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3일 일요일

2006년 8월 13일 일요일 : 기이한 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마르셀 레르비에의 1942년 작, [기이한 밤(La nuit fantastique, 104m, B&W)]을 보았다. 얼굴도 못 본 꿈 속의 여인을 사랑하게 된 주인공 드니는, 시도 때도 없이 졸다가 아르바이트하는 꽃집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마법 대학 교수의 딸인 꿈 속 여인을 만나 단두대가 있는 교수의 집, 교수의 마술 쇼가 열린 루브르 미술관, 정신병원, 교수가 경영하는(!) 마네킹들이 있는 나이트클럽 등에 가는 모험을 한다.

몽환적인 연출 덕분에 무척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특히 교수의 집, 눈 먼 지인이 등장하는 장면, 나이트클럽에 들어가는 장면, 정신병원 옥상 장면의 빛처리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원래 8시 30분의 [까마귀]도 보려고 상영 시간 사이에 할 일을 가져갔는데, 한밤의 모험(?) 을 다룬 흑백 영화를 보고 나오니 내가 밤을 샌 것 같았다. 아직 해도 지지 않은 일곱 시인데, 어서 집에 들어가야겠다는 기분이라 그냥 귀가했다.

화요일부터는 공포영화 상영이라, 22일 상영되는 빌리 와일더의 1960년 작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를 마지막으로 나의 시네-바캉스는 끝. 하지만 하이퍼덱 나다의 브레송 전, 서울 영화제, 시네큐브 팡테옹 뒤 시네마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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