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2일 화요일

2005년 7월 12일 화요일 : 아일랜드

바쁜 하루였다. c님과 점심으로 양 많은 돈까스를 먹고, c님의 사무실에 구경을 갔다. 책 냄새가 물씬 나는 멋진 사무실이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오래 된 잡지를 구경한 다음 함께 K사에 갔다. K사 사무실도 풀과 돌이 많고 햇살이 많이 드는 느낌 좋은 일터였다. 어디서나 마음 먹으면 일 하기가 어렵겠냐마는, '좋은 공간'이 주는 안정감 역시 가볍게 여길 바가 아니다. 수많은 프리랜서들이 멀쩡한 집을 두고 굳이 노트북을 짊어지고 카페에 나가는 것도 '일'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서가 아닌가.

K사에서 나와서는 서울극장서 아일랜드를 보았다. c님 덕분에 처음으로 '언론 시사회'에 가 보았다. 가방도 뒤지고 금속탐지기도 통과했다. 오호라, 신기해라.

마이클 배이의 영화는 딱 예고편에서 기대할 만한 내용이었다. 즉, 자의식을 갖게 된 복제인간이 감옥을 탈출해 악당을 무찌르고 미인을 쟁취한다. 별 생각 없이 보기에는 괜찮은 여름 블록버스터이지만, 소재를 다루는 방식 - 어설프게 뒤집어쓴 윤리적 고민의 껍질이랄까나 - 은 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시작 전에는 팀 버튼의 'Corpse Bride'의 트레일러가 나왔다. 어서 개봉했으면 좋겠다.



관람 후엔 선릉역 자바시티커피에서 열리는 책모임에 갔다. 참석자는 정훈님, 뎡만님, 뎡만님의 [동안이신] 아우님, 홍댕님, 야니님, 나. 구워 간 쿠키를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기뻤다. 이런 저런 책 구경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들었다. 너무 웃어서 나중에는 눈물이 다 났다. 게다가 조프님께서 정훈님 편으로 맛있는 초콜릿을 보내 주셨다! 와아, 고맙습니다. (꾸벅)

귀가길 지하철이 어찌나 붐비는지 몸 둘 곳이 없어, 사당역 근처까지 40도쯤 기울어진 자세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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