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1일 화요일

2004년 5월 11일 화요일 : 서울시향 제 640회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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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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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운명의 힘'서곡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b-flat minor, op.23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d-minor, op.47

Pf. 손열음, 지휘 박탕 조르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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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정기연주회 날이었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 새로 지은 세종문화회관에는 이번에 처음 가 보았다. 1층 관객석을 무대 가까이로 당기고 좌석 수를 줄였다. 좌석을 엇갈리게 배치해 앞 사람의 머리에 시야가 가리지 않도록 한 점이 가장 좋았다.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월요일 아침 운동장 조회마냥 붕붕 울리던 음향도 훨씬 나아졌다. 무대 뒤편에 합창석이 없는 점이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 회원제도가 바뀌었다. 대충 훑어보니 예술의 전당과 비슷하다. 솔직히 말해서 수리비를 거두어 갈 목적으로 마련한 것 같다. 고급 문화공간 운운하며 수익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곤란한데.세종문화회관이야 당연히 '남는 장사'를 하고 싶겠지만. 민간이 관리하면서도 공익성을 유지할 방도는 없을까.

피아노 협연자 손열음의 연주를 기대하고 갔다. 만 열 여덟살이면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닌데, 중학생 같았다. 초반에는 약간 불안해 보였으나 뒤로 갈수록 곡에 몰입하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다. 차이코프스키야 좋아하는 작곡가이니 더 말할 것 없이 즐거웠고.......연주가 끝난 뒤 인사를 하러 두어 번 더 나왔는데, 어찌된 셈인지 악장님과는 끝까지 인사를 하지 않았다. (무대 경험 부족으로?) 깜박 잊은 것 같긴 했지만, 보기에는 별로 좋지 않았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은 초-우울한 곡이었다. 우와, 뭐 이렇게 침침하냐. 차라리 마구마구 우울하여 그걸로 끝장을 보거나 마무리에서 확 풀어주면 좋을텐데, 응어리가 가슴께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그냥 적당히 꾹 눌린 상태로 끝난 느낌이었다. 연주는 그저 그랬다. 처음에는 잘 나갔는데, 뒤에 몇 번 연주자들끼리 타이밍이 안 맞는 몹시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


스프볼

샌드위치

토마토-치즈 샐러드

블루베리주스

공연 전에는 여의도에 가서 동진님과 저녁식사를 했다. 샌드위치집 오봉팽(au bon pain)에 갔다. 이대와 광화문쪽에도 있는 미국 체인이다. 샐러드가 아주 맛있었고 ㅡ 소스를 뿌린 후 사진을 찍는 바람에 실제보다 덜 맛있어 보이지만 ㅡ 스프볼도 괜찮았다. 샌드위치는 이만하면 합격선이긴 하나 빵껍질이 좀 짰다. 동진님이 출장 기념 선물로 맛있는 다크초컬릿을 주셨다. 초컬릿 포장 뒷부분에 사진에 나온 장소의 이름이 쓰여 있다.(그런데 프랑스어라서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뵈어 반가웠다. MSN을 통해 돌아왔어요 어서오세요 인사하는 것과 사뭇 다른 기분이랄까나. 멀리까지 다녀와서 아직 여독이 덜 풀렸을 텐데 식사하고 회사로 다시 들어가셨다. 참, 세종문화회관까지 태워 주신 덕분에 공연 시간에 딱 맞출 수 있었다.


초컬릿

댓글 2개:

  1. 교향곡이 우울했다면 피아노 협주곡으로 마음을 풀어보시도록. ^^;; 쇼스타비치 피.협.은 신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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