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바쁜 하루였다.
학교에서 법조윤리 강의를 듣고 센터에 갔다가 집에 잠시 들러 그새 올라온 세미나 자료를 출력해 손보다가 학교에 가서 공익인권법학회 발제를 했다. 시간이 없어서 택시 안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차 안에서 자판을 두드리기는 처음이다.
세미나 발제를 준비하고 오랜만에 학회 모임에 참여하면서 법학도들이 말하는 법적으로 엄밀한 사고란 어떤 것인지 조금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건조함이 인상 깊었다. 나에게 별로 맞지 않는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 조금 슬펐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인연이 닿은 것만으로도 이번 세미나는 의미가 있었다. 내키지 않을 때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내가 나를 드러내야 가능한 만남과 관계가 있다. 또한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가 낸 책을 보시면 돼요.'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어 기뻤다. 그렇게 일해 와서 다행이다.
밤에는 홍대 앞에서 동진님을 만나 [심스 타파스]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즐거웠다. 겨울 내내 잘 하고 다니던 토끼털 목도리를 잃어버린 줄 알고 무척 속상해 했으나, 자기 전에 씻으러 들어간 욕실에서 발견했다. 수건 걸이에 끼워 놨더라. 센터에서 돌아와 잠시 양치질 하는 사이에 빼 놓고 깜박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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