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3일 일요일

2004년 6월 13일 일요일 : 서울프랑스영화제 '타임 마스터LES MAITRES DU TEMPS'


원군님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 타임마스터를 보러 갔다. 판타스틱 플레닛을 맡았던 뫼비우스가 참여했다기에 기대가 컸다. 사람 머리를 쪼아 뇌를 파먹는 말벌이 있는 외계 행성. 말벌떼를 피하다 사고를 당한 아버지는 우주에 있는 자신의 친구와 통신이 가능한 '마이크'를 아이에게 챙겨주고 죽고 만다. 아버지의 친구 '자파'는 어린 아이로부터 소식을 듣고 원래 알데바란으로 가던 항로를 돌린다. 그러자 우주선을 얻어 타고 있던 보물 도둑 왕자는 길을 둘러 가는 것이 싫어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왕자와 함께 온 착한 공주 벨은 혼자 남은 아이에게 정을 붙이게 된다.) 자파는 아이가 홀로 남은 행성을 잘 아는 노인을 찾아가 함께 가기를 청하고, 그리하여 이 네 사람과 노인을 따라온 생각을 읽는 외계종족 슐루 둘이 아이를 찾아 출발한다.

자, 여기까지 보면 전형적인 우주 모험담이다. 음성 통신만 되는 마이크를 가진 채 혼자 외계 행성에 남은 아이와 우주를 가로질러 아이를 구하러 가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사건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타임마스터'일까? 그 이유는 마지막 장면에 가면 알게 된다. 워낙 갑작스러운데다 극적(?)이라 '헉.....아스트랄.....'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보고 나오며 원군님과 한참을 웃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죽사랑'이라는, 얼마 전에 문을 연 것 같은 죽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나는 흑임자죽, 원군님은 삼계죽. 깔끔하고 괜찮았다. 빠리바게뜨 골목, 뽐모도로 바로 옆이다. 광화문에 있으면서 일요일에도 문을 여니 앞으로도 가게 될 것 같다.


삼계죽

흑임자죽

식후에는 택시를 타고 홍대로 갔다. 원군님과 택시기사 아저씨의 대화가 너무 재미있어 뒷자리에서 낄낄 웃었다. 낯선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카페 비하인드(B-hind)에서 후식을 먹고 놀았다. 원군님은 딸기샤베트, 나는 로열밀크티.


딸기샤베트

원군님의 그림

탁자 위에 놓인 금연석 종이쪽지에도 그림을.

원군님의 즉석 네컷만화




실내 전경

벽에 다른 사람들처럼 명함을 붙여 놓고 왔다.

한참 사진도 찍고 ㅡ 즐거운 얼짱사진놀이 ㅡ 원군님의 낙서도 구경하다 한양문고에 가서 만화책을 봤다. 한참 재미있게 놀다 보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 나는 집으로 돌아오고, 원군님은 밀린 일을 하러 회사로 가셨다. 집에 와서는 만화책을 좀 보다가 감자면 짜장범벅을 먹었다. 이제 후식삼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셔야지.

댓글 3개:

  1. 비하인드는 저도 좋아하는 카페인데 왠지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비하인드는 조명이 묘하게 색달라서 다른데보다 사진도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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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앗 멋진 주말이잖아!

    상대적인 박탈감에 질투가. 흥흥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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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nyao/ 비하인드 분위기 괜찮죠.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탁자에 앉아 보고 싶은데, 사람 많은 주말에 가는 탓인지 매번 자리가 꽉 차 있어 지금껏 앉아 보지 못했답니다. :)



    승민오빠/ 훗훗훗 (-ㅅ-)v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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