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1일 금요일

2004년 6월 11일 금요일



연대동문회관에서 혜영이 고모 결혼식을 했다. 신혼여행 후 바로 미국에 자리를 잡는단다. 이제 몇 년 동안 못 뵙는다고 생각하니 무척 서운했다. 이대 후문께까지 간 김에 오늘 시험이 끝난 재영이에게 연락, 이대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방금 시험을 끝낸 탓인지 초췌한 친구를 앞에 두고 혼자 얼짱 사진 찍기 놀이를 했다. 재영이는 다음 주 토요일에 중국으로 떠난다.

결혼식을 예쁘게 하기가 참 힘든가 보다는 생각을 또 했다. 아직은 결혼이 집안끼리의 결합이다 보니 이런 저런 인사치레로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고, 사람이 많으니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어수선해지니 실제 신랑 신부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라는 의미가 바래어 버린다. 어차피 하루, 어찌 생각하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 쪽에선 밥 먹고 한 쪽에선 수군거리고 한 쪽에선 영광의 주님께 기도하고 한 쪽에선 신랑 신부에게 눈인사라도 하고 가려고 애쓰는 결혼은 영 내키지 않는다.

어쨌든 얼굴에 사랑에 빠졌다고 쓰여 있는 우리 고모는 무척 예뻤다.

댓글 2개:

  1. '혼주'가 가리키는 대상이 결혼하는 당사자들이 아니니까요. 생각이 바뀌려면 한세월 걸리지 싶은데. 뭐... 혼주 손님들이 많았던 가장 큰 예는 아버님이 LG 모 계열사 사장이시던 친구녀석 결혼할때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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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악으로 (약소하게나마 전통에) 반항해 BoA요! 신랑신부 입장곡을 인터네셔널 결혼축가 버전이라든지, 카르미나 부라나나 발키리의 말타기 따위로 해서 (일생 동안 남는) 트라우..아니, 추억을 만들었던 지기들이 있음... (개인적으로는 영화 Bilitis 주제가가 끌리는군요.. =_=;) 여담이지만 옛날 조총련 친구 결혼식 때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부르더라는... (그건 그것대로 임팩트가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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