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5일 토요일

2007년 8월 24일 금요일

어학원 종강. 다같이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뒷풀이. 나는 파인애플 주스를 마셨는데 벌이 내 주스에서 헤엄치는 바람에 반밖에 못 마셨다.-_-


(뒤에 보이는 노란색 자동차는 마리나가 만든 귀걸이. 실제로 굴러가는 자동차 장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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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틀간 무리한 것 같아 장만 보고 집에 들어왔다. 카페에 있을 때 까지만 해도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어디 바람 쐬러 나가야 할 것 같았는데, 슈퍼에서 나오니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천둥이 친다. 집에 와서 샐러드와 새우팩초밥을 먹고 뒹굴뒹굴 하며 [Nine Layers of Sky]를 마저 읽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쉬웠다. 좋은 책이지만 훨씬 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과 너무 쉽게 해결된 고민들이 뒤섞여 평작에 그쳤다.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소련의 여류 천체물리학자가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으로 인해 직장을 잃고, 카자흐스탄에서 빌딩 청소를 하면서 가족과 모스크바로, 그리고 캐나다로 떠날 자금을 모으며 살아간다는 설정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애틋한 감동은 결코 적지 않았을 터이다. 실제로 초중반 까지는 그런 절박한 아름다움이 꽤 살아 있다. 그런데 뒤로 가니 겨우 '800년을 산 전설의 영웅과 섹스를 하려는데 콘돔이 없어서 어쩌지' 따위로 이야기를 진행하냐?! 이럴 거면 엘리자베스 문이나 낸시 크레스 같은 작가한테 아이디어를 양보하지 그랬어!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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