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5일 토요일

2006년 8월 5일 토요일 : 사랑은 비를 타고


멜란쟈네

피자 꾸아뜨로 포르마쥐


아우님과 홍대 앞 치뽈리나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전채로는 올리브오일에 가지를 절인 멜란자네를 골랐다. 가지라 반신반의하며 시켰는데 - 나는 가지, 버섯, 알로에, 호박 등 물컹물컹한 음식의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 뜻밖에 개운하고 상큼한 게 무척 맛있었다.

피자는 꾸아뜨로 포르마쥐. 고르곤졸라, 모짜렐라(♡), 리코타, 브리에 치즈를 얹은 깔끔한 피자다. 그리고 내가 서울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새우와 샐러리 파스타! (첫 번째는 역시 라리에또의 토마토치즈 스파게티이지.) 계란을 넣어 반죽한 면에 새우와 샐러리, 크림소스.

피자와 파스타 모두 즐겨 먹는 맛있는 메뉴였고, 새로 도전한 가지 전채도 성공이라 기뻤다. 아우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었다.

식후에는 버스를 타고 종로로 갔다. 원래는 카페 뎀셀브즈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든 후 영화를 보기로 했었는데, 저녁 시간에 둘 다 늦어 종로에 도착해 보니 카페에 들어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케이크만 두 가지 골라, 서울아트시네마 로비로 올라갔다. 서울아트시네마 내에 있는 커피집에서 커피를 시켜 케이크와 함께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이게 웬 걸, 로비에 빈 자리가 없는 게 아닌가! 서울아트시네마에 그렇게 관객이 많은 모습은 예전 안국동 시절 멜빌전 이후 처음 보았다. 그래서 로비 밖 벽 위에 베리베리스트로베리 케이크를 꺼내어 놓고, 둘이서 인사동을 내려다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나누어 마셨다. 냉방은 되지 않았지만 이미 해가 거의 저문데다 4층이라 그리 덥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스텐리 도넌 & 진 켈리, Color, 1952, 103m) 상영 시작! 스크린에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역시나, 정말 재미있었다. 사실 ([베를린 천사의 시]같이 스크린으로 보니 훨씬 강렬했던 영화와 달리) TV나 뮤지컬로 볼 때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여러 관객들과 함께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Make 'em Laugh]나 [Singin' in the Rain] 같은 유명한 넘버가 끝난 다음에는 관객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상영이 끝난 다음에도 박수를 꽤 많이들 쳤다. 극장에서 나오는데, 내 뒤로 나오던 관객이 일행에게, "정말 기분이 업 된다."고 하더라. 암, 그렇고말고. 나는 2주 전부터 [Make 'em Laugh],[Singin' in the Rain], [Good Morning] 등을 부르며 다녔었다. 아, [Beautiful Girl]도 좋아. 아우님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보아서 기뻤다.

밤에는 깼다 잠들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켰다 껐다, 찬물을 뒤집어썼다 하면서 새벽 네 시 정도까지 잠을 설쳤다. 너무 더웠다.

댓글 1개:

  1. 행복하고 즐겁고 힘 솟는 저녁이었어요.

    항상 고마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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