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0일 수요일

2005년 8월 10일 수요일 : 밑바닥에서

포스터출처: 자세레퍼토리 웹사이트

미엽이와 대학로에서 소극장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보았다. 막심 고리끼의 원작을 재해석해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내용이 무척 우울/비참했다. 그나마 실없는 농담을 끼워넣어 힘을 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고,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비교적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돌아왔다는 말은 아니다.)

학교 숙제 때문인지 고등학생들이 많이 왔는데, 처음에는 소란스러웠으나 곧 몰입하여 열심히 보더라. 우는 학생들도 몇 있었다.
눈앞에서 연기하는 사람을 직접 보는 것은 (a)일부러 찾지 않으면 갖기 어려운 기회고 (b)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나만 해도,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보았던 소극장 연극 '프라이, 프라이데이'를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학교 숙제 등을 통해 계기를 의도적으로 부여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것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보는 것은 꽤 다르니까.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샤브샤브로 점심을 먹었고, 보고 나와서는 하겐다즈에 잠깐 들러 연극 얘기를 하며 미엽이와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지하철을 갈아타기 귀찮아서 버스를 탔는데, 교통체증 때문에 집까지 한 시간 반 쯤 걸렸다. 그래도 퇴근길 지하철을 타는 것 보단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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