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2008년 10월 28일 화요일

지난 주에 행정고시 2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불합격했다. 시험을 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고 확인 결과 예상했던 이유로 인해 떨어졌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노력했으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부했고 돌이켜 생각해도 미련은 없지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로 주위에 여러 해 동안 크게 폐를 끼쳤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간단히 말해 나는 스물다섯살에 명백히 내 역랑 부족으로 실패했다. 이런 것은 역시 마음 속으로 알고 있더라도 분명하게 인정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20대의 남은 절반에는 이와 같은 실패가 없도록 나의 그릇을 보다 신중하게 가늠해야겠다.

정치적 중립의 필요성이 없어졌으므로 주말에 진보신당 일반당원으로 가입했다.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 진심의 무게

저녁 일곱 시 십 분. 내일 중간고사인 실천윤리학 교과서를 봐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번역 건이었다. 에이포 서너 장 정도, 공증 받아야 할 영문 서류를 한글로 옮기는 일이었다. 모니터 뒤에 있던 탁상달력을 꺼내 들며 무슨 서류인지 물었다. 버마 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다. 가족들이 돌아가신 분의 저금을 출금하려면 번역 공증이 필요하다. 그쪽 기관에서 정해진 포맷대로 쓰인 서류니 특별히 전문적인 건 없어요. 나는 달력을 노트북 옆에 눕히고 펜 뚜껑을 한 손으로 열었다. 주말에 하면 되니까 보내 주세요.

노트북 모니터에는 조금 전까지 열심히 읽고 있던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 상세 소개 페이지가 떠 있었다. 나는 나의 소비가 부끄럽지 않다. 나의 여유도 안이함도 허영도, 고민도 실패도 포기도 부끄럽지 않다. 그것들은 책임이지 부끄러움이 아니다. 아뇨,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없는 것 같아서......오히려 제가 죄송할 따름이죠. 나는 전화를 든 채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말했다. 진심이었다.

나는 나의 진심이 부끄럽다.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jay.pe.kr] 8주년 기념 이벤트 : 10월 3일 ~ 10월 15일 (종료)

홈페이지 8주년 기념 이벤트 종료했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문제--------

1. jay.pe.kr 이 문을 연 날은 2000년 10월 7일 입니다.

SITEMAP에 있어요.

2. 다음 중 제이가 번역한 책의 원서 제목으로 틀린 것을 고르세요.

① The Martian Child
② Where Late the Sweet Birds Sang
③ The Mango-Shaped Space
④ Wonder World

⑤ Brave New World

원래 생각한 답은 4번입니다. [원더월드 그린북]의 원제는 [Swan Sisters]였지요. 그런데 답안을 보다가 [망고가 있던 자리]의 원제가 [A Mango-Shaped Space]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 다음은 데이비드 제롤드 저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의 본문입니다. 빈 칸에 들어갈 문장을 정확하게 써 주세요.

3.

 "핵심이 뭐야?"
 "음......내가 맡기엔 너무 부담스런 애가 아닐까 계속 자문하고 있어. 어쩌면 좀 쉬운 애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20년 동안 나와 알고 지내며, 내가 키운 개 대여섯 마리와 그 정도 숫자의 고양이를 보아 왔던 마이클 브라운이 눈썹을 치켜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데이비드, 그건 네 스타일이 아니잖아."
 그 말로 일은 결정되었다.
 그의 말이 옳았다.
 이후로 마음 속에 의심이, 그 모든 이야기, 소견, 입양 관련서의 사례가 다시 파고들기 시작할 때마다, 속이 탈 떄마다, 나는 마이클 브라운의 명쾌한 선언을 기억했다.
 "그건 네 스타일이 아냐."


 

4.
 

 시어도어 스터전이 10년 전에 발버둥치고 고함을 질러 대는 나를 EST훈련에 끌고 들어간 이래로, 나는 캘리포니아 주 내에서 열리는 모든 자아 계발 세미나에 참여해 왔다. 최소한 기분 상으론 그랬단 얘기다. 지금껏 커뮤니케이션 워크숍, 포럼, 심화 과정, 리더십 과정, 대약진 과정, 경험자 과정, 이제는 이름과 목적도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다른 과정을 거쳤다. 다른 누구보다 내가 더 계몽된 인간이라고 스스로 얼마나 확신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세미나에 그렇게 많이 갔으니, 뭔가 변화가 있어야만 했다. 나 자신에 대해 내가 발견한 모든 것, 그 모든 가르침,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내 말을 잘 하기 위해 받았던 그 모든 훈련. 이론만으로 그칠 일이 아니었다. 삶 속에 적용해 보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이었다. 이 일이 바로 지금까지 받은 훈련의 목적이었다. 바로 이 아이였다.



5.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의 쪽번호는 9부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쪽의 번호는 무엇일까요? (실제 책의 전체 쪽수가 아니라, 페이지 하단에 인쇄되어 있는 마지막 숫자를 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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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월 20일은 무슨 날일까요?

① 입양의 날
② 국군의 날
③ 장애인의 날
④ 학생의 날
⑤ 사회복지사의 날

7. 다음 중 틀린 문장을 고르세요.

① 도대체가 말이야,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② 금세 끝날 테니 조금만 기다려.
③ 나 참, 아무리 뇌용량이 2mb라지만 어의가 없어서.
④ 3마리를 낳는 것보다 5마리를 낳는 게 낫지.
⑤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라.

 8. 제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끝------------

모두들 고맙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참가상으로 책을 보내드립니다. 만점상과 1번 댓글 상도 있어요. 댓글 확인하고 이메일 보내 주세요. (^^)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2008년 9월 26일 금요일

아침부터 저녁에 서울대입구역에서 백신고 동문회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섯 시 반에 맞추어 서울대입구역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리둥절해 후배에게 전화해 보니 동문회는 27일 토요일이었다. 말을 듣고 확인해 보니 문자 공지에도 27일이라고 제대로 쓰여 있다. 허탈하여 일단 스위트홈으로 돌아가 당근주스를 마신 다음 짐을 싸서 러브리홈으로 귀가했다.

2008년 9월 28일 일요일

오후에 홍대 앞 와우북페스티벌의 북스피어 부스에 가서 편집장 님께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를 한 권 드리고 따끈따끈한 [별을 쫓는 자]를 받았다. 장르 출판사들이 와우북페스티벌 같은 행사에 보다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키라키라 어쩌고라는 카페에서 번역을 하고 75015에서 저녁을 먹었다. 점심 때부터 속이 좋지 않아 채소스튜를 먹었는데도, 체했는지 밤에는 꽤 고생했다.

2008년 9월 29일 월요일

[서양중세철학] 에서는 퀴즈를 보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들 이름이 '아데오다투스'인지 '아데오타투스'인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아데오타투스로 고쳤는데, 이런 경우 으레 그렇듯 원래 썼던 '아데오다투스'가 답이었다. [서양중세철학]에 도무지 정이 가지 않아 듣는둥 마는둥 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뒤늦게 (너무 비싸고 너무 무겁고 너무 두꺼워 사지 않았던) 서광사 간 [중세철학]을 주문했다. 서양중세는 313년 그리스도교 공인 ~ 528년 플라톤이 설립하여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교육 및 학문기관인 아카데미아의 폐쇄로 시작된다. 그렇다고 내가 폐쇄적인 마음으로 앉아 있어 봤자 아니겠는가.
 
그래서 수업 10분 전부터  "지금이 아니면 내가 창조의 과정이나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 어디서 다시, 제대로 배우겠는가"라고 열심히 생각하지만, 아직 이 의욕을 20분 이상 지속하는 요령을 터득하지 못했다.

2008년 9월 30일 화요일

이수현 님과 학교에서 만나 자하연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수현님께 신간을 드릴 요량으로 오랜만에 뵙자고 했는데, 정작 책을 집에 놓고 나와 식사만 했다.

졸업논문 제목을 [니체의 도덕 철학 - 노예 도덕과 그리스도교 비판]으로 최종 결정했다. 니체의 [도덕계보학]과 [안티크리스트]를 주 텍스트로 삼을 계획이고, 자서전에 준하는 [이 사람을 보라]도 마침 [안티크리스트]와 같은 책에 번역 수록되어 있으니 읽어 볼 생각이다. [이 사람을 보라]의 각 장 부제는 다음과 같다.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2008년 10월 1일 수요일

수업은 제대로 들어갔으나 오후 3시 경까지 9월 30일 화요일인 줄 알고 있었다. 저녁에 인문대 신양관에서 M사 분과 만났고, 저녁에는 아우님과 포테이토 피자를 시켜 먹은 후 커피를 마셨다.

2008년 10월 2일 목요일

학사졸업논문 주제 보고 마감일이었다. 지난 주부터 철학사상연구소에 너다섯 번이나 갔는데, 어찌 된 셈인지 갈 때마다 졸업사정 담당 조교님이 안 계셔서 헛걸음을 했다. 오죽하면 오늘 가니 조교님 맞은편 자리에 계신 분이 "정말 안 계실 때만 오시는 것 같아요. 지금도 조금 전까지 계속 있다가 잠깐 나갔거든요. 10분 안에 올 것 같은데 조금 기다릴래요?" 하신다. 다음 수업 직전이라 그냥 쪽지를 남겨 놓았다.  조교님과 이번 학기 수업 시간의 동선 자체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모양이다. 주4일 같은 건물에 있고 같은 과 교수님들의 수업에 들어가면서도 이렇게까지 만나 지지 않다니, 연애라면 '운명적 엇갈림' 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