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2일 수요일

2004년 5월 12일 수요일 : 서울아트시네마 개관2주년 기념영화제 'JLG/JLG - 고다르의 자화상'



고다르 영화를 관통하는 두 가지 주제는 '빛'과 '고독'이다. 고몽영화사 창립 백 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이 '고다르의 자화상'에서도 이 두 주제는 선명히 드러난다. 영화 전체는 영화나 예술에 대한 고다르 자신의 경구와, 그의 작품활동에 큰 영향을 끼친 여러 영화의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은 이렇게 시작한다. 죽음이 있고, 상복을 입는다. 나는 반대로 했다. 상복을 입고, 나 자신의 죽음을 기다린다'(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뜻이었음)는 도입부가 대단히 강렬했다. '문화는 규칙이고, 예술은 예외이다. 모두가 규칙에 대해 이야기하나 예외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는 말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겠다.

나무 의자 밑에 놓인 구두에 비치는 햇빛, 거친 숨소리, 창 밖으로 보이는 밝은 하늘색 벽, 안개 덮힌 바다, 맑은 바다, 눈 덮힌 길, 반짝이며 흐르는 개울, 어두운 방 한켠의 황금색 램프, 시가에서 피어나는 연기, 성냥불 아래의 하얀 종이.......고다르의 '영화의 역사'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상영 전에 누군가 프로그램 담당인 김성욱씨께 또 상영할 계획이 없느냐고 질문하여 앞으로도 아마 매년 틀지 않겠냐는 답을 들었다. 일단 기다려 봐야지.

영화 상영 후의 특별 대담은 길어질 것 같으니 별도 엔트리로 정리.

댓글 4개:

  1. Contempt가 고다르 작품이었던가요? Samurai는? 왜 기억이 이 모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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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ontempt는 고다르 확실하고, Samurai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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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장 삐에르 멜빌이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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