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6일 금요일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매우 바쁜 하루였다.

학교에서 법조윤리 강의를 듣고 센터에 갔다가 집에 잠시 들러 그새 올라온 세미나 자료를 출력해 손보다가 학교에 가서 공익인권법학회 발제를 했다. 시간이 없어서 택시 안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차 안에서 자판을 두드리기는 처음이다.

세미나 발제를 준비하고 오랜만에 학회 모임에 참여하면서 법학도들이 말하는 법적으로 엄밀한 사고란 어떤 것인지 조금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그 건조함이 인상 깊었다. 나에게 별로 맞지 않는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 조금 슬펐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인연이 닿은 것만으로도 이번 세미나는 의미가 있었다. 내키지 않을 때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내가 나를 드러내야 가능한 만남과 관계가 있다. 또한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가 낸 책을 보시면 돼요.'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어 기뻤다. 그렇게 일해 와서 다행이다.

밤에는 홍대 앞에서 동진님을 만나 [심스 타파스]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즐거웠다. 겨울 내내 잘 하고 다니던 토끼털 목도리를 잃어버린 줄 알고 무척 속상해 했으나, 자기 전에 씻으러 들어간 욕실에서 발견했다. 수건 걸이에 끼워 놨더라. 센터에서 돌아와 잠시 양치질 하는 사이에 빼 놓고 깜박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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