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30일 화요일

2003년 9월 30일 화요일


오늘의 전리품

오후에 독서실에 앉아 하염없이 졸다가 인수오빠와 떼르드글라스에 가서 체스를 두었다. 키켓 다섯개 올인....물론 이겼으니 키켓은 내 차지였다. 하지만 사실 내가 질 경우에 대해서는 정해 놓지 않고 그냥 이기면 인수오빠의 전재산(...)을 내가 가져가기로만 해 놓고 둔, 조금 이상한 내기였다. 스테일이 될 법한 엇비슷한 상황에서 내 폰이 퀸으로 프로모트하여 판이 갈렸다. 생각해 보니 사람과 두어 프로모션으로 이기기는 처음이다. 팜은 가끔 프로모션 해도 내바려 두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은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인지 프로모션 직후 잡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얼른 막아버리는 것 같다. 나도 늘 그렇고. 설마 수를 길게 볼 줄 모르는 초급자의 습관?

LotR 3편과 매트릭스 3 티져 트레일러가 떴다. 음....아라곤, 역시나 멋진 모습.

2003년 9월 27일 토요일

2003년 9월 27일 토요일

오늘은 지정훈님라리에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라리에또는 지금껏 거의 저녁에만 가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이번에 참으로 오랫만에 점심 때 가서 창가에 앉은 덕분에 맛있는 파스타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었다. 아래는 강력추천메뉴 토마토치즈스파게티, 그 아래는 콜드 엔쵸비 푸타네스카. 꽤 오래 전부터 먹고 싶었넌 메뉴인데 마침 오늘 날씨가 더워서 도전해 보았다. 맛있고 시원하지만 조금 짰다.




식사 후에는 미고에 가서 케익과 차를 들었다. 나는 얼그레이. 미고는 좀처럼 가지 않는 곳이라 낯설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얼그레이를 잎차로 줘서 조금 놀랐다. 케익은 뭐 그냥그냥...나는 아무래도 아루나 에구찌 같은 쪽 케익이 더 맞는 것 같다.



2003년 9월 26일 금요일

2003년 9월 26일 금요일

며칠 전에 드디어 행정법을 끝까지 보았다. 예정보다 일 주일 가까이 늦었기 때문에 대강 다 보긴 했어도 걱정스럽다. 추석 연휴에 놀아버린 후유증으로 연휴 전에 공부했던 앞부분을 많이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다 잘 안 외워지거나 다시 확인할 부분을 포스트 잇에 대충 적어 옆에 붙여놓았는데,지금 다시 보니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이상한 요약이 많아 난감하다.
대체 지방의회 40 35 15 128 80이 뭐지? 일(日)수라는 것이야 알겠지만 무슨 일인지 알아야 외워도 쓸모가 있을 것 아닌가. 가장 난감한 단어는 공법보위계가로, 심지어 '위'와 '가'에는 동그라미까지 쳐 놨다. 대체 뭐지? 뭘까? 점심을 먹는 내내 고민했건만 아직도 모르겠다. 위는 위법, 보는 보호이익? 아 이것 참.....;
예전에 핸드폰을 진동으로 바꾸려다 진동 전환 버튼인 * 대신 잠금 버튼인 #를 눌렀다가 내 폰의 암호를 내가 몰라서 꼬박 하루 동안 폰을 쓰지 못한 후 결국 고객센터에 간 적이 있는데, 지금 기분이 딱 그 때 같다.

이번 주에는 "놀아줘놀아줘놀아줘"라는 나의 어리광을 받아 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양갱을 먹고 있다.

악. 양갱 체했다;

2003년 9월 24일 수요일

2003년 9월 20일 토요일

2003년 9월 20일 토요일

토요일에는 아버지와 서울대병원에서 개최한 만성신부전증 환자를 위한 강의: 투석과 이식을 들으러 갔다. 만성신부전증의 발병 요인, 악화 요인을 설명하고 신부전증 환자에게 적합한 식이요법을 소개하는 강의였다. 뒷 부분에 투석요법과 이식수술에 대한 강의도 했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 식이요법까지만 들었다.

강의 내용은 나중에-

2003년 9월 19일 금요일

2003년 9월 19일 금요일 : 서울시향 제 631회 정기연주회

프로그램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 Op.83
브람스 교향곡 1번 c Op.68

지휘 곽승, 협연 게른하르트 오피츠 (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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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여만에 돌아온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여름 내내 청소년 음악회밖에 하지 않는 바람에 악장님이 무척 보고 싶었다. 물론 청소년 음악회라도 가면 되겠지만, 도무지 아이들의 압박은 이겨낼 수가 없다. 티켓링크에 뜨자마자 예매를 하고 줄곧 기다렸다.
신림에서 바로 가기는 처음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넉넉히 나간 덕분에 정신없이 뛰어 간신히 지각을 면했다. 왜냐하면 또 지하철을 반대 방향으로 탔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브람스 두 곡이었다. 사실 예매할 때는 '시향 공연이 아니라면 절대 일부러 가지 않을 프로그램'이다 싶었는데, 막상 가서 들으니 예상과 너무나 달라서 크게 놀랐다. 지금껏 브라아아암스는 무어언가아아 이러어어언 느끼이이임이라고 생각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마이너스 시너지랄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히 처음부터 브라아아암스 공연을 피하지는 않았을 텐데.

여하튼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경우 협연자는 듣기에도 보기에도 편한 연주를 하는 타입이었으나 몇몇 부분에서 오케스트라에 묻힌다는 느낌도 조금 받았다. 1악장은 숨 돌리느라 거의 못 들었고.....3악장과 4악장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4악장의 경우, 들으면서 브람스가 생각(편견?)보다 훨씬 낙천적인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향곡 1번도 좋았다. 이번에 내가 이렇게 놀란 가장 큰 이유는, 브람스가 늘어지고 지겹다고 생각해 왔던 것과 달리 각각 50분에 달하는 두 곡이 모두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감각이 돋보여서, 심상을 타고 곡을 따라가다 보니 말 그대로 시작하기가 무섭게 공연이 끝나 있었기 때문이다. 교향곡 1번 말미에서 트럼펫/트럼본 쪽이 필요 이상으로 튀어 시끄러울 지경이었고, 호른 주자 한 명은 악기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계속 호른을 뒤집어 털기를 반복하여 산만했지만 전체적으로 무척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악장님을 다시 뵈어 기쁘고 감격스러웠던 마음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여전히 멋있었다. 헤헤. 참, 피아노협주곡에서 첼로 수석 이정근씨가 오랫만에 돋보였으나 자리가 피아노 바로 뒤라서 연주하는 내내 머리카락 끝자락밖에 안 보여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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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기연주회는 10월 9일(베를리오즈, 라흐마니노프, 슈만)
아, 베를리오즈 하니까 환상교향곡이 듣고 싶다. 시향공연예정에는 없고.....하는 교향악단 어디 없으려나.

2003년 9월 15일 월요일

2003년 9월 15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 파워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 소식이 없다. 옆에서 동생이 '아까 내가 하려고 했는데 안 켜지더라.'고 해서 끌어내어 뚜껑을 열어보았다. 처음에는 파워가 나간 줄 알았는데 툭툭 쳐 보니 어딘가 어리버리한게 아무래도 접촉 불량 증상이다. 차라리 파워면 그냥 하나 사다 끼우면 되는데......마구 괴로워하며 아침식사를 한 후, 앉아서 천천히 뜯었다. 아직도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조립한 뒤론 멀쩡히 돌아가니 일단 되었다. 다음에 컴을 사면 케이스는 꼭 절연체로 골라야지. 튜닝을 염두에 두고 커다란 금속 케이스를 샀더니 무게도 부담스럽고 여러모로 고생이다. 물론 귀찮아서 튜닝따위 하지도 않고. 이왕 재조립한 김에 바이오스 로고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위 그림)

아침부터 진을 빼고 나니 지쳤다. 그래서 카푸치노를 한 잔 만들어 마시고 독서실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모카포트를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가방을 싸러 들어갔는데, 잠시 후 부엌에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카포트의 금속망을 빼 놓는 바람에 압력을 못 이긴 커피가 퍼어엉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아아,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간 끈적끈적한 커피들!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이었다. 부엌 벽은 물론이고, 식기건조대, 찬장, 바닥, 냉장고.......일일이 닦고 설거지도 새로 했다. 끝내니 오후 2시. 컴퓨터 조립하고, 커피폭탄 터뜨리고, 청소 하느라 몇 시간을 보내고 나니 상쾌한 월요일은 커녕 기력이 쇠진하고 말았다.

여하튼 모카포트(놀랍게도 무사했다)로 새로 커피를 끓여 카푸치노를 만들어 마신 뒤 느릿느릿 독서실에 갔다.
저녁에는 인수오빠와 우동촌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체스도 두었는데 졌다. 마무리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한 듯.

2003년 9월 14일 일요일

2003년 9월 14일 일요일


(호박스프)

완결주의 프로그래머 승민오빠제니스카페테리아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빠가 이번에 새로 마련한 셀빅도 구경했다. PDA폰이 처음 나왔을 때는 어마어마한 크기에 실용성도 떨어져 도무지 쓰고픈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요즈음 나오는 PDA를 보면 서서히 이상적인 크기와 성능에 다가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샌드위치)



배불리 먹고 느긋하게 앉아있다 리브로에 가서 홍차를 마셨다. 홍차보다도 리브로와 함께 있는 미술서점&아트샵 아티누스 구경이 재밌었다. 특히 예전부터 갖고 싶던 glass pen 실물을 보니.......이런 필기구나 지류는 막상 사 놓으면 썩 쓸 일이 없는데도 볼 때마다 소녀의 로망을 자극한단 말야.(다시 불타고 있다)


(와인셔벳)

2003년 9월 13일 토요일

2003년 9월 13일 토요일




이수현님과 신촌역 2번출구 앞에 있는 샌드위치/케익집 투섬플레이스(A Twosome Place)에서 샌드위치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작년 겨울에 문을 열었을 때 부터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수선한 신촌에 있다 보니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깔끔하고 맛있는 조각케익이 잔뜩 있는 멋진 곳이었다. 휴일이라 한산하여 더욱 좋았다. 왁자지껄한 평일 낮을 피해 가면 꽤 편하게 앉아 쉴 수 있을 듯. 카메라를 또 두고 나가 사진을 못 찍었다.

지정훈님과 강남 교보에서 조금 놀다가 뉴욕제과에서 케익을 먹고 독서실에 갔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저녁이 되자 몹시 지쳤다. 음.....주말이니까 쉬어야지! (>_<)

아참, 303번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세 대가 버스 옆에 나란히 섰다. 운전자는 각각 Ride Free, Harley Davidson, Seoul Korea (<-이건 대체...;)라고 쓴 점퍼를 입고 있었다. 튜닝을 어떻게 했는지 옆 버스에 탄 나까지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다. 가속도 엄청 빠르고......운전을 할 줄 모르니 다른 감이야 모르겠지만, 신호가 바뀌자 휭하니 달려가는 모습이 멋졌다. (하지만 Seoul Korea는 대체 뭐였지?!?!)

2003년 9월 10일 수요일

2003년 9월 10일 수요일 :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 자체는 무난한 줄거리에 무난한 캐스팅, 무난한 특수효과와 액션과 로맨스의 큰 흠 없이 무난하게 재미있는 헐리우드 영화였지만, 캡틴 존 스패로우가 정말 멋졌으니 반칙. 아아아아아아아아 멋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디비디도 사야지. 그래서 선장님 나오는 장면만 자꾸자꾸 봐야지. 젊은 엑스트라 둘, 특히 올랜도 블룸에 대해 말이 많던데 나는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

동진님과 메가박스에서 보다.

2003년 9월 9일 화요일

2003년 9월 9일 화요일

303번 버스에서 졸다가 지갑을 두고 내렸다. 역에 버스가 섰을 때야 깜박 깨어 정신없이 가방을 챙겼다. 손에 지갑을 들었다고 생각했으나 내린 다음 보니 지갑과 비슷한 크기의 페이퍼백이었다. -_-; 지치고 머리도 멍해 '잃어버렸나보다'하고 터덜터덜 걸어왔다. 조금 걷다 보니 정신이 들면서 슬슬 지갑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퇴근 시간의 버스에서 흘렸기 때문에 영영 못 찾으리라 생각했는데, 어떻게 용케 버스 종점까지 무사히 갔단다. 정지한 신용카드 때문에 며칠 불편하겠지만(사실 지금 차비로 쓸 동전을 못 찾아서 집에 있다) 지갑 찾은 게 어디야. 하하.



정말 후회하는 일은 '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뭐, 그렇다고.

2003년 9월 8일 월요일

2003년 9월 8일 월요일

내일이 석준이의 생일이라 함께 치뽈리나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지난 봄에 이태원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니 꽤 오랫만이다. 방학 내내 길렀던 머리카락을 오늘 잘랐다는데, 나는 방학 동안 한 번도 못 만났기 때문에 오히려 지난 번보다 머리카락이 길었구나 싶었다.


까쁘레제


피자 크루마이어

뇨끼를 시켰더니 이번에 새로 메뉴에 넣으려고 준비중인 뇨끼가 있는데 한 번 드셔보시겠냐고 믈어보길래 도전해 보았다. 뇨끼에 들어간 치즈 이름을 집에 오는 길에 잊어버렸다. 고르곤졸라였던가? 여하튼 꽤 괜찮았다. 크림소스 베이스인데도 생각외로 느끼하지 않았고, 호두도 맛있었다. 자주 먹을 만큼 내 취향에 맞지는 않지만(이상하게도 나는 최근 크림소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갔을 때 한 입씩 곁들이기 딱 좋을 듯.


뇨끼


식사를 끝내고 제니스 카페테리아에서 커피와 티라미수. 고시생 두 명 답게 '꿩사냥과 비둘기사냥'(군인이 휴식 중 군용 총으로 꿩사냥을 하다 사고를 낸 것은 공무상 손해배상의 대상이고 같은 상황에서 비둘기 사냥은 공무상 손배가 아니라는 판결), '고개끄덕끄덕'(12.12사건) 같은 얘기를 하며 놀았다. 심지어 재미있었다. 하하. 쭈냐가 포장도 열어 보지 않고 선물이 무엇인지 맞추어 깜짝 놀랐다. 생일 축하해.

2003년 9월 6일 토요일

2003년 9월 6일 토요일

사실 어제는 밖에서 빈둥빈둥 돌아다니다 늦은 오후에야 독서실에 들어갔는데 가서 보니 사물함 열쇠를 가져 가지 않아 공부할 책은 하나도 없고 집에서 열쇠를 챙겨가기도, 그냥 하루 논다고 생각하고 집에 와 버리기도 어정쩡한 상황이 되어 하루를 공쳐버렸다. 급한 대로 미진이에게서 행정법 책을 빌려서 몇 장 읽기는 했지만 어디 그걸로 되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힘도 빠지고.

오늘(토)은 오전에 독서실에 들러 책을 한 권 챙긴 후 소일삼아 하고 있는 논문 데이터베이스 번역(주말 마감)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학교 전산실에 갔다. 그런데 이번엔 또 이게 웬 일, A:디스켓에 담아온 파일이 오류가 나며 열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백업도 안 해 놓고 달랑 디스켓 하나 뿐인데......순간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전산실 컴퓨터는 소소한 오류가 잦으니 디스켓이 아니라 컴퓨터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옆의 다른 컴퓨터에서도 오류가 나면 좌절할 것 같아 우선 식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 한 숨 잔 뒤에 집 컴퓨터에 다시 넣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때맞춰 정훈님이 msn에 들어오셔서 함께 홍대 앞에 있는 파스타집 소노에서 점심이랑 저녁 중간 식사를 했다. 본래 오랫만에 치뽈리나에 들를까 싶어 홍대 쪽으로 가다, 오후 4시라 문을 열지 않았을 것 같아 일전에 듣고 가 보고 싶었던 소노로 방향을 바꿨다. 아담하고 편안한 파스타집이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좁아 불이 나면 몹시 곤란할 것 같았지만. 하하. 정훈님이 공부할 때 먹으라고 쪼꼬쪼꼬도 선물로 주셨다. 아아~ 난 초컬릿이 정말 좋아~ 손에 한가득 차는 초컬릿 상자를 들고 맛있는 파스타를 먹은 후 제니스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다가(소노에서 제니스로 간다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집에 왔다. 정훈님이 너무 많이 자서 정신이 멍하다고 하시길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열이 나셔서 깜짝 놀랐다. 우우. 걱정.


쪼꼬쪼꼬

마늘빵

새우파스타~

집에서 디스켓을 넣어보니 오오, 역시나 오류. 틈날 때마다 조금씩 했던 50장을 살포시 날리고 말았지만 백업 안 해 놓은 내 잘못이니 누구를 탓하며 누구를 한하리오. 초컬릿도 있고 파스타를 먹어 배가 부른 덕분인지 아깝긴 해도 참담하지는 않았다. 이런 건 한숨 쉴 시간에 하면 되니까.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와 새로 파일을 받아 일단 절반 하고 잤다. 나머지 반은 일요일에.

2003년 9월 5일 금요일

2003년 9월 3일 수요일

2003년 9월 3일 수요일

아침에 콘택트 렌즈가 눈에 잘 들어가지 않아 고생하다 어찌저찌 끼고 갔는데, 저녁에 그만 일이 나고 말았다. 렌즈가 사라진 것이다. 오른쪽 눈 안으로.....-_-; 도무지 보이지가 않아서 혹시나 떨어뜨렸나 세면대며 욕실을 온통 찾아봐도 없고 눈은 아무것도 안 꼈을 때처럼 안 보이면서도 묘하게 이물감이 느껴지며 아팠다. 찾아도 안 보이고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굴리며 만져봐도 안 잡히기에 그냥 뭐 어딘가 있겠지 하고 세수를 하다 문득 눈을 뜨니 왼쪽과 오른쪽 시력이 달라져 있었다. 세수하는 사이에 렌즈가 돌아왔던 것이다. 주물럭 주물럭 빼냈다. 밤에 괜히 찾느라 온 가족 놀라게 하고 눈이 새빨개졌다. 그런데 눈알 참 크더라. 그리고 뜻밖에 볼륨감(...)도 있고. 신기했다.

2003년 9월 1일 월요일

2003년 9월 1일 월요일



개강일이었다. 상관없이 독서실에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학교에 올라갔다. 개강하여 바쁘게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애틋하거나 아쉬운 마음이 들 줄 알았는데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승민오빠가 요전에 휴학하며 '3학년 쯤 되니까 이제 괜히 휴학 한 번 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저녁에는 인수오빠와 철판볶음밥을 먹고 떼르드글라스에서 체스를 두었다. 오빠가 이번에 (나의 뽐뿌질에 넘어가서) 새로 산 유리 체스판으로 두었다. 가지고 다니면서 두기에는 적합치 않지만 꽤 예뻤다. 대접전 끝에 승. 한 판 두고 진이 다 빠졌지만 깨끗한 승부라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