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8일 목요일

2007년 10월 12일 금요일 : 연애담, 신문 연예면을 대신하여

오랜만에 집에서 저녁을 먹은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동생과 아버지가 귀가하기 전이라, 나만 이른 저녁을 들었다. 내가 안방에서 주섬주섬 신문을 찾아 와 식탁에 앉자, 앞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한 말씀 하신다.

M: 오랜만에 집에서 밥 먹는데 얼굴 보면서 얘기라도 하지, 대뜸 신문을 가져오니.

듣고 보니 과연 그러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신문을 접어 옆으로 치웠다.

M: 엄마랑 아빠랑 저쪽 XX 성당 앞에 쌀하고 떡국 튀기러 갔거든. 그런데 뻥 하니까 아빠가 엄마 뒤에 서서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가 딱 거기 맞춰서 엄마 귀를 꼭 막아 주는 거 있지. 그래서 엄마가 자기 귀를 막지 내 귀를 막으면 당신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아빠는 저번에 뻥 튀길 때 한 번 들어서 괜찮다는 거야. 재밌지?
J: 아하하, 아빠 답네요.
M: 그리고 잠시 가만히 있더니 '음......떡국 소리는 쌀보다 좀 크긴 하네.' 하시는 거 있지. 재밌지?
J: 하하, 그렇네요.
거기 사람이 엄마 아빠 보고 사이 좋은가보다고 부럽다고 하더라? 그게 부러운 건가?
J: 그럼요. 엄마 아빠 연세에 그러기 쉽지 않죠.
M: 그런데 너 오늘 저녁에 어디 나가니?
J: 아뇨? 집에 있는데요?;
M: 엄마는 아빠랑 데이트 가기로 했다~
J: .......와, 어디 가세요?
M: 영화 보러 갈 거야. ^^v

뭐야, 자랑하려고 신문 치우라고 하셨구나
밤에는 두 분이 사오신 훈제 닭고기를 셋이 앉아 먹고, 한 덩어리를 늦게 올 동생을 위해 남겨 두었다.

댓글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