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7일 토요일

2010년 4월 17일 토요일 : 부부의 일상 모음

그동안 그때그때 짧게 남겼던 기록 정리.

2010년 2월 28일

남편이 차려 준 파스타를 맛있게 먹고 소파에 드러누웠다. 남편이 옆에 다가와 앉더니 다리를 주물러 주며
"제이님은 대단해." 란다.
'훗, 새삼 나에게 반했군.'하고 생각하며 "으응~뭐가요?" 하고 귀엽게 물었더니,
"눕고 눕고 또 누워 있어."


2010년 3월 1일

밤. 남편이 "후우, 오늘 안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하기 싫어요."란다. 집에서 해야 할 회사일이 있나 싶어 안쓰런 마음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할게요." 라고 했다.
"정말? 분리수거 할래요?"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건 제가 못 하는 거잖아요!"


2010년 3월 6일

치킨과 스튜를 먹고 쇼파에 앉아 괴상한 표정을 지어보다가 "아이스크림 먹을까?"라고 하자, 내 무릎을 베고 누워 있던 남편이 풉 웃는다. 나의 표정이 귀여웠구나 싶어 왜 웃냐고 물었더니,
"아니, 제이님은 정말 먹을 거 생각 많이 하는구나 싶어서."


2010년 3월 15일

"제이님 뭐해?"
"트위터."
"트위터가 좋아 내가 좋아?"
"음......동진님 하는 거 봐서."
"조건부의 호감따위 필요없엇!"
"...정말? 왜 반항하고 그래~우쮸쮸쮸"
"절대적인 호감을 원햇!"
-_- 그래서 걍 그냥 뒀더니 혼자 동영상 보면서 잘 논다.

2010년 4월 16일

샤워 해야 하는데-하고 축 늘어져 있으니 남편이 "샤워하기 싫어?"하고 묻는다.
"샤워는 하고 싶은데 일어나서 욕실까지 가기가 귀찮아."
"응,알았어."
"이럴수가!날 일으켜서 욕실까지 데려다 주지 않는 거야?"
남편이 단호히 말한다.
"안 돼. 버릇 돼."


그리고 내 "히이잉"의 "잉"이 끝나기도 전에 비척비척 일어나 나를 일으켜 준다. 그래서 샤워하고, 도로 드러누워 말했다.
"아, 탄산수 마시고 싶다. 샤워하고 탄산수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침대 옆 협탁엔 탄산수가... 몰입교육으로 생활습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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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요전에는 남편에게 "동진님, 샤워하고 치카치카 안 해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러자 남편이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제이님, 제가 씻는다고 제이님이 씻은 걸로 되지는 않아요. 안타깝지만 아직 그런 시대는 오지 않았어요."



댓글 3개:

  1. 트위터에서 볼 때도 놀랬지만, 모아서 읽으니 새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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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모아서 읽으니 임팩트가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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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거의 좌백-진산 님께 도전하시는 분위기... OTL



    올 때마다 커플의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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