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 정부 시절 프랑스령 모로코의 항구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내용은 매우 유명하니 생략. 어쨌든 참으로 로맨틱한 영화다. 엔딩을 모르고 있었던 터라, 마지막까지 새드엔딩이 아니길 전심전력으로 기원하며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엔딩의 감동도 두 배. 험프리 보가트의 대사 처리가 훌륭했다. 험프리 보가트는
영화를 본 후에는 sabbath님과 잠깐 인사를 나누었다. DVD 건도 있고 해서 차라도 한 잔 살까 했는데 일행이 있으시기에 그만두었다.
카페 뎀셀브즈에 가서 2주 만에 원고를 참새 눈물만큼 하고, 내일 제주도로 내려가는 용진군을 만났다. 커피를 마시고 쿠키와 케이크를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나중에는 결혼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여섯 시 십오 분에 일어나 나는 서울아트시네마로, 용진군은 지하철역으로 갔다. 우디 앨런의 [한나와 그의 자매들(Hannah and Her Sisters)](1986,103m)은 21일 상영분을 보려고 예매 해 둔 영화였는데, 여섯 시가 되자 나온 김에 보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매해 들어갔다. 이번에도 관객이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우디 앨런이 나오면 일단 웃고 보는 분위기여서 대체 왜 웃지 싶을 때도 있었으나, 관객이 적어서 심심한 것보다는 나았다. 특히 우디 앨런 특유의 장광설이 이어질 때는 같이 낄낄거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완소 우디 앨런!
(그렇지만 제발 음식물 반입은 하지 말자. 너무 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서 내가 규정을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싶기까지 했다.)
집에 들어오니 아홉 시쯤 되었다. [한나와 그의 자매들] 예매를 취소하고 다음 주말의 [기이한 밤(La nuit fantastique)]을 예매했다. 이제 실습일지와 개인일지를 써야지. 주말 동안 영화를 세 편 보고, 글도 쓰고, 어른인 지인들도 만났더니 좀 살아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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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7:00 하이퍼덱 나다 [피아니스트를 쏴라](트뤼포,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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