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월간 판타스틱] 재간행 축하를 겸한 송년회 날이었다. 일전에 연락을 받았으나 날씨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가, 아스님이 근처인 댁에 놀러와도 좋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길을 나섰다.

어제 종일 집에 있어서 몰랐는데 길이 무척 험했다. 어제는 훨씬 심했겠지. 학교 복사실과 도서관에 들렀다가 홍대입구 쪽으로 갔는데, 길이 미끄럽다 보니 걷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렸다. 벌벌 떨면서 아스님 댁으로 가서 맛있는 홍차와 쿠키, 스콘, 사과 패스츄리, 요거트 슈를 열심히 먹으며 몸을 녹였다. 아스님이 신기해서 골라 보셨다는 어니언 스콘을 먹었는데, 어떤 부분이 양파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아스님의 신간도 받았다.

시간을 맞춰 택시를 타고 판타스틱 송년회장인 [클럽 타(Live club 打)]에 갔다. 새 대표님의 인사를 듣고 다들 적당히 먹고 마시다가, 8시부터 타바코 주스라는 밴드의 공연을 들었다. 공연 시작 전에 바람 쐴 겸 잠깐 나가서 커피를 한 잔 사 왔다. 홍대 앞 라이브 클럽 밴드의 공연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보았으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인 작가들과는 영 맞지 않는 선택이라 의아했는데, 대표님이 팬이란다.;; 어쨌든 이왕 청중이 되었으니 열심히 들으면서 박수를 쳤다. 그 후에는 판타스틱 구성원 분들의 소개와 경품 추첨이 있었다. 실내가 어둡고 테이블마다 흩어져 앉아 있다 보니 누가 와 있는지 잘 몰랐는데, 경품 추첨 덕분에 어떤 분들이 오셨는지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판타스틱]이 다시 나와서 기쁘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 특히 장편 연재에 무게가 실린 점도 마음에 든다. 단행본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잡지를 통해서 좋은 국내 작품들이 많이 소개된다면 좋겠다. 아스님, 상현님과 갔고, 보라님이 와 계셔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창규님, 상준님과 SF 도서관 분들도 뵈었다. 나중에 명훈님도 오셔서 전업작가로 사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을 비롯한(...)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열시 반 쯤 일어섰는데, 책이 든 종이가방을 클럽에 놓고 와서 아스님께 급히 전화해 찾아 달라고 부탁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게다가 길이 헷갈리기 쉬운 지점에서 가방 생각이 나서 급히 전화를 하는 바람에, 그 사이에 택시기사님이 길을 잘못 드셔서 집 주위를 한바퀴 크게 돌았다. 어쨌든 아스님께 폐를 끼친 덕분에 가방은 지하철 사물함에 잘 들어갔고, 나도 집에 무사히 들어왔다.  

우울한 소식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창규님과 명훈님을 뵈어서 반가웠고, 새로운 분들도 만나서 즐거웠다.

댓글 2개:

  1. 그 자리에 있었던 신인 작가 '정세랑'씨는 미연이와 저의 고등학교 동기에요-ㅅ-



    세상이 참으로 좁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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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impatia - 2010/01/21 01:38
    아, 그랬구나!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분도 아우님의 친구의 친구라고 하던데......정세랑 씨는 (좋은 뜻으로) 굉장히 풋풋한 느낌이었는데 20대 중반이라니, 조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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