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9일 화요일

2008년 9월 9일 화요일

오후 여섯 시. 여섯 시 반부터 개시되는 학관 C 갈비탕을 먹기 위해 학관 옆 중앙전산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곧 추석이건만, 날은 여전히 덥다.

[한국불교철학] 대신 넣은 [서양중세철학]은 예상보다는 흥미롭게 진행될 것 같다. 다만, 아직 중세 도입부라 [고대철학특강]에서 배운 것 외에 그다지 새로운 점이 없다. 게다가 [고대철학특강]은 희대의 명강의였으니,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 차라리 어서 아퀴나스를......

[한국불교철학] 폐강으로 파탄 난 시간표를 구제하기 위해 급히 넣은 동양사학과 전공인 [전통 중국의 사상과 종교] 수업에 처음 들어가 보았는데, 무척 재미있겠더라. 중국 사상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분석하고, 유교가 어떻게 종교성을 갖는가를 검토하는 수업이다.

어제 밤에는 홍대 앞 초컬릿 카페 카카오봄에서 이본느(Yvonne)와 초컬릿 빙수를 먹으며 음악 이야기를 했다.

일요일에는 텝스 시험을 본 다음 친구 새미와 신림역에서 만나 쌀국수를 먹고 건너 편 나무그늘에 가서 수다를 떨었다. 저녁에는 [월-E]를 보았다. 명작이었다. 대단히 감동했다. 인간들의 나이브한 각성은 사실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나이브함이 있어서 안도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때로 어떤 희망은 사태의 무게를 인지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태어난다.

지난 토요일에는 G사 원고 역자후기를 넘겼다. 빠르면 다음 주말 즈음에 출간될 듯. 지금까지 내 책으로 이벤트를 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한 번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금요일에는 홍대 앞 S-CLUB에서 'SNU International Opening Party'에 갔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홍대 앞 클럽이라는 곳에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집을 나섰다. 엉금엉금 가 본 클럽은 시끄러웠다. 시끄러웠다. 정말로 시끄러웠다.
재미있는 사람들을 몇 만났지만,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텐데, 싶었다. 국내 최연소 프로 마술사(88년 생이란다)의 마술 공연은 신났다. 어쨌든 궁금증을 해소하고 인생 경험치를 높였다는 데 의의를 둔다.

쓰다 보니 시간을 거슬러 갔네. 이렇게 방탕하게 보내 온 40여 일, 앞으로 남은 일은

(1) H사 단편집 원고
(2) W사 단편집 원고
(3) 사회복지학과 졸업신청
(4) K사 장편 원고
(5) 철학과 논문주제 결정 및 지도교수 면담 :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i) 니체와 하이데거(영향관계) (ii) 플라톤의 정치철학 (iii) 소크라테스 이전 희랍 철학 (iv)니체의 힘의 의지와 근대로의 전환(중세적 세계관의 극복) 이렇게 네 가지다. 사실 훗설과 하이데거로 졸업 논문을 쓸 생각이었건만......이남인 선생님......학부생은 또 웁니다.......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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