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일 목요일

2003년 10월 2일 목요일 : 하제소리 제 14회 정기연주회

오늘은 미연이가 속해 있는 서울교대 국악동아리 하제소리의 정기 연주회 날이었다. 보호자 삼아 사진기를 들고 학교에 갔다.

교대에 가기 전엔 원래 용진군과 라리에또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다섯 시 쯤 되어 가 보니 '전기수리 공사로 여섯시에 엽니다'라고 쓰여 있어 식사는 하지 못하고 대신 아루에서 케익을 사서 커피집에 갔다. 제이는 소녀의 로망 카푸치노. 용진군이 20001번째 방문자라 커피를 쐈다.





용진군에게 아트펜 칼리그래프 1.5를 분양했고, 얼마 전에 마련했다는 몽블랑 146과 워터맨 찰스톤을 구경했다. 검은 펜이 몽블랑, 아래가 찰스톤. 찰스톤은 매장에서 자주 보고 손에 쥐어보기도 했으나 뚜껑을 닫은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생각 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저렇게 특이하게 생긴 펜일 줄이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져 교대로 갔다. 맛있는 쿠키와 꽃을 가져갔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마이 비러브드 아우님이었기 때문에 대금연주자가 앉는 곳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열심히 기다렸다. 아마추어 연주회는 몇 번 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떨지 몰랐는데 무척 훌륭하여 깜짝 놀랐다. 비전공자가 힘겹게 짬을 내어 연습하여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다니. 프로와 같은 세련됨은 아니지만, 아마추어의 순수한 열정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법이다. 프로그램도 잘 짜여 있었고, 교대답게 초등학생들이 민요를 부르는 코너를 넣은 것도 어울렸다. 열심히 연주하고 열심히 참여하며 학교에서 제 자리를 찾아 부쩍부쩍 자라고 있는 우리 아우님을 보니 다 키웠구나 싶어서 마음이 찡했다. 집에 와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가 애가 애보고 그런다고 어머니께 놀림받아버렸지만.;

아우는 뒷풀이에 가고, 나는 대금이며 짐을 챙겨들고 먼저 집에 와서 쉬었다. 알차고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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