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30일 토요일

2003년 8월 30일 토요일

지정훈님과 라리에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갑자기 라리에또의 면이 그리워져 갔는데 역시나 무척 맛있어서, 라리에또 매니아병이 살아나려 했다. 펑퍼짐하게 익힌 파스타를 몇 번 먹어서 그런가. 와인소시지스파게티. 식사를 하곤 아루에 가서 케익을 곁들여 홍차를 마셨다. 새로 등장한 케익을 먹었는데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서 사진을 못 찍었다. 홍차는 좀 연했다.

케익을 먹은 후 어슬렁어슬렁 버스를 타고 강남교보문고 구경을 (드디어) 갔다. 공간이 넓고 천정이 높아 시원했다. 동선은 약간 애매한 느낌이었지만, 광화문처럼 북적이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건축 책 코너에 교보문고 강남점을 특집으로 다룬 잡지가 있었다. 지하 2층까지 모두 둘러보고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재미있고 신나는 토요일이었다.

2003년 8월 29일 금요일

2003년 8월 29일 금요일 : 로고송

1절)
제이제이는 어리광대장~
부비부비 헤헤 도도도도 포옥
제이제이 제이제이 어리광대장~

2)
제이제이는 게으름대장~
뒹구르르 콜콜 흐늘흐늘 털썩
제이제이 제이제이 게으름대장~

3)
제이제이는 미루기대장~
어제일은 오늘 오늘일은 내일
제이제이 제이제이 미루기대장~

2003년 8월 27일 수요일

2003년 8월 27일 수요일

한 이틀 조용히 뒹굴었더니 좋아졌다. 아무래도 감기보다는 몸살기가 있는 냉방병 비슷한 것이었던 듯. 어제는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별달리 하는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아까워라아.

september가 8월이 아니라 9월이라는 것을 alibris 소식지를 받고야 알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september출간 예정인 책 빨리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군. =_= 대관절 이런 건 외우기가 힘들어서 말이야. 사실 나는 wednesday를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쓸 수 있었다. 매번 물어보는 내가 귀찮았던 어떤 선배가 wed-nes-day로 나누어 외우라고 가르쳐 줬는데, 정말 그렇게 하니 몇 년 동안 계속 헷갈리던 스펠링이 정확해져 깜짝 놀랐다. 이제 autumm만 정복하면....!

2003년 8월 24일 일요일

2003년 8월 24일 월요일

주말 내내 푹 쉬었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월요일 아침이 되자 아팠다. 목이 좀 붓고, 감기기운 비슷하면서도 뭔가 애매하게 다른 것이......일단 병원에 다녀오긴 했지만.

쉬었는데 아프니까 괜히 억울하다.

2003년 8월 17일 일요일

2003년 8월 17일 일요일

하루 종일 자다 깨다 하며 놀았다. 저녁이 되자 충분히 놀고 잔 때문인지 공부가 하고 싶어져 독서실에 갔다. 결국은 수험 공부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행정법이나 법학은 재미있다. 일전에 법학을 전공하는 친구가 그 논리에 찬탄하는 것을 들어넘긴 적이 있는데 직접 보니 정말 놀랍다. 정교하고 분명하고......멋지다. 책을 읽다 보면 논리의 벽돌이 쌓여 가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세상에는 배울 것이 너무 많다. 더 많이 알고, 느끼고, 이해하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도 스무 살의 방정맞은 혈기는 가라앉을지언정 '차마 버릴 수 없는 것들'의 무게에 눌리지 않는, 시간에서 배운 만큼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손에 쥔 한 줌의 앎에서 멈추지 않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해하려 언제 어느 때라도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3년 8월 16일 토요일

2003년 8월 16일 토요일 : 젠틀맨리그




동진님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논현동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 슈슈에 갔다. 한식도 일식도 중식도 아닌 뭔가 애매한 곳이었는데, 음식이 어설프지 않고 맛있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도 지나치게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퓨전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윗 사진은 전채, 아래 사진은 슈슈 특유의 된장 소스를 버무린 항정살이다. 피자도 꽤 맛있었다.

식사 후엔 커피집에 가서 오랫만에 핸드드립을 했다. 기본 순서며 시간은 대강 기억하지만 너무 연습을 하지 않았더니 주전자 잡는 법이며 높이 맞추는 법을 다 잊었다. 한 번 안 하니까 귀찮아서 자꾸자꾸 안 하게 된다. 앞으로는 능숙하지 않더라도 커피집 갈 때마다 연습해야겠다.



동진님께서 휴가 선물로 초컬릿을 가져오셨다. 정말 '다크'초컬릿이었다.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먹었더니 주말이 다 가기도 전에 없어져버렸다. 우웅. 아참, 동진님이 LC5를 사셨다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커피집에서 노닥노닥 하다가 시네플러스에 가서 젠틀맨리그를 보았다. 아주 흥미로운 소재를 기대만큼 살리지 못해 아쉬웠으나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특히 도리언 그레이는 아주 적역이었고,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 호도 굉장했다. 네모 선장과 칼리의 관계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_-; 네모 선장의 일등 항해사가 모비딕의 이슈마엘이라는 것은 영화를 본 후에 알았다. M의 정체도 신선(?)했다. 긴장감을 조절하지 못하는 전개/카메라 워크와 톰 소여 때문에 뜬금없이 성장영화가 되어 버린 점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만족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버렸다. 두레국수에 가서 저녁을 먹고 독서실에서 간단히 책 들춰본 후 집에 왔다. 종일 무척 즐거웠다.

2003년 8월 12일 화요일

2003년 8월 12일 화요일



2차를 준비하고 있는 혜수언니와 녹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오랫만에 뵈어 반가웠고, 유익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열심히 해야지.

타블렛 PC로 msn을 하면 타이핑 대신 손으로 직접 메세지를 쓸 수 있다. 원군님과 msn대화를 하다 깜짝 놀랐다. 신기해라.



이런 식으로 된다. 타블렛 피씨란 거, 생각보다 엄청나구나. PDA의 컴퓨터 버전 정도로 생각했거늘. 역시 테크놀로지는 위대!

2003년 8월 11일 월요일

2003년 8월 11일 월요일

전션과 종로 피자헛에서 점심을 먹었다. 독일, 스웨덴 등을 여행한 이야기를 들었다. 없는 동안 꽤 보고 싶었기에 정말 반가웠는데, 22일에 대만으로 출국해 버린단다. 다음 주잖아! 이제 가면 일 년이 후에야 돌아올텐데! 대만이 먼 나라도 아니고 몇 년 친구 사이에 일 년이 긴 시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운하고 걱정스런 마음이 덜하지는 않다.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한 번 더 만날 수 있음 좋겠다.

티포투에서 차를 마셨다. 어제 티트리에서 본 다기를 팔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선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아아.....갖고 싶어. T^T

주말에 재미있게 노느라 잘 쉬지 못한 탓인지 오후 세 시쯤 되자 몹시 졸렸다. 집에 돌아와 정신없이 잤다.

2003년 8월 10일 일요일

2003년 8월 10일 일요일



승민오빠와 아트선재센터 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위 사진은 생선 커리이고, 숲과 전채, 맛있는 라씨도 먹었다. 꽤 오랫만이라 기쁘고 즐거웠다.

식사 후에는 대학로에 있는 승민오빠가 새로 발굴한 찻집 티트리에 갔다.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인 아주 조그만 곳으로 메뉴가 단촐하고 공간도 조용하여 마음에 들었다. 그곳에서 사용하는 아래는 컵, 위는 주전자(아래 사진)인 독특한 다기가 무척 갖고 싶었다. 차를 우려내는 동안 컵이 함께 따뜻해진다. 차는 랍상소우총을 마셨다. 향이 강하고 독특하여 집에서 직접 끓여 마시지는 않지만 이렇게 제대로 차를 끓이는 곳에 가면 찾게 되는 소나무잎 훈제 홍차다. 마음 편히 나른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집에 왔다.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는 승민오빠 무릎이 어서 괜찮아 지길.

2003년 8월 9일 토요일

2003년 8월 9일 토요일



정훈님브라세리엔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본래 점심은 [말도 없이 유럽으로 날랐다가 엽서 한 장 달랑 보낸 후 이제야 귀국한] 전션과 약속이 있었으나 시간도 얽히고, 5분 밖에 안 걸렸다는 내 말을 듣고 전션이 30분 걸려 사랑니를 뽑는 바람에 월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저녁으로 나는 파스타, 정훈님은 리조또를 먹었다. 연어는 맛있었는데 소스가 좀 느끼했다. 그래서 커피도 마셨다. 위 사진은 곁들인 케익. 멀리까지 간 김에 빵을 사 오고 싶었으나 저녁시간이라 남은 빵이 별로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쑥모닝빵초코머핀이 없어 아쉬웠다. 식사 후 걸어서 대학로 아이스베리에 갔다. 지하철 한 정거장이라 멀 것 같았는데 그냥 걷다 보니 금방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냠냠 빙수를 먹고 집에 왔다. 무척 즐거웠다. 그리고 나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2003년 8월 5일 화요일

2003년 8월 5일 화요일

아, 오늘도 재미있었는데 귀찮아서 일기를 못 쓰겠다. 그냥 자야지.

2003년 8월 4일 월요일

2003년 8월 4일 월요일 : (...)

사소한 일에서 나의 소심함을 새삼 느낀다. 괜찮다고 말했지만 실은 하나도 그렇지 않았던 걸까. 몇 년이 지났는데, 작은 계기에도 벽이 단번에 무너지고 나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을 알면서 며칠째 잠을 설친다. 많이 배웠다고, 그렇게 지금의 내가 되었으니 괜찮다고 말할 때 나는 틀림없이 진지하고 솔직했다. 하지만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 일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쩌다 들여다보면 그 자리에 남아있는 상처.

왜 그깟 일로 자살하는지 모르겠다든가, 그래도 사는 편이 좋지 않느냐는 말은 정말이지 해서는 안된다. 사람마다 나름의 상황과 기준이 있고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어쩌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저 극한까지 밀어붙여진 적이 없을 뿐인지도 모른다. 성적이 떨어져서 죽어? 빚이 300만원이라서? 애는 왜 데리고 죽었대? 쓸모없는 질문. 답할 수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묻기만 하는 사람들. 자살해도 좋을 만큼 크고 절망적인 일의 기준은 어디일까.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기준을 세울 권리가 없다.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과 어떻게든 제대로 살아보이겠다는 각오는 같은 길에 있다. 그냥 힘내서 살아보라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힘들다고 말하지 마라. 세상에 똑같이 힘든 일은 있어도 똑같이 힘든 사람은 없다.

2003년 8월 4일 월요일 : 툼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

인수오빠와 메가박스에서 툼레이더를 보았다. 라라 크로포드 역의 안젤리나 졸리는 최적의 캐스팅이다. 1편도 '언니 최고!'를 외치며 즐겁게 보았다. 안젤리나 졸리 언니는 2편에서도 여전히 멋졌다. 상어를 주먹으로 치는 장면이나 비자카드 선전은 좀....우스웠지만. 루나 신전도 기껏 발견해 놓곤 다 때려부수고 말야. 그러니까 멋지지. 환경도 보호하고 문화유산도 지키고 도굴도 하는 주인공은 뭔가 이상하잖아. 광고대로 '오직 그녀뿐!'인 엔딩이 마음에 들었다.

점심으로 이뽀뽀따뮤스에서 치킨 커틀릿을 먹었다. 스타벅스에 가서 오빠가 러시아에서 가져온 체스판으로 체스를 두었다. 휴대용 나무판으로, 가볍고 예쁘장하며 예상과 달리 불편할 정도로 작지도 않아 부러웠다. 두 사람 다 귀찮아서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는 바람에 유텡(유텡도 카메라지, 참.)으로 몇 장 찍었다. 체스는 1승 2패. 한 판은 7수만에 체크메이트로 이겼지만 너무 심한 꼼수였으니 세지 않으련다. 오랫만에 체스를 두어 좋았다. 잡기는 상대가 있어야 재미있는 법.

2003년 8월 3일 일요일

2003년 8월 3일 일요일



저녁으로 동생이 만든 스테이크 덮밥을 먹었다.

2003년 8월 1일 금요일

2003년 8월 1일 금요일

어제는 오랫동안 기른 머리를 잘랐고, 오늘은 사랑니를 뽑았다. 밖으로 보이는 부분은 아주 작았는데 꺼내 놓으니 굉장히 커서 깜짝 놀랐다. 덤으로 충치 치료도 시작. 요전에 손본 덕분에 큰 문제는 없다.
사랑니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사랑니 뽑다가 턱이 잘못되었다느니, 아파서 하루 종일 울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은 탓인지 예상했던 것에 비해 별로 아프지 않다.

밤에는 행정법 첫 수업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