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8일 토요일

2004년 8월 28일 토요일 : 포스코 심포니 페스티벌 IV

거의 다 썼던 일기를 날려서 다시 썼다.



승민오빠와 이태원에 있는 파키스탄/인도 음식점 우스마니아(Usmania)에 갔다. 지하철역 1번 출구 모글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으로, 예전부터 한 번쯤 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던 곳이다. 주말이라 뷔페도 하지만 처음 갔으니 단품으로 주문해 보았다. 위 사진의 음식은 요거트+큐캠버+몇 가지 야채+'오리엔탈 소스'(마살라/커리맛 향료들인 듯)가 들어간 스프로, 요거트라기에 가벼운 전채 삼아 먹으려 주문했는데 향이 매우 강해 조금 놀랐다. 도톰하고 따뜻한 빵이 무척 맛있었고, 메인디쉬도 확실히 기본은 하는 수준, 그러니까 만족스럽게 먹을 만한 정도는 되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 볼 만한 곳인지에 대한 판단은 일단 보류하기로 한다. 대충 이태원 평균인 것 같기는 한데.......다른 메뉴, 특히 야채류를 한 번쯤 더 먹어 보아야 보다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맛과 향이 매우 강하고, 재료 하나하나가 미감을 압도할 만큼 강렬해서 이쪽 음식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 입문처로 권할 음식점은 아니다.


양고기

닭고기

도톰한 빵


어쨌든 배부르게 냠냠 먹고 지난 달에 문을 연 이태원 스타벅스로 향했다. 이태원에 차를 마시거나 후식을 들 곳이 없다 보니 식사 약속을 잡을 때마다 곤란했는데, 이번에 드디어 스타벅스나마 문을 열어 한 시름 덜었다. 사실 지금까지 없었던 게 더 이상했다고.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져 오빠는 칵테일 재료를 사러 남대문으로, 나는 아우님과 데이트를 하러 선릉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압구정에 잠시 들러 커피를 200그램 샀다.



프로그램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 단조 (op.16)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op.43)
협연: 안수진 / 지휘 금난새

아우님과 유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포스코 음악회를 보러 포스코 센터에 갔다. 우선 표를 바꾼 다음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파이를 먹었다. 오늘 프로그램은 그리그와 시벨리우스. 포스코 센터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은 하늘이 바로 내다보이는 유리 천정 아래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벨리우스 2번은 이렇게 음향시설이 불안한 곳에서 시도할 만한 곡이 아니었다. 특히 정확히 맺고 끊어줘야 하는 2악장과 3악장에서 음향이 울리니 곡에 몰입을 하기가 몹시 힘들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 애를 써 보았지만, 깔끔하게 끊기는 부분에서 통통타아아ㅇ런앟런얼나엏ㄴ;ㅇ한;ㅣ라;ㅇㄹ 하는 것을 들으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공연장 여건에 비해 너무 큰 곡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성을 조금 줄였다면 괜찮았으려나. 연주자들도 꽤나 답답했을 것 같다. 아우님은 첼로 수석이 단연 돋보였다며 무척 감탄했다. 중간에 살짝 귀띔해 줬다면 나도 유심히 봤을 텐데. 으음. 참, 앵콜은 슬픈 왈츠.

그리고 아우님과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지쳐서 일찍 자리에 누웠지만, 새벽 두어 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환타스틱 평행우주 모험꿈을 꾸었는데 일어나서 몇 시간 지나니 내용이 머리 속에서 다 사라져 버렸다. 아깝게.......

댓글 3개:

  1. 내 이름이 bold로 써있는 걸 보니 왠지 부담스러운데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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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궁금한게 있었는데, 애피타이저까지해서 요리를 다 먹고난 다음에도, 빵과 커피를 후식으로 드실수가 있나요?

    전 도저히 배불러서 한끼 먹고나면 케Ÿ弱걋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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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서 차만 조금 마셨습니다. 대개 음식 양을 보고 식후에 무얼 먹을지 결정하지만, 후식을 빠뜨리면 식사를 끝내지 않은 것 같아 배가 불러도 차 반 잔 정도는 꼭 마시는 편이거든요. 이 날에는 워낙 점심을 배불리 먹어 저녁 삼아 저 고구마 파이 하나만 먹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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