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16일 토요일

2003년 8월 16일 토요일 : 젠틀맨리그




동진님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논현동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 슈슈에 갔다. 한식도 일식도 중식도 아닌 뭔가 애매한 곳이었는데, 음식이 어설프지 않고 맛있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도 지나치게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퓨전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윗 사진은 전채, 아래 사진은 슈슈 특유의 된장 소스를 버무린 항정살이다. 피자도 꽤 맛있었다.

식사 후엔 커피집에 가서 오랫만에 핸드드립을 했다. 기본 순서며 시간은 대강 기억하지만 너무 연습을 하지 않았더니 주전자 잡는 법이며 높이 맞추는 법을 다 잊었다. 한 번 안 하니까 귀찮아서 자꾸자꾸 안 하게 된다. 앞으로는 능숙하지 않더라도 커피집 갈 때마다 연습해야겠다.



동진님께서 휴가 선물로 초컬릿을 가져오셨다. 정말 '다크'초컬릿이었다.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먹었더니 주말이 다 가기도 전에 없어져버렸다. 우웅. 아참, 동진님이 LC5를 사셨다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커피집에서 노닥노닥 하다가 시네플러스에 가서 젠틀맨리그를 보았다. 아주 흥미로운 소재를 기대만큼 살리지 못해 아쉬웠으나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특히 도리언 그레이는 아주 적역이었고,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 호도 굉장했다. 네모 선장과 칼리의 관계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_-; 네모 선장의 일등 항해사가 모비딕의 이슈마엘이라는 것은 영화를 본 후에 알았다. M의 정체도 신선(?)했다. 긴장감을 조절하지 못하는 전개/카메라 워크와 톰 소여 때문에 뜬금없이 성장영화가 되어 버린 점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만족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버렸다. 두레국수에 가서 저녁을 먹고 독서실에서 간단히 책 들춰본 후 집에 왔다. 종일 무척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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