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6일 일요일

2004년 12월 26일 일요일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도박꾼 밥'







정훈님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멜빌의 흑백영화 '도박꾼 밥'을 보았다. 도박은 참으로 중독성이 강한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요약) 영화를 본 후에는 달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맛있는 커리! '바람에 흩날리는 안남미처럼 자유롭게 날아가려면, 돈을 벌 때가 아니라 쓸 때 움직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정말)





식후에는 인사동 길을 가로질러 카페 뎀셀브즈에 갔다. '홈메이드 초코케익'이라는 메뉴가 있기에 주문해 보았다. 누구네 집에서 만든 걸까.; 이런 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창 밖으로 초록색 풍선도 하나 날아갔다.(안 떨어지고 굉장히 높이 날아 사라졌다.)

광화문 교보에 들러 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집에 왔다. 놀다 보면 하루가 금새 간다는 교훈을 얻었다. (새삼스레)

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지구정복비밀결사 송년회 날이었다. 기념일인 덕분인지 굉장히 많이 오셔서 깜짝 놀랐다. 아스님, 강명님, fool님, 야롤님, 동진님, 코스모님 부부, 고양이님, 달팽이님, 까리용님, 루크님, 상현님, 에라오빠, 라슈펠님, 나 이렇게 열 다섯 명이 '너무 밝고 너무 넓은' 일민미술관 카페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미술관 부속 카페라 지금껏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뜻밖에 푸짐했다. 보통 참기름을 담아 둘 때 쓰는 큼직한 플라스틱 겨자통과 작고 깜찍한 계피가루통, 크고 단정한 커피잔과 성의없어 보이는 코울슬로가 공존하는 이상한 곳이다.(껄껄) 샌드위치나 스프 같은 메뉴로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친구들과 오래 앉아 수다를 떨고 싶을 때 들러 볼 만 하겠다. 넓고 탁자 배치가 잘 되어 있어 시끄럽지 않은 점이 좋았다.



경아님께서 맛있는 크리스마스 케익을 가져오신 덕분에 마음껏 기분을 내며 냠냠 먹었다. 나는 어제 밤에 준비한 초컬릿을 가져갔다. 아스님의 디스크월드, 야롤님의 말벌 공장을 받았고(:)), 펠님께 빌려드렸던 책을 돌려받았다. 맥킬립의 리들마스터 시리즈 세 권을 빌렸는데, 귀가길에 읽어보니 흥미진진하다. 일기 얼른 쓰고 마저 읽다 자야지. 야롤님께는 번번이 이런 저런 신세를 지고 있다.

식후에는 낮술(...)을 마시러 세종문화회관 옆 중국음식점으로 갔다. 열 다섯 명이 꽉 들어가는, 조금 침침하고 구석진 룸에 둘러 앉고 나니 다들 갑자기 생기가 돈다. 도중에 다른 일로 근처에 와 계시던 루리루리님도 오셨다.

언제나처럼 지정사와 장르문학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동북공정, 지자체와 교육자치 이분화, IRA, 음모론과 맨인블랙, '조중동 독자', 격동 50년, 고고학의 진실, 이란의 카페트, 전문용어 사용 등에 대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근에는 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고려해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가 쓰이기 시작한다는 얘기가 특히 인상깊었다. 나는 확실한 무교라도 지금껏 'merry chirstmas'라는 말에 그다지 거부감을 느껴 본 적이 없지만, 생각해 보면 사람에 따라서는 - 특히 성탄절이 축일인 다른 종교의 신자라든가 -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소수를 위한 배려와 대체 가능한 표현은 많을수록 좋은 법 아니겠는가.

즐거운 축일 모임은 다섯 시 쯤 파했다. 카페에서 오랜만에 괜찮겠지 싶어 커피를 두 잔 마셨는데, 아무래도 앞으로는 그냥 참아야 할 것 같다.

2004년 12월 23일 목요일

2004년 12월 23일 목요일

이준구, 미시경제학

01학번 동기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끼리 저녁이나 먹자는 문자를 받고 독서실에서 모의고사를 풀다 말고 대충 눈 비비고 나갔는데, 자은이와 보미가 삼겹살집(!)에 예약까지 해 두었더라. 뜻밖에 포식. 자은이, 보미, 미진이, 경아, 윤진이, 나 여섯 명이 모였고, 은영이가 아홉 시 쯤에 왔다. 게다가 소방서에 근무중인 신행이가 때맞춰 전화를 한 덕분에 오랜만에 통화도 할 수 있었다. 기껏해야 한두 블럭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자리가 마련되지 않으면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성격 탓도 있겠지. 반갑고 즐거웠다.

2004년 12월 21일 화요일

2004년 12월 21일 화요일 : What Kind of Intelligence Do You Have?





Your Dominant Intelligence is Linguistic Intelligence



You are excellent with words and language. You explain yourself well.
An elegant speaker, you can converse well with anyone on the fly.
You are also good at remembering information and convicing someone of your point of view.
A master of creative phrasing and unique words, you enjoy expanding your vocabulary.

You would make a fantastic poet, journalist, writer, teacher, lawyer, politician, or translator.

2004년 12월 19일 일요일

2004년 12월 19일 일요일 : 장 피에르 멜빌 회고전 '암흑가의 세 사람(Lu Cercle Rouge)'

요전에 EBS에서 알랭 들롱이 나오는 스릴러/추리물을 한 편 본 적이 있다. 지금껏 그 영화가 멜빌 감독작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암흑가의 세 사람'을 보니 뭔가 착각했던 것 같다. 그 영화는 꽤 끈적했는데, '암흑가의 세 사람'은 건조하다 못해 차가웠다. (내가 지금껏 생각해 온 멜빌의 이미지와 완전히 달랐다.) 기억이 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큰 기대 없이 토요일과 일요일의 여러 상영작을 그냥 흘려보낸 것이 안타깝다. 다음 토요일인 25일에 프랑스 느와르 특별전 대신 멜빌 영화 상영을 해 줬으면 싶다. '암흑가의 세 사람'을 보기 전에는 고다르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좋아했으면서, 아아, 간사하기도 하여라! 하다못해 '사무라이'라도 꼭 보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지.

'암흑가의 세 사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바로 '소리의 부재'였다. 초반, 긴장감에 숨을 죽이고 있다가, 당구장 장면에서야 그 때까지 배경음악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석상을 터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급작스러운 마무리가 조금 당혹스럽긴 했으나, 트렌치 코트를 입은 아저씨들이 마른 수건을 꽉 죈 듯한 긴장감이 영화 전반에 넘치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영화였다. 보면 볼 수록,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연출이며 음악, 장면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새롭다. 나라면 어떻게 찍었을까, 감독은 왜 저 장면을 저렇게 처리했을까, 저 사람 천재 아냐?; 같은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실은 그래서 얼마 전부터 영화연출론 책을 틈틈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비디오 카메라를 몇 번 만져 본 것이 전부인 데다 영화 촬영 현장을 자세히 볼 기회도 없었다 보니 자꾸 2차원적으로만 상상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어디 영화 뿐이랴.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다. 아무리 생이 길어도 부족하지 않을까 두려울 만큼. 아직 내가 모르는 수많은 앎을 상상하면 흥분으로 절로 머리끝이 쭈볏 선다. 공부하고 싶다. 더 많이, 열심히, 깊이.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보고 들뜬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섰다. '암흑가의 세 사람'이 매진이었고 - 보조석까지 팔았을 정도로 관객이 많았다. 서울아트시네마 영화가 매진이라니! - 김지운 감독님의 해설이 붙은 '형사'를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아서, 귀여운 요츠바랑 쇼핑백을 들고 오신 sabbath님과는 영화관 밖에서 만났다. 영화로 인한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아 '영화 재밌게 보세요' 라는 말만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sabbath님께서 선물로 크런키 박스를 주셨다. 집에 와서 열어보고 흐흐흐 웃었다. 초컬릿님 반가워요. ♡


(우와)

인사동길을 가로질러 종로 3가 아웃백스테이크로 가서 서울대 백신고 동문회에 참석했다. 종우오빠, 나, 지현, 두현, 부경, 태준, 범틀, 채우, 연수, 혜리 이렇게 열 명이 모여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지현이는 간호학과를 그만두고 올해 05학번 새내기로 타대 약대에 새로 입학한단다. 전공이 썩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아 보였는데, 원하던 공부를 하게 되었다니 다행이다. 수능을 다시 쳤다는 부경이도 좋은 소식 들었으면 좋겠다. 고시생인 나와 두현이는 마주 보고 앉아 자꾸 아스트랄 고시 월드로 빠져나갔다.; 태준이는 2월 22일에 육군 입대. 04학번이 어느새 2학년이 된다. 내일 12학점짜리 시험을 치른다는 혜진언니와 - 아니 어떻게 한 과목이 12학점이람. - 급한 일이 생긴 형기 오빠가 못 오셔서 아쉬웠다.







식후에는 카페 뎀셀브즈에서 차와 케익을 들며 '레이디 경향'과 '여성동아' 풍(...) 수다를 떨었다.





집에 오니 열한 시. 내일은 월요일이다.

2004년 12월 18일 토요일

2004년 12월 18일 토요일


매직 8볼

승민오빠와 홍대 앞 이찌방 테리야끼에서 저녁을 먹었다. 밀가루 음식, 커피, 찬 음식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메뉴로 밥을 골랐다. 일정이 묘하게 뜨는 바람에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터라, 음식이 나오자마자 정신없이 먹었다. 어찌나 급했는지(...) 집에 와서 보니 찍는다고 찍은 음식 사진마다 뭔가 실수를 저질러 놓았다. 이찌방은 홍대에서 신촌 방향, 제니스 카페테리아와 치뽈리나 사이에 있다. 분위기를 따질 곳은 아니고 먹는 사람을 민망케 하는 어설픈 양배추 샐러드(?)가 나오지만, 메인인 테리야끼가 맛있고 소스도 훌륭하다.

식후에는 인클라우드에 갔으나 만석이라 리브로로 방향을 틀었다. 오빠는 레몬티(정말로 시단다), 나는 로열밀크티. 티라미수도 먹었다. 케이크님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 ♡

승민오빠는 짓궂은 표정을 한 벅스바니가 커다랗게 그려진 옷을 입고 왔다. 머리모양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노곤노곤 차를 마시다가 아홉 시 반 쯤 일어났다. 참새가 방앗간 앞 그냥 못 지난다고, 계산대에서 초컬릿을 두 개 사 왔다.

2004년 12월 15일 수요일

2004년 12월 15일 수요일

벌써 몇 년 전, 모 종합병원 암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암병동에 장기 입원한 환자들은 힘이 없어 휠체어를 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저런 검사를 받으러 번잡한 병원 안을 다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있을 지 모르는 검사를 위해 보호자가 항시 대기하고 있을 수도 없다. 나는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검사실로 모시거나, 반대로 검사를 마친 환자를 병실로 도로 모시는 일을 했다.

환자를 모셨을 때는 병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넓은 복도를 빙 둘러 천천히 걸었다. 혼자 움직일 때는 검사실에서 좀 더 가까운 곁길로 들어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사지 멀쩡한 젊은 사람으로서 엘리베이터를 타기가 불편해서이기도 했다. 지름길 중간에는 중환자실과 대기실이 있었다. 나는 그 앞을 지날 때 마다 잠시 숨을 멈췄다. 중환자실의 닫힌 문과 그 앞 대기실에 난민처럼 모여 앉은 사람들은 죽음에 반 보 가까이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울부짖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벽에 머리를 기대고 앉은 사람들이 있었다. 젊은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무어라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 앞을 지날 때 마다 내가 타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검사를 해야 하니 환자분을 직접 모시고 가겠다고 하면, 지친 보호자들은 그 사소한 일에 무안하도록 고마워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것 조차 힘들어하는 환자를 검사 전 잠시라도 쉬게 하려 긴 의자에 눕히며, 학생, 고마워요, 하는 힘 없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나의 건강함이 부끄러웠다. 건강하세요, 힘내세요, 내가 하면서도 덧없이 들리는 인사를 건네며, 나는 나의 무력함이 부끄러웠다.

외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몇 달 전이다. 연세가 있으시니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부모님께서 별 말씀 없으시기에 나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처음 간 동네 내과에서는 암인 것 같으니 큰 병원에 가 보시라고 했다. 큰 병원에서는 아닐 지도 모르니 조직검사를 해 보자고 했다. 조직검사를 해 보더니 양성이라고 했다. 수술을 하고 혹을 떼어 낸 다음에 들여다 보니 암 세포가 있었다.

그 세대에 쉽게 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마는, 사랑하는 사람의 삶이 짊어졌던 무게는 개인에게 각별한 법이다. 어머니는,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엄마보다는 오래 살 거야, 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나는 외할머니를 사랑하는 어머니, 나를 사랑하는 어머니, 내가 사랑하는 외할머니를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어렸지만 지금처럼 무기력했던 어느 여름 날, 병원 냄새가 가시지 않은 소매를 걷어 붙이고 앉아 대충 씹어 넘기던 햄버거의 뭉클한 식감을 떠올린다. 헌혈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에 우리 어머니가 암이셔서 병원에 계시다 보니-라 답하던 A형 동기와, 수혈 쇼크를 겪은 후, 죽는 줄 알았어, 정말 무서웠어, 말씀하시던 나의 어머니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천천히 다가올 미래와 피할 수 없는 일과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천천히 곱씹는다.

스물 둘, 나는 여전히 젊고, 여전히 건강하고, 여전히 무력하기만 하다.

2004년 12월 14일 화요일

2004년 12월 13일 월요일 : 하이텔

파란닷컴에서 예전 하이텔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에 옮겨 주는 행사를 한다. 파란닷컴에 가입하기 싫고, 보면 틀림없이 민망할 것 같아 지금껏 신청을 않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이 올리신 걸 보니 재미 있어서 결국 하이텔 아이디로 전환 신청 - 새로 가입할 필요가 없었더라 - 하여 오늘 예전에 쓴 글을 보았다.

.......역시, 민망하기 그지없었지만, 희미해진 각오를 다질 글 몇 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나름 수확이다.

예시 1 : 2002-01-03 과소동 잡기장

(그래, 난 비더홀러였다.)

예시 2 : 2001-11-20 과소동 잡기장


예시 3 : 2001-10-16 과소동 잡기장

(3년 전에 손수 쓴 글을 보며 내 자신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어.orz)

2004년 12월 11일 토요일

2004년 12월 11일 토요일


바게트

아스파라거스 스프

해산물

오리

안심스테이크

석류 셔벳




서늘님, 동진님과 방배동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라뜰리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서늘님의 생일턱! :D 여름 즈음에 마지막으로 뵈었던 서늘님을 오랜만에 만나고, 단골이시라는 아담하고 편안한 음식점을 새로이 알게 되어 기뻤다. 룰루랄라 즐겁게 식사를 하고, 동진님께서 출장가서 가져오신 초컬릿도 먹었다. 사자어(merlion)이 싱가포르의 상징인 줄 이번에 알았다. 어이쿠, 귀엽기도 하지.



저녁에는 초컬릿을 먹으며 연하장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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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12/25 알파빌 예매완료

2004년 12월 5일 일요일

2004년 12월 5일 일요일



스노우캣 웹사이트에 올라온 핫초컬릿 레서피를 보고 직접 핫초컬릿을 만들어 보았다. 오전에 시작해서 낮에 묵혀 두었다가 저녁에 계피가지를 넣어 마셨다. 뿌듯했다. 날씨가 추울 때 밖에 나갔다 들어와 한 잔 데워 마시면 그만이겠다.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몇 가지 덧붙이자면:

(1) 우유+물+코코아는 은근한 불에.
(2) 레서피대로 만들면 양이 꽤 많다. 머그컵으로 너다섯 잔 정도가 나온다. 혼자 먹을 사람은 분량을 절반 정도로 줄이길 권한다.
(3) 밀크초컬릿과 다크초컬릿을 반씩 섞어 넣었더니 예상보다 좀 달았다. 나처럼 평소에 다크초컬릿을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굳이 반씩 섞어 넣지 않아도 될 듯.
(4) 재료: 밀크/다크 초컬릿 커버춰(각각 4500/400g), 무가당 파우더(4000, 엄청 많다. 쿠키나 케익을 만들 때 마저 써야지.), 시나몬 스틱(4000, 없어도 무방.)

2004년 12월 4일 토요일

2004년 12월 4일 토요일 : 2004 MusicAlp Festival in Seoul






고구마 피자

거울 진아님과 북토피아의 질피아님을 뵈었다. 분점임에도 기대 이상이라던 라리에또 홍대점에 가려고 했으나, 날이 궂어 길을 확실히 아는 치뽈리나로 약속을 바꿨다. 이달의 피자는 '달콤한 고구마 피자'더라. 치즈에 고구마를 얹은 단순하고 깔끔한 피자로,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12월 중에 꼭 가서 먹어 보라고 권해야겠다 싶을 만큼 맛있었다. '고구미를 좋아라 하는'(아우님 표현) 아우님이 생각났다.

음식이 나오는 대로 열심히 먹으며 과소동/거울/국내 과학소설 이야기를 나누었다. 질피아님과는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어 본 적조차 없는데도, 과소동 분들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닉을 줄곧 보아 왔기 때문에 마치 원래 잘 아는 분 같았다. '혹시 컨벤션 때 뵈었던가요?'라고 묻기까지 했으니. 하하.


카푸치노

식후에는 카페 비하인드에 갔다. 치뽈리나에 갈 때 까지만 해도 그리 춥지 않았는데, 식사를 마친 오후 세 시 쯤에는 바람이 몹시 추웠다.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셨다. 이북(e-book) 시장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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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피아님: 밥 배, 커피 배는 다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제이: 맞아요! 밥은 밥이고 케익은 케익이고 커피는 커피. 다 먹게 되더라고요.
진아님: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그랬는데, 요새는 먹으면 배가 부르더군요. 합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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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다 보니 어느 새 다섯 시. 진아님은 다음 약속 때문에 먼저 일어나시고, 나와 질피아님은 홍대입구역에서 헤어졌다.


-프로그램-
풀랑 - 피아노,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을 위한 6중주
이대욱(pf), 캐롤 윈센스(fl), ICMF 앙상블(cl 계희정, bn 곽정선, hn 이석준, ob 이윤정)

베토벤 - 7중주 내림 마 장조 Op.20
제임스 버즈웰(vn), 김성은(va), 게리 호프만(vc), 이호교(db), ICMF 앙상블(계희정, 곽정선, 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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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호암아트홀에서 27일부터 진행된 '뮤직알프 페스티벌'의 리사이틀 프로그램, '바람과 함께 나타나다'에 갔다.

첫 곡은 풀랑의 6중주. 시작부에서 플루트가 대단히 불안정했다. 음반으로 들어 본 적이 없는 곡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봐도 원곡이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잘 못 부는 것 아냐? 왜 소리는 제대로 안 나고 텅잉만 들려? 악기 손은 본 건가? 처음부터 끝까지 플루트가 신경쓰였다. 피아니스트와 ICM 페스티벌 앙상블의 연주자들은 모두 노련했고, 특히 호른을 맡은 이석준 님의 연주가 돋보였다.
다음 곡을 같은 연주자들이 이어 할 줄 알고 플루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박수를 안 쳤는데, [플루티스트와 함께] 피아니스트와 오보이스트가 들어가 버려 괜히 미안했다. 괜찮았는데.

얼떨떨한 마음으로 앉아 있는 사이에 시작된 베토벤 7중주는, 풀랑에 대한 불만을 모두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호연이었다. 주도하는 바이올린이 매끄러웠고 - 연주자 이름을 기억해 두자 - , 처음부터 끝까지 능숙한 연주자들이 잘 알고 있는 부담없는 곡을 기분 좋게 연주한다는 느낌이 완연해 더없이 즐거웠다. 의자에 기대 연주자들 사이로 음악이 흐르는 모습을 편안히 바라보며, '이게 바로 실내악이지' 하고 생각했다. 대 만족! 주제부를 신나게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2004년 12월 4일 토요일



아버지 생신. 묘사를 지내러 성주에 내려가신다기에 올해 생신은 음력으로 치르기로 했으나, 3일 저녁에 일정이 취소되어 늘 하던 대로 양력 생신 0시에 자정 파티를 했다. 비가 오고 구름이 낀다는 일기 예보를 보고 어른들 모시고 멀리까지 운전하시지 않았으면 했는데, 안 가시게 되어 다행이었다.

아우님이 골라온 '보리케익'. 위에는 보리 토핑, 안에는 보리 크림/빵이 들었다.(고구마 케익과 같은 방식으로 만든 듯 하다.)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이다. 매실차를 곁들여 두 조각이나 먹었다.

아버지 생신 선물로는 차에 다는 핸드폰 번호판을 골랐다.

2004년 12월 2일 목요일

2004년 12월 2일 : What Number Are You?



You Are the Investigator



5


You're independent - and a logical analytical thinker. You love learning and ideas... and know things no one else does. Bored by small talk, you refuse to participate in boring conversations.
You are open minded. A visionary. You understand the world and may change it.

짤방

2004년 11월 27일 토요일

2004년 11월 27일 토요일


1. 오전 내내 잤다.
2. 오후 내내 잤다.
3. 자느라 KSCRC 심포지엄에 가지 못했다. 일어나 보려고 오후 한 시까지 [꿈 속에서] 발버둥쳤으나......
4. 6시쯤 일어나서 스타트렉 TNG를 보다가 저녁을 먹었다.
5. 후식으로 차를 마시려다 유리 주전자를 깨뜨렸다. 다치지는 않았다.
6. 스타트렉을 마저 봤다.
7. 스타트렉 VOY 노벨라이제이션, No Man's Land를 봤다. 너무 재미가 없어서 읽다 말았다.
8. 지금은 스타트렉 TNG를 보는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 'The Best of Both Worlds'!

2004년 11월 21일 일요일

2004년 11월 21일 일요일


깻잎전

육회

버섯전

인사동의 한식집 에 지구정복비밀결사가 모였다. 참석자는 야롤님, 명철님, 에라오빠, 나인님, 루리루리님, 라슈펠님, 고양이님, 달팽이님, 아스님, 나는그네님, 나 이렇게 열한 명. (이 추세라면 배를 산으로 끌고 올라갈 날도 멀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나인님과 루리루리님을 처음 뵈었다. 온라인 블로그나 웹사이트에서 닉으로만 뵙던 분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는 일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즐겁다. 루크님의 지인이시라는 BMW 바이커 명철님도 처음 만난 분. 소련 - 러시아가 아니다!- 에서 액체로켓 연구를 하셨단다. 그래, 역시 지구 정복에는 무기와 '즐'티가 필ㅇ......


등산용 용접기로 시거에 불 붙이기.(병철님) 시거에 불을 붙일 때 가장 좋은 도구가 자동차의 시거라이터이고, 그 다음이 이 용접기란다.

전이며 육회, 수제비 등을 배불리 먹고 나인님께서 가져오신 와인 한 병도 땄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서비스라며 예쁜 병에 담긴 이화주도 주셨다. '전'은 음식이 정갈하고, 입구에 SBS 방송 어쩌고라고 쓰여 있어 불안했던 것에 비해 야단스럽거나 북적이지도 않는 깔끔한 한식집이었다. 이만하면 일단 합격. 사진을 잘 찍지 못해 아쉽다. 한식 사진은 참 어렵다. 자주 찍지 않아서 그런가.



식후에는 스타벅스로 우르르 몰려가, 에라오빠와 야롤님의 생신 선물 삼아 가져간 케익을 나누어 먹었다. 10시 조금 넘어 장강명님께서 에라오빠에게 연락하셨더라. 얼굴이라도 뵙고 돌아가고 싶었으나, 너무 늦은 시각이라 부득이 먼저 자리를 떴다.

피곤했지만 더없이 즐거웠던 하루.

2004년 11월 20일 토요일

2004년 11월 20일 : 브로드웨이 42번가


승민오빠와 팝콘하우스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봤다. 의상과 안무 모두 굉장히 화려했고, '이 부분은 볼거리 삼아 끼워넣었어요' 라고 쓰인 듯한 선정적인 장면도 여럿 있었다. 로맨스도 복잡한 드라마도 없는 기미(綺靡)한 성공담으로, 사전 정보 없이 간 덕분에 더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여자 주인공 페기의 무대 장악력이 조연 도로시에 미치지 못한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보는 재미'가 워낙 확실한 뮤지컬이니 이만하면 대만족.

원래는 공연을 보고 성신여대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으나, 뮤지컬이 예상보다 늦게 끝나 - 쉬는 시간을 합해 2시간 40분 공연이었다 - 가까운 홍대 쪽으로 갔다. 12월 폐점을 앞두고 할인 행사 중인 아티누스에 들러 이것 저것 구경을 한 다음, 카오산에서 커리볶음밥을 먹었다. 식후에는 승민오빠의 지인이 한다는 카페 에 가서 커다란 쿠션을 무릎 위에 쌓아 놓고 차 - 나는 국화차, 오빠는 장미차 - 를 마시며 흐늘거렸다. 하루가 금방 갔다.

-note
http://kscrc.org/queernow/

안경 20문 20답

01. 안경을 쓰고 있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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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3일 토요일

2004년 11월 13일 토요일 : 천국의 웃음 - 에른스트 루비치 회고전 '내가 죽인 남자'

전션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에른스트 루비치의 1932년 반전영화, '내가 죽인 남자(The Man I Killed)'를 보았다.

1차 세계대전 중 전쟁터에서 독일군 발터를 죽였던 (전직 바이올리니스트, 현직 폐인) 프랑스인 폴은 종전 이후에도 그 때의 기억 때문에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는 결국 전쟁터에서 보아 외우고 있는 - 참호에서 공격을 받았을 때, 발터는 마지막 편지를 쓰던 중이었다 - 발터의 집 주소로 직접 찾아가 사죄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스물 두 살 외아들/애인을 잃은 슬픔에 잠겨 간신히 살아가던 발터의 부모와 약혼녀 엘자는 '아드님 때문에 왔다'는 폴을 발터의 친구로 착각하여 마치 아들이 살아 돌아온 양 반갑게 맞아들이고, 폴은 차마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발터의 가족과 어울리며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다.

발터 가족의 저녁 식사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애써 분위기를 돋우려 노력하는 엘자, 내키지 않는 수저를 드는 부모, 카메라가 배경처럼 잡은 빈 의자의 뒷모습.
유약하고 섬세한 젊은이를 연기한 필립스 홈즈도 돋보였다. 이 사람이 나온 다른 영화를 찾아 볼까 싶어 집에 와서 IMDb를 검색해 보았는데, 젊은 나이에 군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루비치의 영화는 참 보기 편하구나.' 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굉장히 부담스럽고 비극적인 소재를 불필요한 무게감 없이 진지하게 다룬다. 단순히 나와 상성이 맞는 감독인 걸까? 더 자세히 알아 보고 싶은데 코드 3 디비디가 없다시피 하다. 코드 1이 많이 나와 있으니 국내 출반을 기대해 볼까나.
일단 아쉬운 대로, 참고 1(Ernst Lubitsch's American Comedy), 참고 2(Ernst Lubitsch: Laughter in Paradise)를 기억해 두자.

영화를 본 후에는 전션과 카페 뎀셀브즈에서 차를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늦게야 헤어짐.

2004년 11월 7일 일요일

2004년 11월 7일 일요일

낮에는 오랜만에 뒹굴면서 티비를 봤다. 유로아메리칸 시네마를 소개(?)하는 주말 영화 프로그램을 보고, 이어서 '존 웨인의 셰퍼드 오브 더 힐'이라는 영화를 하기에 계속 봤다. 미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한 1940년대 영화였다. 영화가 시작된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존 웨인이 어머니의 무덤 앞에 서서 반항적인 눈을 빛내며 앞으로 벌어질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저녁에는 아스님과 치뽈리나에 가서 연인을 위한 세트♡를 먹었다.


치뽈리나의 스테이크. 형편없지도 특별히 맛있지도 않은 '그냥 뭐 이만하면.' 정도.

기분 좋게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인클라우드로 자리를 옮겼다. 국화차를 마시며 용자와 용사와 용달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너무 재미있어 낄낄도 아니고 힉힉거리며 웃다 보니 어느새 9시. 집에 돌아와 곧장 잤다. 이상하게 겨우 밤 열 시부터 마치 새벽 한두 시라도 된 듯 피곤하다 싶더니,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몹시 아파 하루를 앓았다.

2004년 11월 6일 토요일

2004년 11월 6일 토요일 : 천국의 웃음 - 에른스트 루비치 회고전 '미소짓는 중위'

오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후 홍대 별다방에서 아스님과 접선, 따뜻한 커피와 티라미수를 먹으며 AJWB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뻥)

출처: 서울아트시네마


아스님과 헤어진 다음에는 서울아트시네마에 가서 에른스트 루비치의 1931년 작, '미소짓는 중위'를 보았다. 한참 전에 예매를 해 놓고 따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보지 못했던 터라 (그래, 언제나처럼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에 헐레벌떡 뛰어들어갔다.) 주인공들이 영어를 써서 깜짝 놀랐다.; 귀가길에 팜플렛을 읽어 보니 루비치가 헐리우드에서 작업한 영화란다.

전후(戰後), 여자와 뒹구는 것을 소일거리로 삼던 오스트리아 군대의 중위 니키는 바이올린 연주자 프란지와 사랑에 빠진다. 오스트리아 왕과 사촌지간인 플라우젠트룸(never forget the H!)의 왕이 딸 안나와 함께 비엔나를 방문한다. 니키는 왕의 마차가 지나가는 길에 서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바로 맞은 편 구경꾼 틈에 프란지가 서서 계속 손을 흔들고 웃자 무표정하고 경건하게 서 있지 못하고 그만 씨익 웃으며 윙크까지 날려버린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 순간을 딱 맞춰 지나가던, 왕의 마차에 탄 공주 안나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친다. 다음 날, "모욕당한 왕족"이니, "중위가 공주를 비웃다"같은 헤드라인이 신문을 장식하고......

굉장히 즐겁게 보았다. 이런 영화라면 하루에 두세 편도 볼 수 있겠다 싶을 만큼 부담이 없어 놀라기도 했다. 내용 자체가 가볍고 경쾌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루비치의 영화에 내재한 탁월한 '시간의 속도'에 그 공을 돌리는 것이 옳을 듯 하다. 눈치채지 못할 만큼, 그러나 한편 지루하지 않을 만큼 시간을 잡아 늘이거나 잘라내어 이야기 진행에 놀라운 탄력을 부여했다. 여기에 톡톡 튀는 재치와 은근한 성적 유머가 더해지니 이것 정말 천하일품이로세. 특히 오스트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플라우젠트룸 왕과 안나가 주고 받는 대화, 신혼 초야를 치를 방에서 베개를 정리하는 장면('어? 이거 정말 성인형 유머 아닌가?'), '밖으로 나도는 남편'에 대한 안나와 왕의 대거리 같은 부분에서는 낄낄 새어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엔딩이 지나치게 구식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제로 70년 전 영화이니 굳이 박하게 말할 부분은 아니겠다. 중심이 되는 인간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영화는, 언제 만들어진 것이든 인상적인 힘을 갖는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사람 이야기니까, 결국은.

시네마테크 11월호에 실린 배창호 감독 인터뷰에서 특히 공감한 단락:
예술의 정확성은 본질적인 것에서 출발하거든요. 본질적인 정확성이 중요하죠. 예전 영화들은 사운드가 이상하고, 연출이 이상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본질적인 정확성이 있었어요. 본질적인 정확성이란 인간을 바라보는 눈, 인간성 이런 것이죠. 그런 면에서 존 포드 영화가 낡았다지만, 그럼에도 향기가 있어요. 본질적인 인간을 다루는 면이 있기 때문인 거죠. 본질적인 정확성은 지금 사라지고, 현상적인 정확성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중략...) 왜 저 감독은 부감을 사용했는지, 왜 공간배치를 저렇게 했는지, 그런 질문들을 안 합니다. 워낙 장비 자체가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니까요. 8미리 캠코더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영화가 되는 거예요. 기계적인 재현력이 있으니까. 거칠지만 장면을 자르지 않아도 한 편의 영화가 되어 버리고. 그러니 왜 커트가 나뉘어야 하는지, 왜 부감을 써야 하는지, 이러한 것에 대한 고민이 없어요. 기계적인 힘에 소재적인 아이디어만 더해지면 그냥 한 편의 영화가 돼버리는 거예요. 영상언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는 거죠. (...후략...)

반드시 옛 영화는 본질적인 정확성을 가졌지만 요즘 영화는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고, 기계적인 힘과 소재적인 아이디어만으로 만든 영화가 꼭 부족하다는 법도 없지만, 영화언어와 본질적 정확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시대와 상관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04년 11월 6일 : 캐러나비 & 어떤 블로거?

1. 몇 번이나 했던 것 같지만 유행을 타고 새삼스레 또 한 번-
http://www.loveyou.pe.kr/character/index.asp

결과보기: 침착한 페가수스


2. 당신은 어떤 블로거?
http://heygom.com/whatblogger/

결과보기: 삶을 사랑하는 블로거

2004년 10월 31일 일요일

2004년 10월 31일 일요일


쇼콜라 케익



오후 늦게 재영이와 이대 앞에서 잠시 만났다. 곁길로 조금 가서 있는 깔끔한 찻집 트리니티(Trinitea)에서 차를 마셨다. 내 취향보다 조금 큰 가게이긴 해도 테이블 사이가 멀고 층이 나뉘어 있어 별로 시끄럽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천장이 비스듬한 '다락'이 있었다!

마농에서 수능을 코앞에 둔 사촌동생에게 선물할 초컬릿을 사려 했으나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더라. 평일에 다시 가야겠네. 대신(?) 별다방에 잠깐 들러 내가 먹을 초컬릿을 하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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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토) 미소짓는 중위 (1:30) 예매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