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4일 일요일

2004년 10월 24일 일요일

정동극장 근처에 있는 브라질리언(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국적불명) 뷔페 이빠네마에서 지구정복비밀결사 모임을 했다. 아스님, 나는그네님, 동진님, 라슈펠님, 동현님 + 나 이렇게 여섯 명이 모였다. 지구정복 영도자 야롤님이 불참하셨기 때문인지 참석 인원이 예정보다 줄어, 예약한 룸에서 밖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이빠네마의 음식에 대해서는 '한 번은 가 볼 만 하다'란 동진님 의견에 동의. 뷔페식이다 보니 사진 찍을 것이 별로 없었다.

책을 빌리고, 받고, 바베큐를 먹은 다음 막 식당을 나서려는 차에 푸른날개님께서 딱 맞춰 들어오셨다. 컨벤션 때 뵌 것이 마지막이니 거의 삼 년 만인 셈이다. 정장 차림이셔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결혼식장에 들렀다 오시는 길이셨다고 한다. 일곱 명이 펠님과 동진님의 차에 나누어 타고 부암동의 클럽 에스프레소로 갔다. 일요일 저녁인데 웬일로 몹시 붐벼,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바깥 자리 제일 구석 테이블에 보조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았다. 집에서 마련해 간 쿠키를 풀어 커피(+ 레몬차 + 아이스 코코아)와 함께 먹었다. 배 부른 바베큐를 먹은 직후라 남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모두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행복했다.


(괴담 분위기에 걸맞는 사진)

따로 조명이 없는 어두컴컴한 자리다 보니 자연스레 괴담 분위기 형성. 야롤님이 사람은 착하다는 둥(괴담......인가) 초능력자나 최면술사는 있어 주는 편이 재밌지 않겠느냐는 둥, 포커부터 외계인까지 온갖 인간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놀았다. 따뜻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야외인데도 추운 줄 모르겠더라. 사실 '지구정복비밀결사'란 일기를 쓰면서 적당히 갖다 붙인 명칭일 뿐이었는데, 한 번 두 번 쓰다 보니 어느새 실체화해 버렸다. 아스님 말씀처럼 이름이 있으면 실체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일까. 심지어 지정사란 약칭까지 있다.;

일 주일 내내 손꼽아 기다린 보람이 있는, 즐거운 모임이었다.

댓글 10개:

  1. 예로부터 이름이란 중요한 것이었죠. ...아니 뭐 근거있는 이야기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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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맥스포스의 힘으로 해탈한 바퀴벌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쓰레기 잘 먹었어요'

    아무튼 야롤 님이 사람은 착하다니까요.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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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라슈펠님/ 그렇죠. 처음에 좀 거창한 이름으로 정할 걸 싶기도 하네요. 하하.

    나는그네님/ 껍데기...껍데기...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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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JWB 오늘 발족.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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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askalai, j=jay. WB...it sure ain't Warner Br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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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닛. 저곳이 아직도 문을 안닫았...(쿨럭) 갈때마다 문닫았길래(백년전에) 없어진줄 알았건만. 괴담분위기의 장소-_-로 다시 태어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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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하하, 카페 에스프레소 영업 시간이 좀 종잡을 수 없죠. ^^; 괴담에 어울린달까나요.(......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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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지정사 멤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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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게 알려지면 비밀결사가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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