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8일 일요일

2005년 5월 8일 일요일 : 어버이날



어버이날이었다. 예쁜 생화로 장식된 어버이날 특선 고구마 케익. 어제 저녁에는 다들 피곤했던 터라, 이번에는 자정이 아니라 오전에 파티를 했다. 손 꼭 잡고 부를 노래 없나 고민하다가, 그냥 케익을 먹었다.;



잠시 후, 아우님의 학생군네 집에서 선물로 아이스크림 케익을 갖다 주었다. 스승의 날은 다음주이지만 기념일이라 보내 준 모양이다. 선물을 받은 당사자인 아우님이 이미 외출한 뒤라, 사진만 찍고 먹어보진 못하고 나도 신림동으로 갔다. 그런데 열 시 반 쯤에 집에 오니 케익이 그대로 있었다. 뜻밖에 케익 2번이 생겼으니 자정 파티를 하기로 하고 기다렸단다. 어머니께서 전하신 바에 따르면,

어머니: (전략) 자정에 파티할건데 당신은 자야겠죠? (참고: 아버지께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이시다.)
아버지: (강력 부인하시며) 아냐. 깨워!

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귀가해서 문을 빼꼼 열고 '아빠, 다녀왔습니다.' 라고 하자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신 아버지,

"자, 이제 파티하자!"
나머지 3: "아직 자정 아닌데......:
"괜찮아! 지금 하면 돼!"

그래서 또 두런두런 둘러앉았다.

어머니: (전략) 정말 당신 노래 할 거 없어요? 이 초 꺼질 때 까진 기다릴 수 있는데.
아버지: 없다니까. 밤에 무슨 노래-
아우: 우리 아빠 노래 잘 하시는데.
나: 맞아, 맞아. 우리집에서 제일 잘 하시잖아.
아버지: 없대두. (뻘뻘)
어머니: (나와 아우님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럼 너희 둘이 뭐 노래 할 거 없니?
나: ......자, 아빠, 얼른 촛불 끄죠!

아침에 깜박했던 '氣~!'도 했다. 케익의 속은 아주 진한 초코아이스크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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