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2일 월요일

2010년 2월 21일 일요일

낮에 보영과 아우님을 초대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후식으로 대접하려고 크림치즈 파이를 미리 장만해 두었는데, 다들 맛있게 먹어서 기뻤다.

저녁은 승민오빠, 아우님과 [야오 램(Yao Lamb)]이라는 양고기 전문점에서 먹었다. 깔끔하고 친절하고 맛있는 곳이었다. 승민오빠에게서 생일선물로 다스베이더 레고 시계를 선물 받았다. 실로 오덕스런 아이템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외식을 했더니 사진 정리가 귀찮다.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자려던 참에 군에 있는 동기 B군으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새벽 두 시였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별 일 아니라 나중에 제대하면 너 나한테 (아마 취해서) 그런 전화도 했었노라고 웃으면서 말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슬프고 불안하다. 나는 제대로 답한 것일까. "어떻게 하지?"하고 허둥거리는 대신, "그런 건 우편으로 못 보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야?"하고 되묻는 대신, "맛있는 밥 사주고 얘기 들어줄 수는 있지."하고 솔직하게 답하는 대신 알겠다고, 신선한 피든 뭐든 보내겠다고, 버티고 있다가 올라오기만 하면 (뭔지 몰라도) 다 해결해 주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편이 나았을까. 곁에 있는 사람에게조차도, 나는 이렇게 무력하다. 제발, 오늘의 전화 한 통을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나는 도저히 여기에서 더 버틸 수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고 있다'는 B군의 제대는 아직 20개월이나 남았다. 나는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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