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7일 토요일

2003년 12월 27일 토요일

승혜고모 결혼식에 갔다. 교회 결혼식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생각해 보니 교회에 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도 있었다. 불러 보려고 했으나 그것도 하던 사람이 한다고, 어려웠다.

주례 없는 결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깔끔한 집안 잔치가 어렵다면 차라리 정말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고 특별한 이벤트로 만들고 싶다.
한 번 뒤돌아 설 때마다 옆에서 다듬어 줘야 하는 치렁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주례와 카메라멘을 마주보고 뻣뻣하게 서서 덕담(-_-)을 들은 뒤, 밥 먹으러 가는 하객들 뒤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승혜고모는 예뻤고, 처음 본 신랑도 견실하고 좋은 사람 같아 좋았고, 몇 년 만에 뵙고 인사 나눈 수많은 친지분들도 무척 반가웠다. 행복한 자리가 주는 풍성한 즐거움도 한껏 느꼈다. 그러니까, 윗 글은 고모 결혼식과 상관없는 그냥 내 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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