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9일 토요일

2004년 6월 19일 토요일 : 엘리자벳 아마또 마술공연 (서울프랑스 문화축제)

승민오빠와 함께 '랑데부 드 서울' 행사 중 세종문화회관 컨벤션홀에서 하는 마술공연을 보러 갔다. 오전에 신림동에 들렀다 가느라 늦어 고생했다. 어찌나 정신없이 뛰어다녔는지 공연장에 들어가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이 되었다. 공연에는 예상대로 아이들이 많이 왔다. 조곤조곤하니 꽤 즐거웠지만 프랑스어를 하나도 몰라 공연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마술사의 말(+마술)과 관객의 반응 사이에 박자가 딱 들어맞았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텐데.

그리고 이런 공연까지 애써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라면 놀기 위해 모인 장소에서 함께 푹 빠져 즐기는 법도 자녀에게 가르쳤으면 좋겠다. 마술 공연 중에 큰 소리로 '저 종이 가짜야.'같은 말을 하는 (헛똑똑이 바람이 든) 예닐곱살 아이란 아무래도 보기에 영 좋지 않다. 그 부모나 아이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모습을 보면 나중에 아이를 낳아 키울 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는 말이다. 수지를 대안학교에 보내신다는 정직한님의 블로그를 읽은 덕분인지 요즈음은 부모됨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부모의 몫은 어디까지이고 자녀의 몫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일까.
......턱없이 이른 고민일지도 모르지만.

공연을 본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이대입구에 있는 그리스음식점 기로스에 갔다. 이대 교문 바로 오른쪽 골목에 있는 소박한 곳이다. 분위기는 애매하지만ㅡ굳이 말하자면 인도음식점 중 마하라자와 비슷한 느낌?ㅡ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도 꽤 맛있다. 2인 세트를 먹었더니 굉장히 배가 불렀다. 다음 달에 재영이가 귀국하면 같이 가자고 해야겠다.







몇 주 전에 PDA폰을 분실한 승민오빠는 새 포켓PC와 휴대폰을 샀다. 포켓PC는 가장 최신형이고 휴대폰은 흑백 16화음이다. 요새도 흑백 휴대폰이 나온다니 놀랍기 그지없다('스피드 011 010'이라고 쓰여 있는 나름대로 최신형(?)이다.)




식후에는 이대입구역에 가서 '스노우크래쉬'1권을 '코믹 SF걸작선'과 교환했다. 차를 마시러 도로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다 귀찮기도 하고 비가 점점 더 많이 오니 집에 일찍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빠이빠이했다.

댓글 3개:

  1. 저 핸드폰 정보 좀; 저 박살났어요.

    아예 해지할까 고민이기도 한데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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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테크노마트 6F A-018호 SK 신창대리점이란 곳에서 66,000원 주고 샀습니다. (원래 011 쓰다가 기기변경) 충전기도 끼워주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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