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9일 월요일

2007년 7월 9일 월요일

몹시 바쁜 하루였다.

압구정 미고에서 전션을 만나 점심을 먹었다. 평일 점심 시간이다 보니 전션이 사십 분 정도밖에 시간을 내지 못해, 막 이야기를 시작하려다가 헤어지는 기분이었다.

그 다음에는 이대 앞 디저트 전문점 르 베(Le Verre)에 갔는데, 지하철을 타기가 싫어 버스로 가려다가 정류장을 못 찾아 꽤 헤맸다. 강을 건너려다가 갤러리아 백화점으로 가 버린 전력이 있는 주제에 자꾸 버스를 타려고 하니 고생이 는다. OPEN을 걸고 문을 열어 두어서 들어갔는데, 월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준비 가능한 메뉴가 거의 없었다. 그러면 죄송하지만 나가시라고 해도 될 텐데, 메뉴판 주고 물 마신 다음에 되는 메뉴가 초콜릿 폰단트와 미니크렘뵐레밖에 없다고 하면 어쩌란 말이람. 어쨌든 먼저 도착한 재영이 이미 안에서 기다렸던 터라 도로 나오기가 뭣해서 초콜릿 폰단트를 먹었다. 폰단트의 따끈한 초콜릿은 맛있었고, 다음에 다시 가서 다른 메뉴를 먹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 했다. 주인 아저씨(=주방장?)가 미안하다며 서비스로 커피를 주었다.

재영이 학교 내 지원센터(?)에 용건이 있다고 해서 함께 갔다. 공용 컴퓨터에서 W사의 이전 위치를 확인해 본 다음, 이대 후문에서 대학로로 가는 버스가 있길래 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대 안이 예상보다 너무 넓어서 후문을 찾느라고 또 엄청 걸었다. 생각해 보면 차라리 내리막길인 이대 전철역으로 가는 편이 나았겠다. 오후 네 시가 넘었는데도 굉장히 더웠다.

이대 후문에서 한참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타고 대학로로 갔다. 그런데 잘못 내려서 목적지로 바로 가는 버스를 15분 가량 기다린 보람도 없이 환승했다. 방송통신대학교 정문에서 후문까지 걸어 지난 끝에 역에서 조금 먼 W사를 찾아냈다. 오후 다섯 시 십 분, 기진맥진해서 W사에 들어갔다. 용건이 매우 간단했기 때문에, 고생이 아까운 마음에 (내 고생에 아무 책임이 없는) W사의 책을 작정하고 얻어왔다. 다른 책 진행 때문에 오신 고양이님과도 인사를 했다. 오시는 줄 알았으면 증정본을 챙겨 왔을 텐데 싶더라.

종로 5가까지 고양이님과 함께 걸었다. 종로 5가에서 고양이님은 학교 가는 버스를 타시고 나는 지하철을 탄다 하여 헤어졌는데, 종로 5가 역에 들어가 보니 1호선이었다. 5호선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다시 책을 끙끙 짊어지고 버스정류장으로 올라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님에게 민망해 하며 인사를 했다.

후략하고 그 뒤에 나는 종로 3가, 여의도환승센터, 합정역을 거쳤다.  또 지하철-버스-버스-지하철. 운동화를 제대로 신고 나갔는데도 발에 물집이 잡혔다. 어쨌든 지난 주부터 신경 쓰였던 W사 일을 처리해서 한 숨 돌렸고(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바뀌어 10일에 전화가 왔다.) 집에 오는 사이에 다 읽은 [마왕]은 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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