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목요일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상준님, 명현님, 창규님, 맹성렬님, 고드 셀라와 홍대 앞 막걸리집 [검정고무신]에서 만나 저녁을 먹었다. 술집에서 만난다고 해서 어떨까 싶었으나, 우리나라에서 UFO에 관해 가장 전문가라는 맹성렬 님이 나오신다는 말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혹해서 갔다.

전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UFO에 관해서는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보았다더라-정도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 과학자이시기도 한 만큼, 좀 더 물증이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했지만 공군이 팀 스피리트 훈련을 하다가 목포 해상 위에서 빛나는 물체를 보았다고 증언했다는 말은, 글쎄, 그 증인이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것과 그 시간에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목격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은 믿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외계 생명체가 보낸 어떤 비행물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오히려 특정한 스트레스 환경에서의 집단 환각이나, 아직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외계생명체 UFO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지구중심적'이라는 SETI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외계 생명체가 보낸 UFO는 있다고 생각하는 맹성렬 님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는 사람들의 주장은 믿지 않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 증언은 중세나 그 이전부터 있는 마리아님을 만났다든가 하는 이야기와 구조가 동일하다고 보고 계셨다. 또한 UFO나 외계인에 관한 담론의 종교화를 경계하고 계신 점은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은 요즈음 막걸리 붐을 타고, 전북도가 막걸리의 맛을 감각 표준화 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맹성렬 님의 본 전공 이야기였다. 센서 연구를 통한 맛의 표준화라니! 또한 SETI 과학자이신 명현님의 최근 외계 생명체 연구에 관한 새소식은 아주 재미있었다. 최근 외계 생명체 연구자들은 상당히 고양되어 있고, 한동안 저조했던 NASA에서도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고 한다. SETI쪽에서 잡고 있는 D-Day는 2018년이다. 가장 외계 생명체의 발견 가능성이 높은 곳은 물론 화성으로, 화성에 박테리아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화산활동이 없는 화성의 대기에 그만한 메탄 가스가 존재하는 이유를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강력한 근거이다. 2018년인 이유는 2016년에 발사될 예정인 새 화성탐사선과 관계가 있다. 지금까지 인류는 화성의 흙을 20cm정도까지 파내려갔는데, 2016년의 화성탐사선은 22m까지 팔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해 작업 결과가 나오는 것이 2018년이라니, 이제 10년도 남지 않았다. 듣고만 있어도 두근두근했다.

그 다음의 중요한 해는 2025년으로 전파망원경 탐사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관측된 미확인 전파 신호는 5,000여개이다. 전파 신호들 중에서 유의미한 것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전파 신호의 규칙성이 중요한데, 인류의 전파망원경 역사가 오래지 않아서 아직까지 규칙성을 밝힐 정도의 DB가 쌓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건설중인 SETI전용 전파망원경들이 건설되어 계속해서 신호를 분석하기 시작하면, 2025년에는 신호의 유의미성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단다.

자카르타에 여행을 다녀온 고드 셀라에게서도 이 자리에서 들을 줄 몰랐던 소식을 들었다. 포스코 건설이 지금 인도네시아에 새 공장을 건설하는데, 그 계획이 지역 주민들의 거주지와 농토를 빼앗을 뿐 아니라 천연림까지 밀어버리는 것이라서 반대가 매우 거세다고 한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해외 언론에도 보도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마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는데, 검색해 보니 역시나, 한국어 검색으로는 외화를 잔뜩 벌어 올 예정이라는 식의 경제신문 기사나 포스코의 녹색경영 어쩌고밖에 뜨지 않는다. 영어로 검색하니 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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