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4일 수요일

2007년 1월 24일 수요일

고양이님, 명비님, cosmo님과 신림역 앞에서 만나 포베이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후에는 솟대에 갔는데, 그 곳에서 노동사회학을 공부하고 계신 소설가 KY님을 처음으로 뵈었다. 즐거웠다. 

2007년 1월 19일 금요일

2007년 1월 19일 금요일 : 간단근황

1. 급체(로 추정되는 통증) 때문에 며칠 고생했다.

2. 지난 일요일에는 제X의X 귀염X이 용진군과 신림역 앞 포베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본과 들어가고 일 년, 확실히 자신의 공부에 대해서나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나 생각하는 관점이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미소년이라 흐뭇했다. 주위 사람들의 변화를 보는 일은 즐겁다.

독서실로 들어가는 길에 추위를 무릅쓰고 녹두거리에 있는 베스킨라빈스를 갔는데, 그새 문을 닫았더라! 아쉬운 마음에 편의점에서 하겐다즈 녹차 컵을 사먹었지만......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이제 어쩌지......

3. 며칠 전, 교정 관련하여 F지 편집자 분과 통화를 하다가.

J: 그런데 여기 '반동'은 왜 '반역'으로 고치셨어요? '반역'이라고 넣어도 별로 상관이 없기는 하지만, 이유를 모르겠어서요.
E: 아, 그게 '반동' 이라고 하니까 왠지 북한이나......그 쪽으로 연상이 되어서요. (멋적게 웃으며) 전 그 세대라.
J: 헉, 저는 전혀 상상도 못 했는데!

정말로 놀랐다. 어쨌든 '반역' 으로 가기로 했다.

4. 어제 밤에는 딸기를 먹었고 오늘 오전에는 깨죽을 먹었고 오늘 오후에는 딸기를 먹은 후 커피를 곁들여 케이크를 한 조각 먹었다.

5. 집에 성적표가 왔는데, 학사행정에서 확인했을 때는 B-였던 기호논리학 점수가 B0로 올랐다. 기뻐하기에는 처량한, 이번학기 최저점이지만, 그래도 기뻤다. (Orz)

6. 요즈음은 귀염귀염한 청소년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언니는요?” 내가 아빠 차의 뒷자리, 잭 옆에 타며 물었다.
“선약이 있어.” 잭이 엄마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냈다. 엄마가 조수석에서 동생을 흘겨보았다. “끝내야 하는 학교 숙제가 있어."
“저도 숙제 있어요. ‘불참 금지’는 어떻게 된 거예요?"
“베스 누나의 성적이 우리 성적보다 중요한 거야.”  잭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  엄마가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베스는 이제 대입을 준비하고 있잖니.”
차도로 나가 시내로 향했다.
"어쨌든 언니는 브렌트 오빠랑 있을 걸.” 내가 잭에게 속삭였다. “어, 미안해.” 잭이 순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 다시 말 하기로 했어? 누나가 나한테 좋은 말을 한지가 하도 오래 되어서 말이야."
“관둬, 요가소년.” 내가 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잃어버린 고리.”
“바보.”
“차 세운다.” 아빠가 온화하게 협박했다. 잭이 몸을 굽히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베스 누나랑 브렌트 형에 대해 얼마나 알아?”
“아주 잘 알지. 하지만 너에겐 얘기 안 할래."

2007년 1월 11일 목요일

2007년 1월 11일 목요일

거울 편집장님과 홍대 앞 그릭조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 머리가 짧을 때를 기억하시는 걸 보니 몇 년 만에 뵌 모양인데, 그간 메신저에서 무척 자주 뵙고 쓰신 글도 줄곧 읽어 왔던 터라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푸짐한 샐러드, 빵, 수블라끼를 먹으며 주로 소설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한 다음, 둘 다 출판사 약속이 잡혀 있어서 일찍 일어났다. 진아님과는 여건만 되면 하루 종일도 재미있게 대화하며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즉 그럴 기회가 없었다.

B사에서는 얼마 전에 끝낸 원고를 두고 여러 관계자들이 모여 책의 방향을 함께 생각해 보는 가졌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미팅인 셈이다. 사실 나는 책의 제작 과정에서 번역자와 편집자, 출판사, 디자이너 등 관계 전문가들의 자신의 영역에 대한 확고한 책임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져 독자의 손에 도달하기까지의 길고 복잡한 과정은 분명히 흥미롭지만, 그 흥미는 기본적으로 독자 입장에서 갖는 것이다. 번역자로서는, 뭐랄까, "당신이 하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는 당신이 더 잘 알 테니 좋을 대로 하세요. 이건 당신의 책이기도 하니까요." 정도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내가 비전문가인 분야에서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 결과가 과연 내 의견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보다 나을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조금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번역 과정에 대해서는 (마치 많은 편집자들이 자신이 만든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듯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지만 말이다. 물론 이런 자세가 된 데에는, 편집장님이 지적하셨듯이,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책이 저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의 영향도 없지는 않다.

어쨌든 그래서 전날 작가 인터뷰 등 자료까지 새삼스레 복습하고; 좀 긴장해서 갔는데,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특히 영업 쪽은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라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를 끝까지 읽은 사람이 나와 편집장님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쉬웠고, 내 말이 너무 빨라서 듣는 분들이 난감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신경 쓸 걸 하고 반성했다. 그리고 사람은 역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다시금 했다. 하루에 서너 마디밖에 안 할 때가 많은데다 인터넷 메신저도 쓰지 않으니, 확실히 소통능력이랄까,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템포를 맞추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이왕 나선 김에 대학신문사에 가서 영수증 확인 건을 처리하고, 중앙도서관에 기말고사 기간에 빌렸던 참고도서를 반납했다. 2월까지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슬슬 진심으로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특별히 서둘러야 할 일은 없지만, 계약서의 일정대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닦는다.)  

2007년 1월 6일 토요일

2007년 1월 6일 토요일

서울대 백신고 동문회 선배인 00학번 형기오빠가 결혼을 했다. 올 2월 졸업을 앞둔 젊은 신랑이라서인지 결혼식장에 온 '친구' 들이 대부분 졸업사진을 찍을 때 마련한 듯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보통은 점잖게 박수를 치는 '신랑이 신부에게 키스하는 장면 사진 촬영' 에서 다들 주먹을 내밀며 '하지마! 하지마!'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밝고 유쾌했다.

식장은 학교 결혼식장이었는데, 눈이 와서 버스가 관악산을 오르지 않는 바람에 가느라 상당히 고생했다. 겨울에 식을 한다면 학교는 꼭 피해야 할 것 같다. 겨울이 아니라도, 택시기사도 길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한 캠퍼스이긴 하지만 차가 아예 가질 않으니 정말로 난감하더라. 결국 산 중턱에서 내려 한참을 도로 내려가 택시를 탔다. 후배 두현군은 (역시 산 복판에 내려) 지나가던 차를 세웠는데, 타고 보니 형기오빠의 외삼촌 분의 차였다고 한다.

전공의 시험을 치고 온 종우선배 덕분에 귀가길에는 편하게 왔다.

2007년 1월 4일 목요일

2007년 1월 4일 수요일

나는 대단히 계획지향적으로, 날마다 계획을 세워 놓고 가능한 그대로 따라 생활한다. 요즈음은 밤마다 책상 앞에 있는화이트보드에다음 날 일정을 미리 분 단위로 써 놓는다. 이렇게 하면 특히 흘려보내기 쉬운 아침과 밤 시간에 기계적으로 하려던일을 처리할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오늘 밤에 방에 들어가서 불을 켜 보니, 화이트보드에

12:20~ 허우적대다가

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는 게 아닌가! 순간 '한밤중에 뭘 하면서 허우적대는 거지? 화장실에 가야 하나?' 하고 무척 당황했다.

정답은


계획적인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기억력이 나빠서 계획대로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다.

2007년 1월 1일 월요일

2007년 1월 1일 : GONE OFFLINE

저는 지난 주부터 인터넷을 끊었습니다. 끊었다고 하니까 무슨 중독 치료중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냥 회선이 없어졌는데, 없는 상태가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으로 매일 하는 일이래봐야 toonk.com 내일의 신간 확인 정도라서요. 인터넷을 안 하니 웹서핑도 안 하고 온라인 쇼핑도 안 하고, 좋군요. 사소한 부작용은 원고도 안 한다는 것? (일부 관계자분들께는 상당히 큰 부작용이겠다는 생각이!)

독서실 공용컴이 있으니 일 주일에 한 번 정도는 들어올 것 같습니다만, 급한 연락은 반드시 전화로 주시고요, 긴 내용이거나 전화번호를 모르신다면 hanmail주소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