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5일 월요일

2010년 2월 14일 일요일 : 천장전대 고세이져 제1화



2010년 수퍼전대, [천장전대 고세이져(天装戦隊 ゴセイジヤー)]가 일요일에 드디어 시작되었다. 첫화의 제목은 [Epic 1. 천장전대 강림] 이었다.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도 아이캣치 장면까지 겨우 보고 나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1. 배우들의 연기력이 형편없다.

이는 [신켄쟈] 초기에도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고, 특촬물이 대체로 신인 배우를 기용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켄쟈에는 히코마 영감과 같은 경험이 풍부한 배우들이 함께 출연했고, 신켄블루(이케나미 류노스케)역을 맡았던 아이바 히로키 등 멤버들도 어느 정도 연기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제일 경험이 없었던 신켄 레드(시바 타케루) 역의 마츠자카 토오리는 역할 자체가 '딱딱하게 말하는 주군'이라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봐 줄 만 했다.

그런데 [고세이쟈]는 보는 사람이 부끄러워질 정도이다. 고세이레드는 심지어 소속사에 들어간지도 몇 달 안 된 초짜로, [고세이쟈] 리허설이 처음 나가 본 자리였다고 한다. [가면라이더 디케이드], [사무라이전대 신켄쟈]처럼 중장년 배우와 함께하면 연기가 좀 자연스러워질텐데, 제1화에 등장하는 주요 조연은 대사 줄줄 읽기에 있어서 주인공들에 비해 하나도 나을 바가 없는 초딩(유딩?)꼬꼬마다. 설마 앞으로도 중장년 서브캐릭터 없이 죽 가는 걸까? 사실 이 부분은 딱히 배우들의 문제라기보다는, 연기를 커버해 줄 만한 설정이나 조연이 없는 구성상의 문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2. 식상한 무기, 식상한 수트

그나마 호의적으로 봐서 '전대의 정도'라고 평하는 글도 봤지만, 그냥 식상할 뿐이다. 쇼와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나오는 모든 것이 이렇게까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일 수 있담.
자그마치 120장 이상의 변신 카드에 대응하는 무기 또한 판매 포인트가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보여서 재미 없다.

3. 평범한 설정과 심심한 액션
 
기본적으로 카드변신 전대는 액션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카드를 한 번 바꿔 쓸 때마다 카드 클로즈업/설명이 필요한데, 멤버가 5인 이상이기 때문에 여기에 시간이 꽤 소모된다) 어지간히 잘 만들지 않으면 싸움이 축 늘어진다. 그런데 별로 잘 만들지도 않았다. 액션 장면들을 정말 안이하게 찍은 느낌이다. 창작자라면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제대로 상상력을 발휘해 보란 말이닷!


 [신켄져]의 설정이나 액션이 너무나 훌륭했다 보니 후속작이라 깎이는 점수도 있겠지만, 1999년 [구급전대 고고파이브]이후 지난 10년 동안의 전대물을 죽 되짚어 보아도 역시 실망스런 제1화였다. 정~말로 기대치를 낮게 잡고 보기 시작했는데도 이렇다니, 특촬덕은 그저 슬퍼서 눈물이.......

그저 골든위크 개봉설이 돌고 있는 [가면라이더 덴오] 신작 영화나 기다려야겠다.


[고세이져]에서 가장 나은 부분은 엔딩곡. 오프닝도 나쁘지 않은데, 본편 자체에 너무 실망해서 오프닝이 좋다는 생각이 안 든다.


훌륭한 엔딩곡을 듣고 있자니 지금까지 본 수백편의 특촬물이 떠오르며 올해의 내 신세에 눙물이....ㅠㅠ

덤으로 내가 지금까지 본 특촬 엔딩 중에 가장 좋아하는 [특수전대 데카렌져]. 본편도 잘 만든 좋은 전대였지만, 특히 힘을 준 엔딩이 정말 좋았다. 스킵하지 않고 늘 끝까지 보았다. 이걸 보면 [고세이져]의 캐릭터 설정이 얼마나 안이한지도 느낄 수 있다.

데카렌쟈 엔딩(자막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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