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일 금요일

2010년 1월 1일 금요일

어제는 말일이니 뭐든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일기를 썼지만 사실 한 해를 마감한다는 기분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오늘도 딱히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은 없고, 오랜만에 나와 동진님 둘 다 여유가 생겼으니 데이트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집에 와서 일기를 뒤져 보았더니, 역시나, 딱히 12월 31일이라고 뭘 쓴 적이 없다. 2003년 1월 1일에는 종일 잤는데 또 졸린다고 써놨어.orz

어째서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나의 한 해는 2월 25일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싶다. 매년 2월 25일이 되어서야 아, 나의 새 일 년이 시작하는구나, 내 삶에 또 일 년이 지나갔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아아, 나는 어디까지 자기중심적인 사람인 걸까! 새삼 놀랍다.

어쨌든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 일정도 없는 휴일이었다. 11시 쯤 동진님표 파스타로 아점을 먹고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 가서 [셜록 홈즈]를 보았다. 예상보다 조금 더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였지만 즐겁게 보았다. 중간의 주술이니 마법이니 하는 부분은 볼거리는 많았으나 이야기로서는 영 지루했고, 본격적으로 스팀펑크 분위기가 된 후반부의 후반부에 가서야 줄거리 자체에도 흥미가 좀 생겼다. 나는 역시 SF 팬이구나 싶었다.

영화를 본 다음에는 카카오봄에 가서 초컬릿을 마셨다. 궁금했던 신작, 소금을 뿌린 다크초컬릿도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감탄했다.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있는 난시앙에서 소룡포와 새우로 저녁을 먹은 다음, 친정에 가서 식탁에 둘러앉아 간단하게 기 파티를 했다.

종일 마음 편히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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