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31일 토요일

2004년 7월 31일 토요일 : 아이, 로봇


커피빙수

밀크빙수

딸기파르페

서늘님, 라슈펠님, 동진님과 압구정 씨네플러스에서 영화 아이, 로봇을 보았다. 거의 일 년여 만에 서늘님을 뵈어 무척 반가웠다. 기대치가 낮았던 덕분인지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 했다. 20세기 초와 21세기 초가 뒤섞인 분위기가 좀 우스꽝스러웠지만, 그야 어쩔 수 없지. 기대도 안 했으다니까. ( - _-) 캘빈 박사 역을 맡은 배우가 내 취향에 딱 맞는 미인이라 즐거웠다. 영화 내용은 아시모프의 원작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크레딧에 based on도 아니고 suggested by issac asimov라고 쓰여 있기까지 하니, 원작 소설과 다르네 어쩌네 말할 영화는 아니었다. 라슈펠님의 '아이, 로봇 시리즈는 사실 '터미네이터'시리즈의 전편(prelude)인 거죠.'란 말씀에 한참 웃었다. 사실 아시모프의 취향대로 만들면 엄청 재미 없는 영화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본 후 너무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며 현대백화점의 빙수전문점 밀탑에 갔다. 더운 토요일 오후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밀크빙수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으면서 굳이 커피빙수를 선택한 동진님은 후회하셨다. 빙수를 먹고 영화관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땀이 뻘뻘 흐르기 시작했다. 정말 괴로운 날씨였다.







동진님 차와 펠님 차를 나누어 타고 힐튼호텔로 갔다. 야외 바베큐(+생맥주)! 지구정복 비밀결사(a.k.a. SF얼짱클럽) 열한 명-상훈님, 제이드님, 동진님, 서늘님, 라슈펠님, 경아님, 상준님, 루크님, 수현님, 상현님, 나-이 모여서 저녁식사를 했다. 참석 예정이셨던 까리용님께서는 더위에 탈진하시는 바람에 못 오셨다. 엄청난 더위를 이기며 꿋꿋이 야외에서 식사를 끝냈다. (지구 정복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처럼 범죄의 원인부터 우리나라 장르판(?) 사정까지 온갖 얘기가 오갔다. 이번에 나온 상훈님의 '바디 스내처'도 받았다. 식사 후엔 먼저 자리를 뜨신 서늘님과 라슈펠님을 제외한 나머지 아홉 명은 명동 코인으로 장소를 옮겨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생각해 볼 거리도 많았다. 열심히 배우고 고민하며 살아, 나이가 들수록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거듭 했다. 어려서 부족한 점, 생각해 보지 못한 점,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알게 모르게 가르쳐 주는 분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열 시쯤 헤어져서 각자 자기 집으로. 나는 루크님과 함께 동진님의 차를 타고 지하철 역까지 왔다. 구름 사이로 커다란 보름달이 보였다.

댓글 3개:

  1. 전 기대하고 갔다가 즐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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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비밀결사에 끼워주세요 어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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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앗.. 혜수랑 난 목요일날 갔었는데 밀탑. 혜수씨 공부 때문에 그곳의 빙수를 먹는 것이 1년 만이었어. 감동적인 빙수 본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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