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14일 금요일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실로 오랜만에 집에서 쉬었다. 전화를 받지 못할 때가 많아 평소에는 휴대폰을 늘 음성 사서함으로 돌려 놓는데, 오늘은 집에 있다 보니 깜박 하고 사서함을 꺼 놓았다. 오후에 전화기를 들여다 보니, 하필 그 새 부재중 전화가 한 통 와 있다.

J: 어, 부재중 전화 왔네요. (라고 하고 내버려 둠)
M: 전화 안 해 봐도 되니?
J: 네, 전 전화 워낙 안 받으니까, 모르는 번호 오면 거의 다 스팸이에요. 가끔 일 때문에 오는 전화 놓치는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M: 그럼 해 보지 그래?
J: 혹시나 해서 다시 걸어 보면 맨날 못 받는 번호라거나, '안녕하세요 고객님~'인걸요, 뭐. 설마 원고 청탁 전화 같은 거 오겠어요. 중요한 일이면 메일로 오겠죠.

까지 말하고 방에 들어가려는 찰나, 다시 전화가 왔다.

정말 출판사였다. -_-; 무섭게시리.;

K2사에 들러 SF는 미래 예측 장르가 아니라는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열변을 토하고 -거짓말. 사실은 가족이나 오래 된 친구가 아닌 사람을 만난 게 하도 오랜만이라 얼떨떨했다. 경험한 사람은 알겠지만, 늘 비슷한 장소(나 같은 경우엔 집)에서 최소한의 일상 회화만 하다 보면 성량 조절과 문장 길이 조절이 잘 안 된다.- 동진님과 오랜만에 만나 '아 따블르'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판 찍는 걸 깜박 했다. 프랑스 어를 전혀 못 하니까,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재료명만 남고 - 게살이라든가, 오이 소스라든가, 양송이 스프라든가 하는 식으로 - 구체적인 요리법이나 요리명을 쉬 잊어버린다. 프랑스 어와 이탈리아 어는 조금 할 줄 알면 좋겠다.

외국어 하니 생각나는데, 어학연수 지원 프로그램이나 유학 지원 프로그램 등의 학생 선발 시 비영어 외국어 실력 평가를 위해 우리 학교가 자체 개발한 SNULT라는 시험이 있다. 막연히 독일어학원 반배정 시험 같은 생존형 문법 평가겠거니 생각하며 마음 편히 있었는데, 지난 달에 서점에서 우연히 그 독어 판 교재를 보고 몹시 당황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독어 텝스였다. -_- 인문학에서 공학까지 전 학문을 고루 아우르는 긴 지문......이게 아닌데......orz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하고 바깥 바람도 좀 쐬었더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댓글 2개:

  1. SF는 미래예측장르가 아니라는 열변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셔도 됩니다...(...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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