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30일 토요일

2006년 12월 30일 토요일

사촌동생 경락이가 다음 주에 입대를 해서, 함께 홍대 앞 이탈리안레스토랑 치뽈리나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참석자는주인공인경락이와 민영고모와 (제대를 n달 앞둔) 수호아재, 나, 아우님,  승연, 그리고 이번에 수능을 치른 승희였다.

치뽈리나에는 자리가 있을 때가 많았기에 따로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갔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어서 무척 당황했다. 결국 예약 시간이 아직 두 시간 정도 남은 다른 예약석에 자리를 잡았다.

일곱이서 피자 네 판과 뇨끼를 순식간에 뚝딱! 중간에 서버 분이 잘못 나온 피자인데 드시겠냐며 버섯+피자를 주셔서 그것까지 신나게 먹었다. 여럿이 앉아서 먹다 보면 배가 불러도 계속 음식에 손이 간다.

식후에는 투썸플레이스에서 차를 마셨다.

2006년 12월 26일 화요일

2006년 12월 26일 화요일 : 과학기술창작문예 송년회의

과학기술창작문예 3주년 결산 회의에 참석했다. 광화문 근처에 있는 모 중국음식점(예전 이름은 '공을기객잔'이었단다.)에서 과학문화재단 측 담당자 세 분과 기수상자 다섯 명, 그리고 심사위원 네 분이 참석했다.

2006년 12월 24일 일요일

2006년 12월 24일

올해 크리스마스는 파리바게트의 단호박 케이크로.


케이크를 다 정리하고 파란 산타 장식이 남았다.

어머니: (손 끝으로 산타와 악수를 하며) 안녕하세요~
나: 으앗, 엄마, 인사를 하시면 어떡해요. 관계가 형성되어 버렸잖아요! 이제 이거 어떻게 버리라고......
아우님:  그렇네, 관계가 형성되어 버렸네.
어머니: 아, 그런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산타 손을 잡으며) 안녕히 가세요~
자, 이제 됐지?

.......정말로 그걸로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2006년 12월 23일 토요일

2006년 12월 23일 토요일 : 라이언 킹

에라오빠 결혼식

아우님: 사자는 어떻게 표현했어?
나: 머리 위에 가면? 탈 비슷한 걸 달았는데......설명하려니까 잘 안 되는데 여튼 보면 그럴듯해.
아우님: 아하. 그런데 네 발로 걸어?
나: (폭소하며) 아니, 두 발이지! 뮤지컬인데 네 발로 걸으면 춤을 못 추잖아.
아우님: 그렇구나. 그게 사실 계속 궁금했거든. (혼잣말처럼) 직립보행이었군......

2006년 12월 15일 금요일

2006년 12월 15일 금요일 : 기말고사 근황

기말기간이(었)다. 일단 오늘 서양근대경험주의 시험을 치렀으니, 다음 주 초까지 한 숨 돌렸다. 월요일에 사회복지법제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긴 하지만, 내일 일을 오늘 하자는 대원칙에 따라(뻥) 대충 써 뒀기 때문에 주말에는 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수요일에 제출해야 하는 한국철학사 기말보고서의 주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점은 조금 걱정이다. 몇 가지 생각해 두긴 헀는데, '손으로 써서 내는' 과제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잘 모르겠다. 아마 결국 컴퓨터로 작성한 다음에, 그걸 손으로 옮겨 쓰지 않을까 싶다.

수요일에는 기호논리학 기말고사를 보았다. 지난 주부터 계속 준비했는데, 막상 문제를 받고 보니 너무 어려워서 좌절했다. 나만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점이 안심이라면 안심이지만 - 다 치고, 옆의 누군가가 "한 시간만 더 있었으면 다 풀었을 텐데." 라고 하더라. 무척 공감했다. - 중간고사에 미치지 못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 성적이 높아진 경우 가산해 준다는데, 그럼 나는 상대난이도가 어떘든지 난감해진다.; 단축규칙 T가 없는 형식체계 따위에서 살고 싶지 않아......

금요일에는 서양근대경험주의 기말고사와 소논문을 함께 제출해야 했다. 중간고사가 없었던 과목이고 소논문이 학점의 반을 결정짓기 떄문에 중요했다. 나는 처음부터 당연히 흄의 회의주의에 대해 쓰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흄의 인식론에 대한 책을 잔뜩 빌려 와서 큰 꿈을 안고 개요를 잡다가. 중대한 문제점을 깨달았다.

1) 내용이나 사상 정리가 아니라, 반드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전개하는 글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2) 흄의 인식론에 대해 쓴다면 흄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3) 비판적으로 검토하려면 비판거리를 찾아야 한다.
4) 나는 흄의 사상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고, 놀라울 만큼 납득가능한 논증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흄을 숭배하고 있다.
5) 따라서 흄의 회의주의에서 비판거리를 찾아 쓰는 것은 내게 무척 어렵다.

뒤늦게 이 상황을 깨닫고, 그러모은 흄 책을 쇼핑백에 도로 집어넣고 새벽 네 시까지 끙끙대며 로크의 인과적 실재론에 대해 썼다. (이 일로, 나는 졸업논문을 경험론이 아니라 중세 신학에 대해 써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로크를 고른 이유는 순전히 1) 집에 흄 다음으로 관련서가 많으니 급한대로 뭐든 쓸 수 있을 것 같았고 2) 버클리가 로크의 실재론을 정면으로 벌써 반박했기 때문에 로크를 비판하기 쉽고, 버클리를 재비판하는 것이 흄이나 로크를 비판하는 것보다 내게 쉬워서 였는데,

여기서 반전

잇힝~♡

흄 얘기를 하다 보니 생각났는데, 흄의 어머니는 독실한 칼뱅교도였으나 흄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신의 존재에 매우 회의적이었다. 흄이 죽을 때가 되자 사람들이 이 유명한 무신론자가 회개를 하나 안 하나 궁금해 하며, 자꾸 괜히 찾아와서 회개 안 해서 지옥 가면 어쩔 거냐고 물어봤단다. 그러면 흄은 석탄이 한 무더기 있으면 불에 타지 않는 석탄 덩어리가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느냐고 답했다. 비록 그가 한 세기만 늦게 태어났다면 기적이나 도덕에 관해 생각한 것을 다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어쩌면 무신론자라고 교수 임용이 두 번이나 거부되거나 출간도서가 금서 목록에 오르거나 그런 견해 때문에 신앙심 있는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전혀 인용되지 않는 기묘한 일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쉽지만, 그래도 나는 이 에피소드를 떠올릴 때마다 대단히 유쾌해진다. 

2006년 12월 11일 월요일

2006년 12월 11일 월요일 : 근황

1. 기말고사 기간이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기말고사와 기말보고서가 이틀 정도 간격으로 계속 이어진다.

2. 학원에서 정치학 수업을 듣고 있다.

3. 알랭 들롱 회고전에서 [사무라이] 가 빠졌다. 이에 대한 나의 반응은

이렇다.


4.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상영회를 위한 설문 조사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나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5. 두고 두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사소한 일들이 있다. 왜 했는지도 잘 알 수 없는, 들은 사람은 흘려 넘겼을 시시한 거짓말, 실수로 버린 작은 물건들, 그 다음의 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순간적인 오판 같은 것들.

6. 춥다.

7. 12월 5일 화요일에는 cosmo님의 사무실에서 IDA님을 처음으로 뵈었다. 글을 읽었을 때는 차분하고 정적인 분이시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뵈니 시원하고 서글서글한 느낌의 아가씨셨다. 직접 뵌 다음에 쓰신 글을 다시 읽으니 그런 외모가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cosmo님과 잡지 준비팀 직원분들, IDA님, 배명훈님, B사 대표님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8. 12월 6일 밤에는 녹차라뗴와 고구마 호빵을 먹었다.

9. 12월 7일 밤에는 짜장범벅을 먹었다.

10. 12월 8일에는 새로 주문한 차를 받았다. 이번에는 할센앤리온 아쌈(Assam)으로 밀크티를 만들어 마셔 보기로 했다. 할센앤리온의 홍차는 처음이다. 위타드(Whittard of Chelsea) 아쌈으로 만든 밀크티가 정말 맛있었지만 - 아마 홍차 한 통을 그렇게 빨리 비운 건 위타드 아쌈이 처음일 듯 - 더 맛있거나 취향에 맞는 차가 나올지도 모르니 계속 이것 저것 시도해 보고 싶어서였다.

11. 12월 9일에는 HL 아쌈으로 밀크티를 만들....려고 했으나, 딴 생각을 하다가 우유를 데워 거품을 내 버렸다.

2006년 12월 4일 월요일

2006년 12월 4일 월요일 : 제 48회 서울대학교 대학문학상

제 48회 교내 대학문학상 소설 부문에서 가작을 받았습니다. :)

소설 전문([마산앞바다])
심사평
수상소감

오늘부터 배포되는 12월 4일자 대학신문(1697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