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6일 토요일

2003년 9월 6일 토요일

사실 어제는 밖에서 빈둥빈둥 돌아다니다 늦은 오후에야 독서실에 들어갔는데 가서 보니 사물함 열쇠를 가져 가지 않아 공부할 책은 하나도 없고 집에서 열쇠를 챙겨가기도, 그냥 하루 논다고 생각하고 집에 와 버리기도 어정쩡한 상황이 되어 하루를 공쳐버렸다. 급한 대로 미진이에게서 행정법 책을 빌려서 몇 장 읽기는 했지만 어디 그걸로 되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힘도 빠지고.

오늘(토)은 오전에 독서실에 들러 책을 한 권 챙긴 후 소일삼아 하고 있는 논문 데이터베이스 번역(주말 마감)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학교 전산실에 갔다. 그런데 이번엔 또 이게 웬 일, A:디스켓에 담아온 파일이 오류가 나며 열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백업도 안 해 놓고 달랑 디스켓 하나 뿐인데......순간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전산실 컴퓨터는 소소한 오류가 잦으니 디스켓이 아니라 컴퓨터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옆의 다른 컴퓨터에서도 오류가 나면 좌절할 것 같아 우선 식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 한 숨 잔 뒤에 집 컴퓨터에 다시 넣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때맞춰 정훈님이 msn에 들어오셔서 함께 홍대 앞에 있는 파스타집 소노에서 점심이랑 저녁 중간 식사를 했다. 본래 오랫만에 치뽈리나에 들를까 싶어 홍대 쪽으로 가다, 오후 4시라 문을 열지 않았을 것 같아 일전에 듣고 가 보고 싶었던 소노로 방향을 바꿨다. 아담하고 편안한 파스타집이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좁아 불이 나면 몹시 곤란할 것 같았지만. 하하. 정훈님이 공부할 때 먹으라고 쪼꼬쪼꼬도 선물로 주셨다. 아아~ 난 초컬릿이 정말 좋아~ 손에 한가득 차는 초컬릿 상자를 들고 맛있는 파스타를 먹은 후 제니스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다가(소노에서 제니스로 간다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집에 왔다. 정훈님이 너무 많이 자서 정신이 멍하다고 하시길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열이 나셔서 깜짝 놀랐다. 우우. 걱정.


쪼꼬쪼꼬

마늘빵

새우파스타~

집에서 디스켓을 넣어보니 오오, 역시나 오류. 틈날 때마다 조금씩 했던 50장을 살포시 날리고 말았지만 백업 안 해 놓은 내 잘못이니 누구를 탓하며 누구를 한하리오. 초컬릿도 있고 파스타를 먹어 배가 부른 덕분인지 아깝긴 해도 참담하지는 않았다. 이런 건 한숨 쉴 시간에 하면 되니까.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와 새로 파일을 받아 일단 절반 하고 잤다. 나머지 반은 일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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