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5일 목요일

2008년 9월 24일 수요일

1. 학교

[실천윤리학] 수업이 점차 흥미로워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문교재 강독 수업이라 단순한 해석에 귀한 수업 시간의 상당 부분이 할애되는 점은 아쉽지만, 전혀 관심이 없던 덕과 윤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싶다.

졸업 논문 주제는 니체의 도덕철학으로 정했다.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을 대비하고 니체의 노예도덕에 대한 비판이 인간애에 역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운명과 삶을 긍정하는 의미라는 방향으로 쓸 생각이다. 졸업 논문 면담을 위해 찾아 뵌 박찬국 선생님은 최대한 좁고 구체적인 주제를 선정하라고 조언해 주신 다음, 나의 태어난 일시를 묻고 사주를 보아 주셨다.

[사회철학특강] 에서는 철학과 들어와 처음으로 조별 과제를 한다. 다른 사람과 해야 할 일이 생기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다. 하버마스의 [사실성과 타당성]에서 법과 정치의 문제를 텍스트로 골랐다. 한윤형 님과 같은 조다.

[서양중세철학특강]은 아우구스티누스로 들어갔다. 여전히 썩 재미는 없다.

[언어철학]은 정말로 어렵다. 솔직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 일

막판에 크게 어긋난 마감을 수습하기 위해 깨어 있는데 시간에 못 댈 듯 하다. 해결했다고 생각한 일이 마지막 순간에 꼬이니 큰일났다 싶기는 한데 힘이 달린다.

5년 여 전부터 출간하고 싶었던 데이비드 제롤드의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The Martian Child)]가 마침내 나왔다. 아직 실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책이 나왔다니 주말 전에는 배본되리라. 이제 번역자로서는 더 이상 욕심이 없다. 지금까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번역했고, 만족하고 있다. 요즈음은 내년 가을에 나는 과연 번역을 하고 있을까를 가끔 생각해 본다. 아마 안 할 것 같다.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2008년 9월 22일 월요일

요즘은 두 달 만 더 버티자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 바쁘고 신변이 어수선하다 보니 크고 작은 일을 깜박 잊어버릴 때가 많다.

오늘은 드디어 만화에서만 보았던 일을 하고야 말았다. -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하기 위해 칫솔을 든 다음, 폼클렌징을 칫솔에 짰다. 칫솔에 물을 묻히다 말고 색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와, 정말로 매일 쓰는 칫솔에 폼클렌징을 짜는 일이 일어나는구나!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 꽃보다 남자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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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님과 집 앞 영화관에서 [꽃보다 남자 파이널]을 봤다. 많이 웃었다.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어제 밤이 꼭 금요일 같았는데, 오늘이 금요일이다. 오늘 낮에는 미래전대 타임렌쟈 자막을 받았고, 저녁에는 카카오봄에서 초콜릿을 마신 후 샨티에서 저녁으로 커리를 먹었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이니 밤에는 손님맞이 방청소를 했다. 내일 송편을 빚고 모레 차례를 지내면 추석이 간다.

홈페이지 주소를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kr 도메인이 처음 들어왔을 때 새 도메인을 샀는데, 여러 해 동안 써 온 jay.pe.kr에 정이 든 터라 결국 사용하지 않은 채 기한이 만료되었다. 이렇게 기한 만료가 되자마자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 줄 알았다면 일단 연장을 해 놓을 걸 그랬다.

다가오는 10월 7일은 이 홈페이지가 문을 연지 만으로 팔 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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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을 위해 올리는 여름 휴가로 간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먹은 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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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분 전환을 위해 올리는 쿠시로에서 먹은 숯불구이.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오전에 [전통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을 들은 후 G사에 가서 최종교를 보았다. 부슬비가 왔다. 오후 2시 반에 [사회철학특강] 수업이 있었으나 지쳐서 그냥 잤다.

저녁에는 모 챗방 분들과 함께 신림역 엉터리생고기에서 소고기를 먹은 후, 나무그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무척 즐거웠다.

2008년 9월 9일 화요일

2008년 9월 9일 화요일

오후 여섯 시. 여섯 시 반부터 개시되는 학관 C 갈비탕을 먹기 위해 학관 옆 중앙전산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곧 추석이건만, 날은 여전히 덥다.

[한국불교철학] 대신 넣은 [서양중세철학]은 예상보다는 흥미롭게 진행될 것 같다. 다만, 아직 중세 도입부라 [고대철학특강]에서 배운 것 외에 그다지 새로운 점이 없다. 게다가 [고대철학특강]은 희대의 명강의였으니,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 차라리 어서 아퀴나스를......

[한국불교철학] 폐강으로 파탄 난 시간표를 구제하기 위해 급히 넣은 동양사학과 전공인 [전통 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에 처음 들어가 보았는데, 무척 재미있겠더라. 중국 사상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분석하고, 유교가 어떻게 종교성을 갖는가를 검토하는 수업이다.

어제 밤에는 홍대 앞 초컬릿 카페 카카오봄에서 이본느(Yvonne)와 초컬릿 빙수를 먹으며 음악 이야기를 했다.

일요일에는 텝스 시험을 본 다음 친구 새미와 신림역에서 만나 쌀국수를 먹고 건너 편 나무그늘에 가서 수다를 떨었다. 저녁에는 [월-E]를 보았다. 명작이었다. 대단히 감동했다. 인간들의 나이브한 각성은 사실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나이브함이 있어서 안도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때로 어떤 희망은 사태의 무게를 인지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태어난다.

지난 토요일에는 G사 원고 역자후기를 넘겼다. 빠르면 다음 주말 즈음에 출간될 듯. 지금까지 내 책으로 이벤트를 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한 번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금요일에는 홍대 앞 S-CLUB에서 'SNU International Opening Party'에 갔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홍대 앞 클럽이라는 곳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집을 나섰다. 엉금엉금 가 본 클럽은 시끄러웠다. 시끄러웠다. 정말로 시끄러웠다.
재미있는 사람들을 몇 만났지만,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텐데, 싶었다. 국내 최연소 프로 마술사(88년 생이란다)의 마술 공연은 신났다. 어쨌든 궁금증을 해소하고 인생 경험치를 높였다는 데 의의를 둔다.

쓰다 보니 시간을 거슬러 갔네. 이렇게 방탕하게 보내 온 40여 일, 앞으로 남은 일은

(1) H사 단편집 원고
(2) W사 단편집 원고
(3) 사회복지학과 졸업신청
(4) K사 장편 원고
(5) 철학과 논문주제 결정 및 지도교수 면담 :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i) 니체와 하이데거(영향관계) (ii) 플라톤의 정치철학 (iii) 소크라테스 이전 희랍 철학 (iv)니체의 힘의 의지와 근대로의 전환(중세적 세계관의 극복) 이렇게 네 가지다. 사실 훗설과 하이데거로 졸업 논문을 쓸 생각이었건만......이남인 선생님......학부생은 또 웁니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2008년 9월 3일 수요일

2008년 9월 3일 수요일

푸념푸념푸념푸념푸념

책상 앞에 앉아서 훗설만 파고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8년 9월 2일 화요일

2008년 9월 2일 화요일 : 개강

1일에 개강을 했다. 졸업학기인데 학점이 꽉 찼다. 어떻게든 주 4를 만들어 보려 애쓰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조별 과제 있는 수업 싫고 관심 없는 주제도 싫고 1교시도 싫으면서 학교에 자주 안 가려고까지 하니 잘 될 리가 없다.

개강 전에 신청한 전공수업은 [실천윤리학], [형이상학], [사회철학특강], [언어철학], [인도불교철학], [한국불교철학] 이었다.

[한국철학사]를 강의하셨던 규장각 연구원인 박해당 선생님이 한국불교철학 강의를 하시기에 얼씨구나 하고 신청했는데 강의실에 가 보니 학생이 나 포함해서 단 둘이었다. 게다가 나는 (어쨌든 소속상) 사회복지학과, 다른 한 명은 종교학과. 한국불교철학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강좌로 들었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폐강위기다. 기본적으로 서양철학과 개신교 관련 종교수업이 보다 인기가 있기는 해도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수강신청 변경기간 동안 버텨 볼까 생각했으나 자칫 꼬여 폐강되면 졸업을 못 하기 때문에 오늘 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서양중세철학]으로 바꾸어 넣었다. 뜬금없이 아퀴나스냐! 졸업 전에 불교 수업을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무척 아쉽다. [한국불교철학]과 함께 들으려 신청한 [인도불교철학]도 애매하게 되었다.

[하이데거와 나치즘]으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찬국 선생님을 [형이상학] 수업에서 처음으로 뵈었다. 수업 교재는 [안티크리스트]이고 (시간이 되면 [우상의 황혼]까지 볼 수도 있단다) 한 학기 내내 니체를 공부한다. 박찬국 선생님은 단풍 들기 직전에 비를 맞아 떨어져서 몇 번 밟힌 나뭇잎 같은 잿빛 배바지를 입은 분이었다. 아아, 개강 첫날부터 사랑에 빠져버린 나.

[언어철학]은 강진호 선생님의 강의. 상당히 까다롭고 벅찬 수업이 될 것 같다. 선생님이 처음부터 철학과 다른 전공을 듣지 않은 학생이나 타과생,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학생은 다시 생각해 보라며 겁을 주신다. 원래 4학년 수업이기도 하고, 실제로 강진호 선생님은 수업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이렇든 저렇든 영미분석철학 전공자의 언어철학 강의가 있는데 어찌 듣지 않고 졸업하랴! 그저 강의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 하니 생각나는데, 이번 학기에 훗설 원전 강독 수업을 개설하겠다고 하셨던 이남인 선생님은 어찌하여 학부 수업을 하나도 열지 않으셨나요......학부생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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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한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

(1) 철학과 졸업사정 (~9/5) / 졸업면담 (~9/26)
(2) 졸업신청서 작성 (~9/5), 철학사상연구소 (6-409)
(3) 사회복지학과 교과분류 변경 확인 / 졸업신청서 문의

(4) 교정지 (오늘 새벽까지 볼 듯-_-)
(5) 역자 후기
(6) 역자 2교 (G사, 방문, 이번주)

(7) 번역 (H사, ~9/7)
(8) 번역 (W사, ~9/19)
(9) 번역 (K사, ~9/30)
(10) 번역 (C사,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