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5일 월요일

2003년 9월 15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 파워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 소식이 없다. 옆에서 동생이 '아까 내가 하려고 했는데 안 켜지더라.'고 해서 끌어내어 뚜껑을 열어보았다. 처음에는 파워가 나간 줄 알았는데 툭툭 쳐 보니 어딘가 어리버리한게 아무래도 접촉 불량 증상이다. 차라리 파워면 그냥 하나 사다 끼우면 되는데......마구 괴로워하며 아침식사를 한 후, 앉아서 천천히 뜯었다. 아직도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조립한 뒤론 멀쩡히 돌아가니 일단 되었다. 다음에 컴을 사면 케이스는 꼭 절연체로 골라야지. 튜닝을 염두에 두고 커다란 금속 케이스를 샀더니 무게도 부담스럽고 여러모로 고생이다. 물론 귀찮아서 튜닝따위 하지도 않고. 이왕 재조립한 김에 바이오스 로고 커스터마이징을 했다. (위 그림)

아침부터 진을 빼고 나니 지쳤다. 그래서 카푸치노를 한 잔 만들어 마시고 독서실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모카포트를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가방을 싸러 들어갔는데, 잠시 후 부엌에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카포트의 금속망을 빼 놓는 바람에 압력을 못 이긴 커피가 퍼어엉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아아, 사방팔방으로 튀어나간 끈적끈적한 커피들!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이었다. 부엌 벽은 물론이고, 식기건조대, 찬장, 바닥, 냉장고.......일일이 닦고 설거지도 새로 했다. 끝내니 오후 2시. 컴퓨터 조립하고, 커피폭탄 터뜨리고, 청소 하느라 몇 시간을 보내고 나니 상쾌한 월요일은 커녕 기력이 쇠진하고 말았다.

여하튼 모카포트(놀랍게도 무사했다)로 새로 커피를 끓여 카푸치노를 만들어 마신 뒤 느릿느릿 독서실에 갔다.
저녁에는 인수오빠와 우동촌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체스도 두었는데 졌다. 마무리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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