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23일 토요일

2005년 7월 23일 토요일

지구정복비밀결사 상반기결산(설마) 모임. 이태원에 있는 인도음식점 타지마할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참석자는 상훈님, 에라오빠, 상현님, 상준님, 강명님, 파란날개님, 서늘님, 라슈펠님, 동진님, 나 이렇게 딱 열 명 이었다. 루크님께서는 이번에도 안 오셔서 팬으로서(...) 아쉬웠다. 동진님께서 참꼴님께서 발행하시는 '포토넷' 7월호를 가져와서 한 권씩 나누어 주셨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겨우 전철역에서 타지마할까지 걸었을 뿐인데도 진이 다 빠진 느낌. 그래도 상훈님께서 꾸루미난♡을 미리 주문해 놓아 주신 덕분에 난이 비교적 빨리 나와서 기뻤다. 각종 커리, 마살라, 탄두리 치킨, 난, 밥 등을 잔뜩 먹었다. 언제나처럼 구도의 길을 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재밌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나, 왜인지 몰라도 비위 상하는 화제가 자꾸 식탁에 올라 좀 당황스러웠다.

식후에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근처의 스타벅스 이태원점으로 갔다. 집에서 쿠키를 가져갔는데,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기뻤다. 비록 마지막 곰돌이 쿠키는 처참한 운명을 맞았으나......T_T

한국 SF계의 미래에 대한 냉철한 해석(같은 것은 없었지만), 스캔들의 진실, 빨대 터뜨리기 놀이 -이런 게 있을 줄이야!- 등 여기서도 흥미진진한 얘길 많이 들었다. 특히 서늘님의 인터뷰 1면 기사 제목 이야기에선 말 그대로 배꼽을 잡았다. 너무 웃으면 송구할 일인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킬킬 웃고 있다.

식후엔 다른 분들은 귀가 혹은 압구정으로 3차를 가시고, 상준님, 동진님, 강명님, 나는 신촌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신촌에 도착하고 보니 귀가하기엔 아쉽고 멀리 가기엔 애매한 시각이어서 망설이던 차에, 강명님께서 댁으로 청해 주셨다. 한밤중에 다른 사람 집에 불쑥 찾아가는 것이 예의가 아니란 생각은 들었지만, 아쉽기도 했고 호기심이 동해 쫄래쫄래 쳐들어가고야 말았다.

강명님 댁에서는 들어가는 길에 사간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권해주신 홍차와 맛있는 이슬차도 마셨다. 한국 SF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했다(참말). 아직은 어려서일까, 실제로는 불편하고 성가시고, 때로는 꽤나 외로울 줄을 알면서도, '혼자 사는 집'을 보면 막연히 동경하게 된다.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강명님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온라인으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저 그 사람의 글을 읽은 것 만으로도 이미 잘 아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이번이 그런 경우였달까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하는 재미가 하도 좋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평소보다 상당히 늦게 귀가했다. 더운 밤이라서인지 늦은 시각에도 여기 저기 바람 쐬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댓글 8개:

  1. 저는 못 들었는데 바퀴벌레 얘기에 꽃을 피웠다면서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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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건 저도 잘 모르겠고, shambleau님의 얘기가 더......곤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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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으으음;; 화제 중 하나는 제가 분명 원흉이었던 거 같은데...

    실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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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바**레 이야기는 제가 시작했던것 같기도 하고. ㅠ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 인터뷰 건은....어흑. 웃으셔도 됩니다.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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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니 바퀴벌레 얘긴 전 듣지도 못했습니다. 다들 무슨 얘길 하셨던 겁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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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러고보니 저도 혼자 사는데. 저희집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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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우왓, 초대해 주시면 만세를 부르며 가겠습니다! >_</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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