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30일 일요일

2006년 4월 26일 수요일

2006년 4월 26일 수요일

늦은 저녁에 98학번 K선배의 부고를 들었다. 지난 학기까지 같은 전공 수업을 듣고, 졸업식 날에도 보고, 바로 오늘 오전에 과 실습 게시판에서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선배의 계획서를 보며 아, K오빠는 집이 부산이구나, 하고 실습과 상관없는 생각을 했었다.

검은 점퍼를 대충 꿰어 입고 급히 빈소에 다녀 왔다. 상주 자리에 내 또래일 동생이 서 있었다.

밤에는 잠을 설쳤다. 나는 죽음이 두렵다.

2006년 4월 22일 토요일

2006년 4월 22일 토요일 : 우디 알렌 특선 - 스타더스트 메모리

필름포럼의 우디 알렌 특선전 '우디가 말하는 알렌(Woody on Allen)'에서 우디 알렌의 1980년 작 '스타더스트 메모리(Stardust Memories, 1980, B&W, 91m)'를 봤다. 우디 알렌도 드디어 '전' 을 하는구나. 우디 알렌의 90년대 이전 작품은 전혀 보지 못했던 터라, 마침내 특선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꽤 기뻤다. 예전에 사망하거나 작품 활동을 중단한 감독들의 영화는 DVD나 비디오를 애써 구해 보기도 하는데, 오히려 아직 살아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동시대 감독들의 영화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는다.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많이 남아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인지, '개봉'하는 신작들로 배가 불러서인지 느긋해 진다. (그렇다고 개봉할 때 보러 가느냐 하면, 이 경우에는 '이번에 못 봐도 특별전이라든지, 뭔가 또 하겠지.' 하고 늑장 부리는 사이에 종영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스타더스트 메모리즈'의 첫 장면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펠리니나 패러디에 대한 것이 아니라 '헉, 우디 알렌이 저렇게 젊다니!' 였다. 관객은 딱 필름포럼 특선전 정도로 들어온 것 같았는데,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보아서 좋았다. 우디 알렌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자면, 내가 이 감독의 감각에 맞춰 웃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워진다. 그래도 우디 알렌의 유머에 들에 있는 정말이지 순진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시니시즘에는, 자학적으로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를 본 다음에는 카페 뎀셀브즈에서 용진군과 만났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들었다.

J: 와, 정말 재미있다. 그냥 이렇게 말로 하지 말고 글로 써 둬. 그러면 나중에 다시 보면서 또 즐거울 수 있잖아.
Y: 으흠. (조금 혹하는 듯 함.)
J: 제목은 'XX의대 귀염둥이 용진군의 본과일기'로 하는 거야. 아니, 아예 블로그에 올리는 게 낫겠다. 그럼 내가 잘 갈무리해서 인쇄해 뒀다가, 나중에 너 결혼할 때 신부한테 선물로 줄게. "이걸 읽어 보면 남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하고.
Y: ......그렇게 더 잘 이해할 필요는 없는데요. OTL

늦게 만난 터라 차만 한 잔 하고 헤어졌다.

2006년 4월 18일 화요일

2006년 4월 18일 화요일

이제 말년 병장 티가 완연한 인수 오빠와 녹두에서 만나 우동촌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오빠를 알아보고 양갱을 많이 주셔서 신나게 먹었다. 오빠는 귀대하는 길이라 군복을 입고 특전사라고 쓰인 시꺼먼 가방을 메고 왔다. 군대 가기 전엔 몰랐는데, 지금은 길에 있는 군인들이 다 눈에 들어온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신림동에도 군복 입은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식후에는 오빠에게 남은 휴가 시간을 수시로 알려 주며 (...) 차를 마셨다. 오빠 부대에 러시아에 유학을 다녀온 사람을 비롯, 체스에 능한 사람들이 몇 있어 함께 체스를 두고 있단다. 오빠가 입대하기 전에는 둘이 도토리 키재기 체스 스터디를 했었는데, 나는 그 뒤로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해 체스를 거의 두지 못했다.

J: 아니, 그럴 수가! 체스는 좋은 상대가 있으면 금세 늘잖아요. 혼자 도토리에서 호두가 되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욧!
H: 호두라니! 그래, 난 호두마루가 되고 말거......
J: 풉.

소식이야 종종 들었지만, 직접 얼굴을 보니 새삼 반갑고 즐거웠다. 이런 저런 SF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실로 오랜만에 집에서 쉬었다. 전화를 받지 못할 때가 많아 평소에는 휴대폰을 늘 음성 사서함으로 돌려 놓는데, 오늘은 집에 있다 보니 깜박 하고 사서함을 꺼 놓았다. 오후에 전화기를 들여다 보니, 하필 그 새 부재중 전화가 한 통 와 있다.

J: 어, 부재중 전화 왔네요. (라고 하고 내버려 둠)
M: 전화 안 해 봐도 되니?
J: 네, 전 전화 워낙 안 받으니까, 모르는 번호 오면 거의 다 스팸이에요. 가끔 일 때문에 오는 전화 놓치는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M: 그럼 해 보지 그래?
J: 혹시나 해서 다시 걸어 보면 맨날 못 받는 번호라거나, '안녕하세요 고객님~'인걸요, 뭐. 설마 원고 청탁 전화 같은 거 오겠어요. 중요한 일이면 메일로 오겠죠.

까지 말하고 방에 들어가려는 찰나, 다시 전화가 왔다.

정말 출판사였다. -_-; 무섭게시리.;

K2사에 들러 SF는 미래 예측 장르가 아니라는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열변을 토하고 -거짓말. 사실은 가족이나 오래 된 친구가 아닌 사람을 만난 게 하도 오랜만이라 얼떨떨했다. 경험한 사람은 알겠지만, 늘 비슷한 장소(나 같은 경우엔 집)에서 최소한의 일상 회화만 하다 보면 성량 조절과 문장 길이 조절이 잘 안 된다.- 동진님과 오랜만에 만나 '아 따블르'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판 찍는 걸 깜박 했다. 프랑스 어를 전혀 못 하니까,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재료명만 남고 - 게살이라든가, 오이 소스라든가, 양송이 스프라든가 하는 식으로 - 구체적인 요리법이나 요리명을 쉬 잊어버린다. 프랑스 어와 이탈리아 어는 조금 할 줄 알면 좋겠다.

외국어 하니 생각나는데, 어학연수 지원 프로그램이나 유학 지원 프로그램 등의 학생 선발 시 비영어 외국어 실력 평가를 위해 우리 학교가 자체 개발한 SNULT라는 시험이 있다. 막연히 독일어학원 반배정 시험 같은 생존형 문법 평가겠거니 생각하며 마음 편히 있었는데, 지난 달에 서점에서 우연히 그 독어 판 교재를 보고 몹시 당황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독어 텝스였다. -_- 인문학에서 공학까지 전 학문을 고루 아우르는 긴 지문......이게 아닌데......orz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하고 바깥 바람도 좀 쐬었더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2006년 4월 9일 일요일

2006년 4월 9일 일요일 : 자미두수

서늘님 홈페이지에서 보고 해 봄.

http://egosan.com/menu_02_1.html

제이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