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5일 토요일

2003년 10월 25일 토요일

정오에 일어나 식사를 했다. 뒹굴다 보니 심심해져 교보문고에 가서 핫트랙스 편지지를 샀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용진군에게 연락해 라리에또에서 식사를 했다.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시험 전이라고 가져간 쿠키를 나누어 먹었다. 이제 열흘 남았다더라. 시험 전에 얼굴 한 번 보고 격려해 주고 싶어 불렀는데, 수험생의 귀한 시간을 빼앗은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재밌었는걸. *blush*
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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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마음쓰지 않아도 될 일로 며칠 동안 속을 끓였다. 듣는 순간 '아, 저런 건 그냥 흘려 버리면 돼.'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정말 그러지는 못 했다. 들은 말 보다도 기분 상한 나에게 훨씬 더 화가 났다.
'쉬운 길'을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일도 그만큼 어렵겠거니 짐작해 왔다. 나도 어렵고 남도 어렵고 좀 덜 어려운 사람과 좀 더 어려운 사람이 있을 뿐이고 제각기 나름대로 버티기도 하고 못 버티기도 한다고 생각했다. 당사자가 자기 인생을 쉬운 길이라손 친다 한들, 남이 옆에서 쉽다 어렵다 할 일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쉬워 보이는 사람에게 자기 일이 쉬울 리가 없다. 본인만 빼고 다 쉽게 산다는 불평은 아무리 그럴듯한 정의감과 문제 의식으로 포장해도 결국은 값싼 자기 연민이다.
너그럽고 여유로운 사람이길 바라지만, 모욕적인 자기애에 대한 동조로 그 값을 치를 생각은 조금도 없다.

아직 어리구나.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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