배에게 전화해 보니 동문회는 27일 토요일이었다. 말을 듣고 확인해 보니 문자 공지에도 27일이라고 제대로 쓰여 있다. 허탈하여 일단 스위트홈으로 돌아가 당근주스를 마신 다음 짐을 싸서 러브리홈으로 귀가했다.

2008년 9월 28일 일요일

오후에 홍대 앞 와우북페스티벌의 북스피어 부스에 가서 편집장 님께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를 한 권 드리고 따끈따끈한 [별을 쫓는 자]를 받았다. 장르 출판사들이 와우북페스티벌 같은 행사에 보다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키라키라 어쩌고라는 카페에서 번역을 하고 75015에서 저녁을 먹었다. 점심 때부터 속이 좋지 않아 채소스튜를 먹었는데도, 체했는지 밤에는 꽤 고생했다.

2008년 9월 29일 월요일

[서양중세철학] 에서는 퀴즈를 보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들 이름이 '아데오다투스'인지 '아데오타투스'인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아데오타투스로 고쳤는데, 이런 경우 으레 그렇듯 원래 썼던 '아데오다투스'가 답이었다. [서양중세철학]에 도무지 정이 가지 않아 듣는둥 마는둥 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뒤늦게 (너무 비싸고 너무 무겁고 너무 두꺼워 사지 않았던) 서광사 간 [중세철학]을 주문했다. 서양중세는 313년 그리스도교 공인 ~ 528년 플라톤이 설립하여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교육 및 학문기관인 아카데미아의 폐쇄로 시작된다. 그렇다고 내가 폐쇄적인 마음으로 앉아 있어 봤자 아니겠는가.
 
그래서 수업 10분 전부터  "지금이 아니면 내가 창조의 과정이나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 어디서 다시, 제대로 배우겠는가"라고 열심히 생각하지만, 아직 이 의욕을 20분 이상 지속하는 요령을 터득하지 못했다.

2008년 9월 30일 화요일

이수현 님과 학교에서 만나 자하연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수현님께 신간을 드릴 요량으로 오랜만에 뵙자고 했는데, 정작 책을 집에 놓고 나와 식사만 했다.

졸업논문 제목을 [니체의 도덕 철학 - 노예 도덕과 그리스도교 비판]으로 최종 결정했다. 니체의 [도덕계보학]과 [안티크리스트]를 주 텍스트로 삼을 계획이고, 자서전에 준하는 [이 사람을 보라]도 마침 [안티크리스트]와 같은 책에 번역 수록되어 있으니 읽어 볼 생각이다. [이 사람을 보라]의 각 장 부제는 다음과 같다.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2008년 10월 1일 수요일

수업은 제대로 들어갔으나 오후 3시 경까지 9월 30일 화요일인 줄 알고 있었다. 저녁에 인문대 신양관에서 M사 분과 만났고, 저녁에는 아우님과 포테이토 피자를 시켜 먹은 후 커피를 마셨다.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학사졸업논문 주제 보고 마감일이었다. 지난 주부터 철학사상연구소에 너다섯 번이나 갔는데, 어찌 된 셈인지 갈 때마다 졸업사정 담당 조교님이 안 계셔서 헛걸음을 했다. 오죽하면 오늘 가니 조교님 맞은편 자리에 계신 분이 "정말 안 계실 때만 오시는 것 같아요. 지금도 조금 전까지 계속 있다가 잠깐 나갔거든요. 10분 안에 올 것 같은데 조금 기다릴래요?" 하신다. 다음 수업 직전이라 그냥 쪽지를 남겨 놓았다.  조교님과 이번 학기 수업 시간의 동선 자체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모양이다. 주4일 같은 건물에 있고 같은 과 교수님들의 수업에 들어가면서도 이렇게까지 만나 지지 않다니, 연애라면 '운명적 엇갈림' 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웃었다.   

2008년 9월 25일 목요일

2008년 9월 24일 수요일

1. 학교

[실천윤리학] 수업이 점차 흥미로워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문교재 강독 수업이라 단순한 해석에 귀한 수업 시간의 상당 부분이 할애되는 점은 아쉽지만, 전혀 관심이 없던 덕과 윤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싶다.

졸업 논문 주제는 니체의 도덕철학으로 정했다.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을 대비하고 니체의 노예도덕에 대한 비판이 인간애에 역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운명과 삶을 긍정하는 의미라는 방향으로 쓸 생각이다. 졸업 논문 면담을 위해 찾아 뵌 박찬국 선생님은 최대한 좁고 구체적인 주제를 선정하라고 조언해 주신 다음, 나의 태어난 일시를 묻고 사주를 보아 주셨다.

[사회철학특강] 에서는 철학과 들어와 처음으로 조별 과제를 한다. 다른 사람과 해야 할 일이 생기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다.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에서 법과 정치의 문제를 텍스트로 골랐다. 한윤형 님과 같은 조다.

[서양중세철학특강]은 아우구스티누스로 들어갔다. 여전히 썩 재미는 없다.

[언어철학]은 정말로 어렵다. 솔직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 일

막판에 크게 어긋난 마감을 수습하기 위해 깨어 있는데 시간에 못 댈 듯 하다. 해결했다고 생각한 일이 마지막 순간에 꼬이니 큰일났다 싶기는 한데 힘이 달린다.

5년 여 전부터 출간하고 싶었던 데이비드 제롤드의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The Martian Child)]가 마침내 나왔다.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책이 나왔다니 주말 전에는 배본되리라. 이제 번역자로서는 더 이상 욕심이 없다. 지금까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번역했고, 만족하고 있다. 요즈음은 내년 가을에 나는 과연 번역을 하고 있을까를 가끔 생각해 본다. 아마 안 할 것 같다.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요즘은 두 달 만 더 버티자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바쁘고 신변이 어수선하다 보니 크고 작은 일을 깜박 잊어버릴 때가 많다.

오늘은 드디어 만화에서만 보았던 일을 하고야 말았다. -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하기 위해 칫솔을 든 다음, 폼클렌징을 칫솔에 짰다. 칫솔에 물을 묻히다 말고 색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와, 정말로 매일 쓰는 칫솔에 폼클렌징을 짜는 일이 일어나는구나!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 꽃보다 남자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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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과 집 앞 영화관에서 [꽃보다 남자 파이널]을 봤다. 많이 웃었다.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어제 밤이 꼭 금요일 같았는데, 오늘이 금요일이다. 오늘 낮에는 미래전대 타임렌쟈 자막을 받았고, 저녁에는 카카오봄에서 초콜릿을 마신 후 샨티에서 저녁으로 커리를 먹었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이니 밤에는 손님맞이 방청소를 했다. 내일 송편을 빚고 모레 차례를 지내면 추석이 간다.

홈페이지 주소를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kr 도메인이 처음 들어왔을 때 새 도메인을 샀는데, 여러 해 동안 써 온 jay.pe.kr에 정이 든 터라 결국 사용하지 않은 채 기한이 만료되었다. 이렇게 기한 만료가 되자마자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 줄 알았다면 일단 연장을 해 놓을 걸 그랬다.

다가오는 10월 7일은 이 홈페이지가 문을 연지 만으로 팔 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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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을 위해 올리는 여름 휴가로 간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먹은 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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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분 전환을 위해 올리는 쿠시로에서 먹은 숯불구이.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오전에 [전통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을 들은 후 G사에 가서 최종교를 보았다. 부슬비가 왔다. 오후 2시 반에 [사회철학특강] 수업이 있었으나 지쳐서 그냥 잤다.

저녁에는 모 챗방 분들과 함께 신림역 엉터리생고기에서 소고기를 먹은 후, 나무그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무척 즐거웠다.

2008년 9월 9일 화요일

2008년 9월 9일 화요일

오후 여섯 시. 여섯 시 반부터 개시되는 학관 C 갈비탕을 먹기 위해 학관 옆 중앙전산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곧 추석이건만, 날은 여전히 덥다.

[한국불교철학] 대신 넣은 [서양중세철학]은 예상보다는 흥미롭게 진행될 것 같다. 다만, 아직 중세 도입부라 [고대철학특강]에서 배운 것 외에 그다지 새로운 점이 없다. 게다가 [고대철학특강]은 희대의 명강의였으니,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 차라리 어서 아퀴나스를......

[한국불교철학] 폐강으로 파탄 난 시간표를 구제하기 위해 급히 넣은 동양사학과 전공인 [전통 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에 처음 들어가 보았는데, 무척 재미있겠더라. 중국 사상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분석하고, 유교가 어떻게 종교성을 갖는가를 검토하는 수업이다.

어제 밤에는 홍대 앞 초컬릿 카페 카카오봄에서 이본느(Yvonne)와 초컬릿 빙수를 먹으며 음악 이야기를 했다.

일요일에는 텝스 시험을 본 다음 친구 새미와 신림역에서 만나 쌀국수를 먹고 건너 편 나무그늘에 가서 수다를 떨었다. 저녁에는 [월-E]를 보았다. 명작이었다. 대단히 감동했다. 인간들의 나이브한 각성은 사실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나이브함이 있어서 안도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때로 어떤 희망은 사태의 무게를 인지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태어난다.

지난 토요일에는 G사 원고 역자후기를 넘겼다. 빠르면 다음 주말 즈음에 출간될 듯. 지금까지 내 책으로 이벤트를 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한 번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금요일에는 홍대 앞 S-CLUB에서 'SNU International Opening Party'에 갔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홍대 앞 클럽이라는 곳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집을 나섰다. 엉금엉금 가 본 클럽은 시끄러웠다. 시끄러웠다. 정말로 시끄러웠다.
재미있는 사람들을 몇 만났지만,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텐데, 싶었다. 국내 최연소 프로 마술사(88년 생이란다)의 마술 공연은 신났다. 어쨌든 궁금증을 해소하고 인생 경험치를 높였다는 데 의의를 둔다.

쓰다 보니 시간을 거슬러 갔네. 이렇게 방탕하게 보내 온 40여 일, 앞으로 남은 일은

(1) H사 단편집 원고
(2) W사 단편집 원고
(3) 사회복지학과 졸업신청
(4) K사 장편 원고
(5) 철학과 논문주제 결정 및 지도교수 면담 :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i) 니체와 하이데거(영향관계) (ii) 플라톤의 정치철학 (iii) 소크라테스 이전 희랍 철학 (iv)니체의 힘의 의지와 근대로의 전환(중세적 세계관의 극복) 이렇게 네 가지다. 사실 훗설과 하이데거로 졸업 논문을 쓸 생각이었건만......이남인 선생님......학부생은 또 웁니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2008년 9월 3일 수요일

2008년 9월 3일 수요일

푸념푸념푸념푸념푸념

책상 앞에 앉아서 훗설만 파고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8년 9월 2일 화요일

2008년 9월 2일 화요일 : 개강

1일에 개강을 했다. 졸업학기인데 학점이 꽉 찼다. 어떻게든 주 4를 만들어 보려 애쓰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조별 과제 있는 수업 싫고 관심 없는 주제도 싫고 1교시도 싫으면서 학교에 자주 안 가려고까지 하니 잘 될 리가 없다.

개강 전에 신청한 전공수업은 [실천윤리학], [형이상학], [사회철학특강], [언어철학], [인도불교철학], [한국불교철학] 이었다.

[한국철학사]를 강의하셨던 규장각 연구원인 박해당 선생님이 한국불교철학 강의를 하시기에 얼씨구나 하고 신청했는데 강의실에 가 보니 학생이 나 포함해서 단 둘이었다. 게다가 나는 (어쨌든 소속상) 사회복지학과, 다른 한 명은 종교학과. 한국불교철학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강좌로 들었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폐강위기다. 기본적으로 서양철학과 개신교 관련 종교수업이 보다 인기가 있기는 해도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수강신청 변경기간 동안 버텨 볼까 생각했으나 자칫 꼬여 폐강되면 졸업을 못 하기 때문에 오늘 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서양중세철학]으로 바꾸어 넣었다. 뜬금없이 아퀴나스냐! 졸업 전에 불교 수업을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무척 아쉽다. [한국불교철학]과 함께 들으려 신청한 [인도불교철학]도 애매하게 되었다.

[하이데거와 나치즘]으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찬국 선생님을 [형이상학] 수업에서 처음으로 뵈었다. 수업 교재는 [안티크리스트]이고 (시간이 되면 [우상의 황혼]까지 볼 수도 있단다) 한 학기 내내 니체를 공부한다. 박찬국 선생님은 단풍 들기 직전에 비를 맞아 떨어져서 몇 번 밟힌 나뭇잎 같은 잿빛 배바지를 입은 분이었다. 아아, 개강 첫날부터 사랑에 빠져버린 나.

[언어철학]은 강진호 선생님의 강의. 상당히 까다롭고 벅찬 수업이 될 것 같다. 선생님이 처음부터 철학과 다른 전공을 듣지 않은 학생이나 타과생,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학생은 다시 생각해 보라며 겁을 주신다. 원래 4학년 수업이기도 하고, 실제로 강진호 선생님은 수업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영미분석철학 전공자의 언어철학 강의가 있는데 어찌 듣지 않고 졸업하랴! 그저 강의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 하니 생각나는데, 이번 학기에 훗설 원전 강독 수업을 개설하겠다고 하셨던 이남인 선생님은 어찌하여 학부 수업을 하나도 열지 않으셨나요......학부생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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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한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

(1) 철학과 졸업사정 (~9/5) / 졸업면담 (~9/26)
(2) 졸업신청서 작성 (~9/5), 철학사상연구소 (6-409)
(3) 사회복지학과 교과분류 변경 확인 / 졸업신청서 문의

(4) 교정지 (오늘 새벽까지 볼 듯-_-)
(5) 역자 후기
(6) 역자 2교 (G사, 방문, 이번주)

(7) 번역 (H사, ~9/7)
(8) 번역 (W사, ~9/19)
(9) 번역 (K사, ~9/30)
(10) 번역 (C사, ~10/30)

 

2008년 8월 30일 토요일

2008년 8월 30일 토요일

방탕하게 살아온 지도 어언 한 달 여, 다음 주에는 개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간의 근황.

1. 마감이 생김
2. W사에서 온 전화를 엉겁결에 받음
3. 마감이 고정됨
4. 굉굉전대 보우켄쟈를 다 봄
5. 마법전대 마지렌쟈를 보려고 했으나 마지렌자 5명이 남매간이란 설정이라 멤버들 간의 러브라인을 중시하는 나의 취향에 부합하지 않아 그만 두고 보우켄쟈를 다시 봄
6. 다른 분 책의 기획서를 씀
7. G사에서 온 전화를 떳떳이 받음
8. 학번모임을 함
9. 교정지를 받음
10. 교정지를 봄
11. 미래전대 타임렌쟈(가면라이더 덴오와 작가가 같다)를 보고 감탄함

2008년 8월 20일 수요일

2008년 8월 20일 수요일

방탕하게 살아온지도 어언 두 달 여, 이번 주에는 부전공 취소를 잊지 말자.

그동안 한 일:

1. 마감을 미룸
2. 마감을 지킴
3. 마감을 넘김
4. 수영을 시작함
5. 마감을 지킴
6. 마감을 넘긴 상태를 수습하지 못함
7. 여름휴가를 다녀옴
8. 새벽 6시 44분에 차 빼달라는 전화를 받음
9. 아스님을 만남
10. SY님을 만남
11. 굉굉전대 보우켄쟈를 봄

2008년 8월 3일 일요일

2008년 8월 2일 토요일





일로 서울에 올라오신 동현님과 오랜만에 만났다. 홍대 앞 프렌치 비스트로 75015에서 저녁을 먹고, 카카오봄에 가서 핫초컬릿을 마셨다. 무척 즐거웠다.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 8월 5일 화요일 : 제 22회 세계철학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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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28일 월요일

2008년 7월 28일 월요일

내일은 [서양근대철학] 기말고사 겸 보고서 마감일이다.

현재 시각 7:50 P.M.

이제 겨우 서론 썼다. orz 현재 목표는 10시까지 보고서를 다 쓴 다음 10시 반부터 오전 2시까지 기말고사 공부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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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사당역 앞 커피빈에서 K지 기자분과 만나 꼭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한윤형 님과 신림역 근처에서 만났다. 생전 처음으로 '낙곱전골'을 먹었다. 후식으로는 지난 달 즈음 신림역 앞에 새로 생긴 콜드스톤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KT 와이브로에 가입해서, 드디어 집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협찬 상준님, 모니터 협찬 서늘님께 감사!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깔고 설정을 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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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올린 다음 글 목록을 보니 일요일 이후로 일기가 없다. 닷새 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가 싶어 일정기록장을 펼쳐 본 결과:

7월 21일 월요일 : 캐서린 아사로(Catherine Asaro)의 신작을 읽었다. 대단히 실망했고 너무나 지루해서 삶의 의욕이 저하되었다. 산 책이니 끝까지 읽기는 했다만......

7월 22일 화요일 : 부모님이 부산 외가에 내려가셔서, 러브리홈으로 가서 동생과 함께 있었다. 밤에 번역을 하다가 배도 고프지 않은데 미스터도넛을 2개나 먹었다.

7월 23일 수요일 : BBQ 매운양념+후라이드 치킨을 주문해 먹었다. 스위트홈으로 돌아왔다. 옆집 분이 어제 귀가하지 않은 것 같기에 대신 보관해 두었다며 쓰레기봉투와 총무님의 안내문을 전해 주셨다. 원래는 공용 쓰레기통이 있었는데, 이웃 주민의 투기가 심해 관리가 되지 않아 개별 종량제로 변경한단다. 쓰레기 방출량이 극히 적은 터라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다.

7월 24일 목요일 : 비가 많이 와서 힘들었다.

2008년 7월 20일 일요일

2008년 7월 20일 일요일

정란과 오랜만에 만났다. 홍대 앞 샨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카카오 봄에 갔다. 원래 빙수를 먹으려 갔으나 비가 많이 와서 따뜻한 핫초컬릿을 마셨다. Jessie가 남자친구, 직장동료와 함께 왔기에 인사를 했다.

나중에는 빙수도 먹었다. 한양문고에 가서 만화책 구경을 했다.

2008년 7월 18일 금요일

2008년 7월 18일 금요일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 123회 정기연주회

프로그램

모차르트, 교향곡 제 35번 라장조 '하프너' K.385
말러, 교향곡 제 4번 사장조

소프라노 강혜정, 객원악장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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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언니와 부천에서 만났다. 현대백화점 식당가의 중식당에서 저녁으로 칠리새우와 게살볶음밥을 먹고, 경기예고의 경기아트홀에서 부천필의 정기공연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실황공연에 가서, 다시금 감동했다. 임헌정 님의 지휘나 부천필의 연주나 여전히 훌륭했고, 말러 4번은 정말 좋았다. 부천필 공연을 거의 빠지지 않는 수미언니의 말로는 부천필 공연 중에서도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부천필이 있는 부천시민인 수미언니가 부럽다.

수미언니와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는데, 오랜만에 좋은 음악까지 들었더니 굉장히 행복해졌다.

2008년 7월 15일 화요일

2008년 7월 15일 화요일

학교에 가는 중에 전션에게서 저녁에 시간이 날지 물어보는 문자가 왔다. 어차피 학교를 가려 나선 길이니 방과 후에 강남역에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딘타이펑에서 저녁을 먹었다. 대만에서 공부하고 온 전션이 메뉴를 성조를 넣어 정확하게 읽는 것이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던 것 같지만) 인상적이었다. 후식으로는 하겐다즈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으나 자리가 없어서 레드망고에서 녹차빙수를 먹었다.

2008년 7월 14일 월요일

2008년 7월 14일 월요일

K사 분들과 중국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담당 편집자인 효현님과 오랜만에 다시 뵈었고, 다른 직원 분들과도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점심으로는 삼선우동을 먹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사장님과 이야기를 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는 길에는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다.

어쩐지 한가한 기분이라 간단히 장을 본 다음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뭔가 할 일이 남은 것 같은데 실제로 떠오르는 일은 없어서, '내가 아직 한가한 일상에 적응을 못 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만화책을 보았다. 그런데 여섯 시 쯤(즉 퇴근시간 이후) 저녁을 먹으러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오늘이 F지 교정고 마감일이었다는 사실을 퍼뜩 깨달았다. 아뿔싸! 어째 뭔가 남은 것 같더라니! 이런 실수를!

그래서 지금은 원고를 보고 있다.  

2008년 7월 12일 토요일

2008년 7월 12일 토요일

압구정 커피집에서 FOD 모임을 했다. 원래는 이태원에 있는 초컬릿샵/베이커리 PASSION 5 에서 서늘님, 동진님과 뵙기로 했으나, PASSION 5에 자리가 없어 먼저 도착한 서늘님과 동진님이 케이크를 테이크아웃해서 커피집으로 오시기로 했다.











서늘님은 여전히 미인이셨고, PASSION 5의 크림브륄레는 아주 맛있었다. 매장을 직접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주말에는 상당히 붐비고 (지난 주 승민오빠의 정보에 따르면) 카페보다는 베이커리 풍의 매장이라고 하니 평일 낮에 한 번 가 보아야 겠다.

커피와 케이크, 디저트, 젤리 등을 먹은 다음에는 현대백화점에 가서 밀탑 빙수를 먹었다.

저녁에는 비가 많이 왔다. 일요일에 제사가 있어 방 청소를 했다.

2008년 7월 11일 금요일

2008년 7월 11일 금요일

오전에는 홍대 앞 카카오봄에서 이달 말에 출국하는 Jessie와 만나 초코빙수를 먹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가, 5개월 정도 남미를 쭉 돈 다음 내년에 제주도로 돌아올까 생각중이란다.

투썸플레이스에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은 다음 미용실에 갔다. 저녁으로는 새미와 닭갈비볶음밥을 먹은 다음, 홀리스 커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마시면서 생각하니 오늘 세 잔 째였다.

나는 요즘 텅 비어 있다.

2008년 7월 10일 목요일

2008년 7월 10일 목요일

중간고사를 보았다. Kant 존재론은 출제되지 않았고, 매우 성실히 외운 실천철학과 희망의 철학도 나오지 않았다. 세 문제가 나왔기에 신속히 세 페이지 쓰고 제일 먼저 나왔다.

황금가지의 [한국환상문학단편선] 표지 가안이 떴다.
http://www.askalai.net/tt/2301?TSSESSION=3e3c1fea2db327e17c9e4f772e7ccc09

올 상반기에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고 (보통은 책이 하반기에 나오더라도 상반기에 한두 권 분량의 작업은 한다.) 묶여 있던 원고들 중에 풀린 것도 없어서 [판타스틱] 5~7월호에 실린 중편 원고를 제외하면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그렇게 반 년을 보내고 7월에 나오는 책이 예전에 쓴 글이라니, 나도 복잡하다면 복잡한 기분이지만, 활자화 된 형태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 글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기쁘다.

쓰고 싶으니까 (남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쓴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 같은 경우, 일단 내어 놓는 글은 모두 '보이고 싶은' 글인 것 같다. 굳이 나의 글을 쓰려 애쓰지 않고 (확실히 출간될) 좋은 책을 번역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한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다.

2008년 7월 9일 수요일

2008년 7월 9일 수요일

O사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뒤늦은 첫 책 출간 선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가져갔으나, 드시는 분이 없는 것 같아 조금 실망했다. 역시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이스크림과 초컬릿을 좋아하지는 않는구나. orz

너무 더워서 굉장히 지쳤다. 밤에는 중간고사 공부를 했는데, Kant의 현상실재론부터 교과서의 지문을 잘 이해할 수가 없어서 아는 대로 쓰기로 마음 먹고 새벽 세 시 쯤 그냥 잤다.

2008년 7월 8일 화요일

2008년 7월 8일 화요일

1. 계절학기로 백종현 선생님의 [서양근대철학] 강의에 들어갔다. 다음 주 목요일에 중간고사를 본다고 한다.  

2. 2007년의 [가면라이더 덴오]를 보고 있는데, 오프닝이 (나쁘진 않지만) [카부토(2006)]나 [키바(2008)]에 비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귀에 착 달라붙는  '이쟝~스게쟝~'하는 후렴구가 마치 '일요일 아침 8시의 어린이 프로그램 테마곡' 같아서 께름칙하다.

3. 08년의 [키바]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오프닝곡의 도입부는 감동적이다. 23화가지 방영했는데 오프닝만 50번쯤 봤다. 앞부분 약 10편 정도까지 각본을 맡은 그 분 때문에 불안해 하며 보았는데, 지금까지는 '키배트와 함께하는 20초 상식코너'를 앞부분에 집어넣은 것 빼고는 별다른 이상신호가 없다. 물론 [카부토]의 요리대결이 20편대 후반에 나왔던 점을 생각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4. http://www.mncast.com/?3967488 - 키바 OP
   http://www.mncast.com/?4998570 - 덴오 OP

2008년 7월 6일 일요일

2008년 7월 6일 일요일

승민오빠와 홍대 앞 75015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In Cloud에서 차를 마셨다.

2008년 7월 5일 토요일

2008년 7월 5일 토요일

미엽, 지혜와 강남역 앞에서 2년여 만에 만나 함꼐 점심 식사를 하고 차를 마셨다.

저녁에는 [쿵푸팬더]를 보았다. 대단히 유쾌한 영화였다.

2008년 5월 6일 화요일

2008년 5월 6일 화요일

1.
현상학적 판단중지 역시 일종의 의식작용인 한에서 우리는 어떤 정립에 대해 현상학적 판단중지를 수행할 경우 그러한 정립에 대해 모종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그 어떤 정립에 대해 현상학적 판단중지를 수행한다 함은 우리가 그것이 참이라거나 거짓이라거나 의심스럽다거나 그럴듯해 보인다거나 하는 식의 일체의 주장을 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위미한다. 이 경우 판단중지된 정립작용은 계속하여 그의 대상을 정립하고 있으나 다만 현상학적 판단중지를 수행하는 반성적 의식은 저 정립작용을 함께 수행하지 앟고 바로 그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판단중지를 수행하는 것이다.

'저 정립작용이 세계 및 세계내 대상이 어떠한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는 저 정립작용과 거리를 취하면서 그것을 따라 동일한 정립작용을 수행하지 않고 다만 그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판단중지한다.' (...)

이남인 저, [현상학과 해석학]
지난 학기에 이태수 선생님(서양고대철학) 철학이 어째서 난해할 수 밖에 없는가에 관해, 결국 그 난해함과 엄밀함이 철학의 필연적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신 적이 있다. 이 책도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날 만큼 쉽게 쓰인 책(!)이다. 아무리 쉽게 풀어 쓰여 있어도 여전히 헷갈리지만, '잘 모르던 것을 정확히 알게 될 때'의 경이감은 정말 포기하고 싶지 않다. 지와 무지 사이의 경계는 때로 대단히 선명하게 보이고, 그 선을 발견한 순간에는 '실존적 경험의 주체로서의 몸이' 절로 들썩인다. 세상에 이만큼이나 지속적으로 경이롭고 재미있고 즐겁고 또렷하게 반짝이는 학적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특히 훗설의 현상학은, 지금까지 영국경험론(과 그 연장선상에서의 근현대 인식론)을 열렬히 추종했던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2. 그렇지만 요즘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스물다섯, 지금까지 나는 참으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은 대로 살았다. (전생에 나라를 151번은 구한 것 같다.) 그러니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거나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음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어리광쟁이일 뿐이다.

2008년 4월 12일 토요일

2008년 4월 12일 토요일

동기 커플인 미진과 진우오빠가 결혼 발표 겸 녹두에서 동기들에게 밥을 샀다. 결혼식을 대구에서 하기 때문에, 식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다들 올 줄 알았는데 다 해서 열 명 쯤 왔다. 거의 이 년 여 만에 미배를, 삼 년 여 만에 윤진을 만나 반가웠다. 같은 녹두거리에 있고 학교까지 다니면서도 좀처럼 마주치기 어렵다.

세밀한 기억력이 아주 좋은 윤진이 우리가 어렸던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 민망하면서도 즐거웠다. 내가 신입생 환영회 때 '파파야'의 '파파야'를 부르며 춤을 추었고, 뱅글뱅글 돌다가 물통을 쳐서 넘어뜨렸었단다.;

식후에는 민들레 영토에 갔다. 동기 경아도 5월 말에 결혼을 한다며, 약혼자와 함께 왔다. 깜짝 놀랐다.

2008년 4월 9일 수요일

2008년 4월 9일 수요일 :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

텔레비전으로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십 분 쯤 보다가 영화관으로 도피했다. 시네마테크에 가서 존 휴스턴 회고전 프로그램으로 1967년 작 [카지노 로얄]을 보았다. 예상했는데도, 예상보다 조금 더 막나가는 코미디 영화였다. 우디 앨런의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졌고,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이 떠올랐다. (생각 난 김에 확인해 보니 같은 1967년 작이네.)

영화관에서 나와 휴대폰을 켜니 윤형님으로부터 '노회찬이 앞서고 있어요. 희망고문 시작인가.'라는 문자가 와 있다. 깜짝 놀라 어떻게 되었냐고 늦은 답문을 보냈더니, 돌아온 답은 물론 '졌어요ㅠ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새벽 세 시 가깝도록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들여다보았다.

2008년 4월 6일 일요일

2008년 4월 6일 일요일 : 조화

겨울 바람이 한창 매섭던 연초의 일이다. 주말에 러브리홈에 갔더니 베란다에 처음 보는 선명한 자주색 호접란 화분이 있다. 마침 근처에 있던 동생에게 "어? 저 화분, 새로 생긴 거지? 예쁘네." 라고 무심히 말하자, 동생이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한다.

"아빠가 사오셨는데, 저거 조화야."

우리집에서 베란다에 화분을 갖다 놓을 사람이라면 어머니 정도이다. 새로 생기는 화분도 거의가 어머니에게 우리가 선물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조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오히려 싫어하시는 편이다.)

동생이 얘기하길,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선물로 줄 요량으로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이다 하여 저 화분을 덜컥 사 오셨단다. 마지막까지 조화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아버지는 난의 꽃대가 부러질까봐 화분을 품에 안고 차를 몰아 돌아왔다. 물론 어머니는 보자마자 가짜 꽃임을 알아보았다.

"으아, 그거 좀......그래서 어떻게 됐어?"

"어, 그게, 아빠는 엄마 말 듣고셔야 아셨거든. 그런데 엄마가 받고는 바로, 겨울이라서 화분이 다 시들어 베란다가 썰렁한데, 색이 환한 게 들어오니 생기가 돈다고 하셨어. 그래서 나도 자주색이 저기 저거랑 어울린다고 옆에서 그랬어."

나는 꽃 좋아하는 어머니, 그런 아내와 사반세기를 함께 살고서도 호접란의 가격도 무게도 감촉도 알아보지 못한 아버지를 떠올린다. (아마도 의아하게 생각했을) 상인에게 망가지지 않게 잘 싸 달라고 두 번이나 당부하여 준비한 조화를 조심스레 들고 귀가하는 남자와, 턱없이 가벼운 화분을 받아들고 기운이 난다고 대답하는 여자를 상상한다.

그리고 나와 내가 아닌 사람 사이의 까마득한 진공을 노력으로 메워나가는 일이 정말 가능하다면, 그것은 바로 광합성도 하지 않으면서 겨울 내내 거실에서 한눈에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고 자주색 꽃잎을 반짝였던 호접란이 놓여 있던, 베란다 타일 한 장 만한 공간을 쌓아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2008년 4월 5일 토요일

2008년 4월 5일 토요일

점심 때 즈음, 친구 새미에게서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은데 나올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고 신림역으로 갔다. 새미는 KFC에서 햄버거를 먹고, 이미 식사를 했던 나는 물을 마셨다. 식후에는 빵집에서 슈크림과 파이, 샌드위치를 사서 스위트홈에 갔다. 집에서 아이스카페라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저녁에는 압구정 현대백화점 5층에서 연어덮밥을 먹고, 후식으로 오랜만에 밀탑 빙수를 먹었다. 기억하고 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감동했다.

생일 선물로 만화티의 권교정님 셔츠를 선물로 받았다. 밤에 입어보고 신나서 셀카를 찍었다. 학교에도 입고 가야지.

2008년 4월 4일 금요일

2008년 3월 29일 토요일

오후 세 시 즈음에 새미와 압구정에서 만났다. 카페 미고에서 케이크를 곁들여 홍차를 마셨다. 새미가 지난 달부터 주겠다고 했던 생일 선물을 받았는데, 아주 특이한 소품함과 컵받침 세트였다. 가두리에 연두색 조개가 붙어 있다.

답례를 겸해 미고 맞은편의 한스에 가서 나의 추천 케이크인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를 선물하고, 내가 으려 슈크림을 몇 개 샀다. 다음 약속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비어, 오랜만에 허형만 선생님의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원두를 400g 샀다.

저녁에는 동진님과 만나 CGV 뒤의 중국 음식점 봉주루에 가서 누룽지탕을 먹었다. 추운 데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좋았다.

다섯 시 삼십 분 시작이던 007 카지노 로얄 (1967)은 못 봤다. 4월 3일 상영에 갈까 했는데 학교 수업이 늦게 끝나서 역시 못 갔다. 과연 9일 밤 상영에는 무사히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2008년 2월 25일 월요일

2008년 2월 25일 월요일

스물다섯 살이 되었다.

+ 축하해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솔직한 감상은 "이상하네,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은데 어째서 이제 겨우 25살밖에 안 된 거지? 너무 어리잖아!" 입니다.(정말 이상해서 연도와 나이를 짝맞춰 다시 세어봤습니다.;) 굳이 때를 가려 주의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지금부터는 특히 과거의 자신을 보며 감탄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물다섯 살의 일 년도, 언제나 오늘은 한 번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