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3일 수요일

2004년 6월 23일 수요일 : 서울대 백신고 동문회



신촌 아웃백에서 서울대 백신고 동문회를 했다. 99종우오빠, 00 형기오빠, 나, 02 지현이, 03 두현군, 04 남수, 채우, 태준, 범틀이 이렇게 아홉 명이 모였다. 두현이가 공부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연락을 돌리느라 수고했으나 04학번이 거의 오지 않아, 종우오빠께서 섭섭해 하실까봐 마음이 쓰였다. 동문회에 꼭 참석해야 한다고는 조금도 생각치 않는다. 제각기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해 살기 마련이고, 내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그 순위의 기준이 무엇이든 내 알 바 아니다. 못 오겠으면 안 오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참석 여부를 말하지 않거나 대충 갈게요 갈게요 하다가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야 갑자기 못 온다는 문자를 하나 덜렁 보내고 마는 것은 대단히 무례하고 무책임한 짓이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말해주면 서로 편하잖아. 어떤 자리든 마찬가지다.

여하튼 정신없이 먹었다. 하하. 어두워서 사진을 수동으로 찍었더니 손이 흔들려 제대로 나온 사진은 위의 샐러드 한 장 뿐이다. 종우오빠께서는 여덟 시가 다 되어서야 병원에서 급히 오셔서 계산을 하셨다. (...)



식후에는 칵테일바 X에 갔다. 나는 파인애플 선샤인이라는 무알콜 칵테일을 마셨다.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놀았다. 종우오빠의 병원생활담(?)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02 지현이는 영문학 복수전공을 생각중이란다. 이제 시험 준비를 시작한 두현군과 이야기를 좀 더 해 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닿질 않았다. 태준군은 종우오빠에게서 잔을 받으며(위 사진) 이런 술은 처음 마셔본다고 귀엽게(!) 웃었다. 과CC라는 사실이 밝혀진 범틀군은 만인ㅡ정확히는 종우오빠ㅡ의 지탄을 받았다. 공대인 채우양은 상대편 학교에서 별로 내켜하지 않는 바람에 지금까지 미팅을 못 했단다. 요새도 그런가.; 중도에서 생활하다시피하는 형기오빠는 얼마 전 중앙도서관에서 있었던 '이런 시국에 자신의 안위를 위해 공부나 하고 있는 사람들 운운' 사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머니께서 대학 다니실 때 경험담과 너무 비슷해서 조금 웃었다. 뜻이 같다고 길까지 하나는 아닐 터인데.

아웃백이 너무 시끄러워 계속 소리지르듯 말했더니 목이 좀 쉬었지만,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무척 반갑고 즐거웠다. 열시 사십분 쯤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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