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8일 화요일

2007년 8월 27일 월요일

오전에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봤다. 그새 다시 모아 뒀던 페트병 네 개를 가져가 보증금을 돌려받고, 수요일 오전까지 먹을 음식을 샀다. 오늘은 날씨가 눈에 띄게 싸늘해져서, 긴 트렌치 코트를 입은 사람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장 보러 나갈 때는 별 생각 없이 민소매를 입었는데 추웠다. 그래서 오후에는 긴 후드로 갈아 입었다.


S-Bahn 헤커셔 마르크트역에서 프리드리히 슈트라세 역까지

다섯 시쯤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에 갔다. 두스만은 큰 서점이니 찾기 쉬울 것 같았지만 역시나 방향을 잘못 잡아서 한참 못 찾아 헤멨다. 원래 향했던 것과 반대 방향이더라. 두스만에서 여러 책 구경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사고 싶었지만 부피와 무게 때문에 못 산 책 중에는 '세계의 오케스트라'라는 할인서적이 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들을 하나씩 소개한 두툼한 하드커버였는데, 컬러인데다 할인매대에 있어 저렴했지만 이미 다른 책을 몇 권 고른데다 너무 무거워서 못 샀다. 하지만 하드커버 칸트 위인전은 샀다.

서점에서 나오니 어느새 일곱 시가 넘었다. 한 시간이 넘게 서점을 몇 번이나 돌면서 정말 갖고 싶은 책만 추리고 추렸지만, 그래도 책값을 너무 많이 썼다 싶어서 빵집에서는 제일 싼 샌드위치를 골랐다. 수십 유로치 책을 산 다음에 수십 센트를 절약해 봤자 계산이 안 맞지만 말이다.; 그래도 [교양-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원서 오디오북과 원서를 산 건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끝까지 제대로 들으면서 다 읽어도 독일어가 많이 늘겠지.

어제 밤에는 [Rosen unter Marias Obhut]을 읽다가 잤다. 사실 [오란고교 호스트부] 독어판도 저번에 샀는데 (있으면 사겠다고 일기에 쓴 다음 날인가에 서점에서 정말로 발견해 버렸다!) 만화는 오히려 축악어와 속어가 많아서 이해하기 어렵고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더라. 이 정도 가벼운 소설이 생활어를 익히는 데는 가장 부담 없겠다 싶었고 결과는 성공이다. 당장 나가서 쓸 수 있을 것 같은 표현이 많았고, 말로 할 줄은 알았지만 정확한 철자나 문장 내 자연스런 위치를 확실히 몰랐던 표현들도 제대로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 이 소설의 원저자는 콘노 오유키 님이시다.;;;

참, 프리드리히 슈트라세에 '유다는 또다른 예수'라는 옷을 세트로 맞춰 입은 사람들이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어딜 가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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