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19일 목요일

2005년 5월 19일 : 고시생 잡담

1. 내가 다니는 독서실에는 총무님이 [시간대 별로] 서너분쯤 근무하신다. 이 중 총무님 A와 B(임의호칭)는 일 년 이상 계셨고, 얼마 전 C님과 D님이 새로 들어오셨다. 그런데 지난 달 즈음부터, 독서실 공고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 해서 꼭 다른 일에도 엄숙하란 법은 없지만 책장 넘기는 소리만 시끄러워도 '포스트잇(주1)'이 붙는 고시 독서실인만큼, 독서실의 공지사항도 [비유하자면] 고시나 공고 형식으로 붙는 경우가 많았다.

예) 폰트는 굴림체
독서실원 준수사항
1. 핸드폰은 반드시 무음이나 램프로 하거나 전원을 꺼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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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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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시 퇴실조치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총무실 앞 코르크판에 이런 공고가 붙었다.
아자!아자! 화이팅!
민법 개정 사항
'
'
(중략: 개정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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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연*^^*총무 올림

......누, 누구시죠?

이 공고 이후로, 독서실 곳곳에 둥글둥글한 폰트로 인쇄해 형광펜으로 포인트를 준 공고가 붙기 시작했다.

예1)
냉장고에서 비타 500 한 통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으니 슬퍼요.

라든가

예2)
우산을 정리할 예정이오니 18일까지 가져가 주시길 바라옵니다.
-귀연 *^^* 총무 올림

예3)
옆 건물에서 옥상으로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투척된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우리 독서실원이 아닐거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후략)

심지어 택배 수령 공지마저
예4)
X층 번 XXX님 택배가 도착했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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