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9일 토요일

2004년 5월 28일 금요일

SF팬덤 산하 지구정복비밀결사 모임이었다. 오늘은 오인조. 김상훈님, 정상돈님, 박상준님, 인수오빠, 나 이렇게 다섯이 모였다. 오시기로 했던 누리님은 나타나지 않으셨다. 오랜만에 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안 오셔서 아쉬웠다.

압구정에 있는 샤브샤브집 한우리에 갔다. 구 씨네하우스 자리. 한식은 예쁘게 찍기 힘든데, 이곳은 음식을 꽤 깔끔하게 내어놓아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여럿 찍을 수 있었다. 상훈님께서 서버에게 '식동호회'에서 나왔다고 하셔서 한참 웃었다. 나중에 카페에 가서는 동호회도 아닌 식탐클럽으로까지 발전했다. 미식도 아니고 식탐이라니, 너무 솔직하잖아!

양배추두부말이가 신선했고 ㅡ 집에서 직접 만들 수도 있을 듯 ㅡ 로스편채도 대략 만족. 소고기 버섯 전골을 다 먹은 후 끓여주는 죽이 맛있었다. 식사하러 멀리서 굳이 찾아갈 자리는 아니지만(택시를 타야 한다) 서비스가 매끄럽고 음식이 깔끔하여 접대할 일이 있을때 들러보면 좋겠다.

언제나처럼 어떻게 하면 지구정복이라는 귀찮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고 SF나 읽으며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뻥) 상훈님께 Replay와 Time and Again를 빌렸다. 가위바위보에 이긴 사람이 갖기로 했던 황금가지의 SF걸작선도 어찌저찌 하다 보니 내 차지가 되었다. (덩실) 루크님은 레널즈 책을 가져가시더라. 재미있으려나? 레널즈 책은 두 권이나 사 놓고 앞 부분이 너무 재미없어서 도저히 뒤까지 가지를 못하고 있다. 상훈님은 앞에서는 버벅대지만 뒤로 가면 화끈하니 재밌다고 말씀하시던데. 그 뒤까지 가기가 힘들단 말이야. 상준님께선 분유값을 벌기 위해, 인수오빠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학원 시험을 대비하여 분발중이시란다.


양배추두부말이

로스편채







소고기 버섯 전골 1

2

3

냉면

후식: 수박


상훈님께서는 명품 티셔츠를 입고 왔는데 알아주기는 커녕 보는 사람마다 나이에 안 맞게 웬 유치한 옷이냐고 한다고 내내 서운해 하셨다. 바로 이 옷이다.

아이스버그 티셔츠



식후에는 브라운 빈즈 로스트 커피라는 카페에 갔다. 원래 지난 번에 문을 닫아 못 갔던 크레마치노에 가려 했는데, 가던 중간에 그곳이 밤 10시 전에 문을 닫는다는 게 생각난 데다 예전에 얼핏 들은 적이 있는 브라운 빈즈가 있어 그냥 그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직접 로스팅도 하는 카페이다. 실내가 너무 어두워 사진이 영 나오지 않았다. 나는 드립커피를 마셨는데, 수상했다. 아무래도 주문한 탄자니아가 아닌 것 같았는데 물어본다는 걸 깜박했다. 드립은 너무 연했다. 일반적인 취향에 맞추었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다음에 가서 다시 마셔봐야겠다.

실내 손님이 우리 뿐이라 신나게 떠들며 놀았다. 지포 라이터, 키보드, 디비디, 노트북 가방 등 온갖 화제가 다 나왔다. 모두들 엉겁결에 상훈님의 휴대폰 카메라로 얼짱 각도 사진까지 찍었다. 유부남인 루크님과 상준님은 결혼하고 나니까 여자들이 전화를 안 해서 심심하시단다.;







재미있게 놀다 보니 귀가가 무척 늦었다. 앞으로는 좀 더 신경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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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12호에 '다락방 소녀' 올라옴.
http://mirror.pe.kr/zboard/zboard.php?id=jay&no=34

댓글 3개:

  1. 아니 저런, 어제 모임은 분명 '식탐 클럽' 이 아닌 '어둠의 다크포스'가 넘쳐 흐르는 SF'오타쿠' 의 모임 아니었던가;

    하긴, 다크포스가 넘쳐 흐르던 분은 한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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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F오타쿠라니, 그런 수상한 것 전 몰라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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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사실 거기 오타쿠는 한명뿐이었다고 확신함. (나는 절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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