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7일 일요일

2006년 9월 17일 일요일

올 여름, 내가 2차 시험을 치를 때 돌아가셨던 분당 작은할아버지 묘소에 다녀왔다. 전망 좋은 공원묘지였다. 작은할머니, 고모들, 부모님과 함께 점심으로 회전초밥을 먹고 돌아왔다.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 본 적도 없고 무언가를 간절하게 원해 본 적도 없는 사람 특유의 잔인함과 무심함이 있다. 나는 내가 이런 사람이고, 이것이 그저 지금의 내가 가진 특징임을 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라질 수 밖에 없는 나들에 대해, 잃을 수 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 꽤 자주 생각한다.

새벽 두 시 까지 숙제를 하고, 포스트-잍에 '아빠 사랑해요 ♡'라고 써서 현관 문에 붙여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아우님이 그 밑에 '미연이도요-'라고 써 놓고 나갔다.

.....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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