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앨범 사진촬영을 했다. 흐리다기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후가 되니 햇빛이 쨍쨍했다. 다행이었다. 01학번 중에서는 자은이, 은영이, 현민이, 경훈이가 이번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다른 동기들도 많이 놀러왔다. 삼사 년 만에 다시 만난 98학번, 99학번 선배들도 제법 많아, 오랜만에 과 사람들을 실컷 만났다. 학부생으로 입학해, 내가 휴학하던 사이에 전공을 선택하고 들어왔다는 02학번 후배들도 여럿 있었는데, 대부분 얼굴도 모르겠더라.
실 촬영은 몇 시간 걸리지 않았는데, 은근히 더운 날씨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다 보니 쉬 지쳤다. 동기들과 학생회관 매점에서 음료수와 빵을 먹으며 잠깐 숨을 돌렸다. 나 역시 타과 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사회학과 대학원 입학을 준비중이라는 현민이의 이야기가 특히 참고가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단다.) 졸업사진은 [아직 학사과정이 몇 학기 남았지만] 더 미루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에 올해 찍었는데, 재미있었고, 할 일을 하나 끝낸 것 같아 후련하기도 했다.
다섯 시 반 쯤 귀가해 잠시 쉬었다가, KBS에 'TV 책을 말하다' 방청을 하러 갔다. KBS홀이 보여서 벨을 눌렀는데, 버스는 한참 더 가서 국회의사당 앞에 가서야 섰다. 방송국을 걸어서 찾느라 꽤 고생했다. 저녁 일곱 시 반의 여의도는 놀랄 만큼 황량하고 컴컴했다. 동진님과 상훈님이야 오시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 f님과 s님도 뵈어 무척 반가웠다. 들어가는 길에, 난데없이 질문자로 간택(?)되어 녹화하는 내내 질문 거리를 생각해야 했다. 그 덕분에 실제 녹화 내용이 어땠는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옆 자리에 올슨 스콧 카드를 좋아한다는 여자분이 앉으셨는데,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재밌었겠다. endecorb님과도 인사 나눌 기회가 있었다.
방청 기념 선물로 '스타쉽 트루퍼스'와 '뉴로맨서'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상훈님과 함께 동진님의 차를 타고 왔다. 본인도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셨으면서, "아이스 카페 라떼에에에에~커피 마시고 싶어라아. 목말라요오오."라고 외치는 나와, "아~배고파. 한 끼도 못 먹었네. 배고파라."를 연발하시는 상훈님을 태워다 주기까지 하시느라 고생하셨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