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일 월요일

2007년 7월 2일 월요일


어머니의 고종사촌인 분이 놀러 오셨다. 내게는 오촌인 셈인데, 어머니 쪽이니 간략하게 이모라고 부른다. 어머니에게 말씀은 종종 들었지만 - 관악구에 사시기 때문에 집이 가깝다 - 나는 집에 없을 때가 많다 보니 오늘 처음 뵈었다. 집안 행사에서 한 번은 뵌 적이 있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처음이라서 '아직도 안 만나 본 5촌 이내의 친척이 있었다니!' 하고 놀랐다. 아무래도 '서로 외가'인데다 세대가 다르다 보니 명절에 만나기 쉽지 않아서인가 보다.



취미로 비즈공예를 하신다며 선물로 팔찌 네 개와 귀걸이 두 쌍을 가져와 선물로 주셨다. 이렇게나 많이! 신나서 사진을 찍고 답례로 책을 드렸다. 책을 즐겨 읽으시는 분이라 드리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작업중인 비즈공예품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오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BBQ 치킨을 주문해 먹었다. 국문학을 공부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이라 흥미로운 얘기가 많았다. 게다가 나의 만화 컬렉션을 알아봐 주셔서 뿌듯했다. 이모 자신도 [바람의 저편]이나 [노말 시티], [불의 검]같은 불후의 명작들을 열쇠 딸린 서랍에 넣어 두신다고. (웃음) 엄청 웃었던 국문학과식 농담 한 토막:

이모가 대학 다닐 때, 일찍 할 일이 있어셔 셔틀 버스를 서둘러 탔는데 기사님이 출발을 안 하더란다. 이모가 "시간은 금이라는 말을 모르시나봐."하고 투덜대자 옆에 있던 친구가 바로 받아서 "최영 장군의 후예인가 보지." 라고 했단다. (최영 장군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을 남긴 위인)


내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었다. 어릴 때는 벽이며 장판에 낙서를 많이 하고, 그만 두라고 해도 또 하기 마련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부산 외가에서 내가 자꾸 낙서를 하니까 어른들이 "낙서하면 머리 나빠진다."고 했단다. 그러자 내가 딱 낙서를 멈추더니 다시는 안 하더란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이거 먹으면 머리 좋아진다"는 말에 넘어가 각종 채소도 많이 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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