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4일 목요일

2006년 9월 14일 목요일 : 인터코스모스

오전에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지난 주부터 연필과 검은색 파스텔로 제임스 캐그니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세부 묘사로 들어가서 눈을 그리다 보니, 이 얼굴이 엄청나게 무서워졌다! 내가 그렸지만 도저히 쳐다 볼 수가 없을 정도라, 고개를 돌리고 선생님께 SOS를 쳤다. 보통 눈은 눈꺼풀에 동자가 잠겨드는데, 내가 그린 것처럼 '눈동자가 동그랗다'는 생각으로 원형으로 그리면 희번득거리는 눈이 되어 무서워진단다. 선생님도 진짜 무섭다고 감탄(?) 하셨다.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수정을 해야 하는데 차마 마주 볼 수가 없어서, 그냥 손으로 눈자위 전체를 문질러 지우고 새로 그려 넣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캐그니......

두시 반에 화실에서 나와, 서울영화제 프로그램 [인터코스모스 (Interkosmos, Jim Finn, USA, 2005, 74')] 를 보러 스폰지하우스에 갔다.

크레딧을 보고 : Finn씨네 가족은 대체 총 몇 명이냐?!

영화를 본 후 교보문고에 과자 사러 갔다가, 버스를 잘못 타서 엄청 고생했다. 대체 어쩌다 착각했는지 동교동 행 버스를 탔는데, 한참 가던 중에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여차저차 해서 이대역에서 지하철로 환승, 저녁 여섯 시 사십분에야 귀가했다. 집에 들어서며 "버스 잘못 타서 엄청 고생했어요!"라고 하자 어머니의 즉답.
"그래? 오랜만이었네."

댓글 2개:

  1. 으아앗! 캐그니! 다 그리면 보여주세요! >_<

    답글삭제
  2. 다 그렸답니다. 이제는 베티 데이비스! 메신저에서 뵙거든 보여드릴게요. :D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